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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452

이청준 장편소설 『자유의 문』 이청준 장편소설 『자유의 문』 이청준(李淸俊. 1939∼2008)의 장편소설로 1989년 발표되었다. 「자유의 문」은 추리소설적인 구성에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와 함께 소설의 독서를 통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이 소설 속에서 저자는 액자소설의 양식을 통해 부도덕하고 타락한 세계의 실상을 비춰줌과 동시에, 이러한 세계에 대한 구원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은 이질적인 두 공간을 구별짓는 경계이자 두 공간을 이어주는 통로의 구실을 한다. 이 문을 경계로 세상은 세속과 초월의 공간, 절망의 순간과 영원의 시간대로 나뉜다. 「자유의 문」은 이 경계를 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인물들은 대부분 이 경계의 문턱에.. 2023. 11. 22.
허준 단편소설 『습작실에서』 허준 단편소설 『습작실에서』 월북 작가 허준((許俊. 1910∼?)의 단편소설로 1946년 [문장]지에 발표되었다. 허준의 소설이 지니고 있는 세계는 허무주의적 색채가 농도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은 그의 등단 작품 에서부터 허무 의식이 깔린 자의식의 세계를 보여주는 데서 비롯된다. 『습작실에서』의 연작 형태의 소설에서도 허무 의식과 고독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라는 고독한 자아의 내면심리를 그려낸 『습작실에서』는 주인공이 벽지의 어느 산골 병원에 있는 T형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형적인 고백의 문학이다. 특별한 사건 전개가 없는 이 작품의 주제는 결국 ‘나’의 고독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생활에 대한 거리 두기를 고독과 동일선상에 놓고 즐기고 있다. 그에게 있어 고독이란 ‘무.. 2023. 11. 21.
김동리 단편소설 『바위』 김동리 단편소설 『바위』 김동리(金東里. 1913∼1995)의 단편소설로 1936년 [신동아]지 5월호에 발표되었다. 그의 작품 중 초기작에 속하며 처음 발표된 뒤 두 차례의 개작을 거쳤다. 그의 문학은 오랜 기간 동안 보여준 한국적 주제의 강렬함과 향토적 미학의 색채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고 있다. 그의 문학 세계는 보통 한 작가에 대해 말할 때 거론하는 소재의 특이성과 강렬한 주제 의식, 작가 정신의 변모 등을 통해서 보더라도 중요한 문제들을 제시해 왔다. 일반적으로 그의 문학 세계는 크게 샤머니즘의 세계, 향토적인 토속의 미, 종교적 주제, 그의 일련의 작품 등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작가는 ‘허무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는 허무를 온 인류가 짊어지고 있는 공통된 운명이라고 인식하고.. 2023. 11. 15.
한수산 단편소설 『대설부(大雪賦)』 한수산 단편소설 『대설부(大雪賦)』  한수산(韓水山.1946~)의 단편소설로 1978년 발간된 소설집 「4월의 끝」[민음사]에 게재된 작품이다. <span style="color: #00008.. 2023. 11. 14.
이호철 단편소설 『판문점』 이호철 단편소설 『판문점』 이호철(李浩哲. 1932∼2016)이 1961년 발표한 작품으로, 작가의 초기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제7회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작이다. 이호철 작품의 바탕에는 분단과 실향이라는 민족적, 개인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고향이 원산이고, 6ㆍ25 전쟁 때 혼자 월남하여 살아온 그의 인생 역정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이호철은 분단과 실향이라는 의식이 바탕에 깔린 채 당대 현실에 비판적인 작품을 주로 썼는데, 직접 독재 체제에 대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현실 참여의 선두에 섰던 문인이기도 하다. 단편소설 『판문점』도 분단으로 비롯된 우리 민족의 현실을 어느 기자의 판문점 취재기를 통해 함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작품에서 남쪽의 기자인 진수와 북쪽 여기자의 신랄한 .. 2023. 11. 8.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조정래(趙廷來. 1943∼)의 대하장편소설로 1990년 [한국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4년 8개월 만에 집필을 끝내고 1995년 완간되었다. 2007년 100쇄를 돌파하고(1권 기준) 410만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1995년 전 12권 완간했다. 『아리랑』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땅을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는 자의 대립ㆍ충돌을 이야기 구성과 사건 전개의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여기서 ‘땅’은 일차적으로 농민들의 생활 수단인 ‘농토’를 가리키며, 나아가서는 ‘국토’ 전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대하장편소설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초들과 독립투사들 그리고 친일한 사람들의 내용을 다루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는데 .. 2023. 11. 7.
이병주 단편소설 『쥘부채』 이병주 단편소설 『쥘부채』 언론인·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단편소설로 1969년 월간 [세대]에 발표되었다. 이병주가 지닌 작가적 상상력과 감수성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민족의 비극이었던 6ㆍ25 전쟁과 분단의 아픔과 사회적 상황이 한 쌍 연인의 삶을 통해 애잔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비상조치법 위반으로 형무소에 갇힌 두 남녀의 사랑, 부조리한 시대의 아픔, 당시 젊은이들의 고뇌와 방황 등이 '쥘부채'라는 작은 소품을 통해 한데 어우러진다. 단편소설 『쥘부채』의 중심 이야기는 프랑스 희곡 읽기 스터디그룹에 참여한 유 선생, 주인공 동식, A, B, C 등의 학우가 여러 차례 빚어내는 대화와 토론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사이에는 설악산 등반 조난사고, 죽음의 방법, 공산당.. 2023. 11. 6.
이청준 중편소설 『매잡이』 이청준 중편소설 『매잡이』 이청준(李淸俊. 1939∼2008)의 중편소설로 1968년 [신동아]지에 발표되었다. 이청준의 다른 소설 과 같이 이 소설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옛 것을 지켜나가는 장인 정신을 다룬 작품이다. 세상은 쉬지 않고 변한다. 시류에 따라 변한다. 가장 소중했던 옛것은 버리고, 눈앞의 일에만 열중한다. 그러기에 옛것을 지키려는 노력은 비현실적인 꿈이 되고 만다. 이 작품은 매잡이 사냥을 하던 곽 서방이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그것을 그대로 지키려는 처절한 삶의 모습을 산골짜기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중 화자인 '나'가 친구 민태준의 수기를 서두에 내놓고 매잡이 곽 서방을 찾아가 그의 삶의 자세를 그려낸 1 인칭 시점의 액자 소설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난봄.. 2023. 11. 1.
이병주 단편소설 『매화나무의 인과(因果)』 이병주 단편소설 『매화나무의 인과(因果)』 언론인·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단편소설로 1966년 [신동아]에 발표되었다. 이후 작가는 이 작품을 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단편집에 게재했는데, 2010년 [한길사]에서 출간한 단편집 에는 『매화나무의 인과(因果)』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어 있다. 소설가 이병주는 44세의 나이로 뒤늦게 문단에 나왔지만 이후 1백 권이 넘는 책을 펴낸 한국문단의 가장 정력적인 ‘직업작가’로 손꼽혀 왔다. 이병주는 엄청난 분량의 작품을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변화하는 인간성을 묘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구사했다. 특히 그는 짙은 농도의 화려한 문체로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다양한 체험을 녹여냄으로써 일반대중은 물론 지식인들 사이에서.. 2023. 10. 30.
이병주 단편소설 『변명(辨明)』 이병주 단편소설 『변명(辨明)』  언론인·소설가 나림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단편소설로 1972년 [문학사상] 12월호에 발표되었다. 전통적인 소설 형식과는 달리 문명비판적인 필치로 쓰였으며, 역사가 인과관계의 섭리를 떠나서 운행되는 부조리성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우리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역사의 부산물로서 형성된 인격형(人格型)과 이런 인격형을 고발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의식 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단편소설 『변명』은 일제강점기에 학도병으로 강제 징병되었던 주인공이 항독운동을 하다 생을 마감한 프랑스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의 사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된다. 역사는 변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블로크의 사관이라면 역사는 변명될 수 없다는 것이 주인공의 결.. 2023. 10. 24.
함대훈 장편소설 『순정해협(純情海峽)』 함대훈 장편소설 『순정해협(純情海峽)』 함대훈(咸大勳, 1906-1949)의 장편소설로 1937년 [조광]에 연재했다. 함대훈은 1931년부터 러시아의 체호프, 고골리 등의 작품을 번역 소개하고 러시아 문단 상황을 소개한 작가다. 특히 1933년에는 해외문학파에 대한 프롤레타리아문학 측의 비난에 답변하기 위한 이라는 평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외국문학의 필요성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부족했기 때문에 만족할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여기서 그는 프로문학측의 비난이 해외문학파의 업적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데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이러한 비난이 근거 없음을 논박했다. 이후 함대훈은 자신의 전공인 러시아 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체홉, 고골리 등의 작품을 번역 소개하고, 러시아 문단의 상황을 논하는 ,.. 2023. 10. 23.
이태준 단편소설 『촌뜨기』 이태준 단편소설 『촌뜨기』 월북작가 이태준(李泰俊.1904∼?)의 단편소설로 1934년 3월 「농민순보」에 발표되었다. ‘촌뜨기’란 제목 그대로 시골 산마을에 사는 작중 주인공 장군이의 모습을 그린 단편소설이다. 이태준은 초기작품 에는 신출기자의 취재에 의하여, 3ㆍ1운동 당시 대동단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망명한 애국지사의 딸이 생계가 어려워 창녀가 되었고, 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지사의 아내가 자결한다는 내용이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비극적 사태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당시대의 세속적인 삶의 궤도는 잘도 돌아간다는 반어적 인식이 제기했다. 이러한 민족의식의 주제는 상당히 많은 편수에 이르고, 장편소설 (1946)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한편, 소외된 인물들의 현실적 고난과.. 2023.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