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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학상17

하성란 단편소설 『곰팡이꽃』 하성란 단편소설 『곰팡이꽃』 하성란(河成蘭, 1967~)의 단편소설로 계간지 [문학동네] 1998년 여름호에 발표되었으며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을 수상작이다. 하성란의 소설은 자본주의에 소외되어가는 현대인의 심리, 무력함이 파편화된 인물들을 그리는데,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아 생기는 고독한 내면을 아주 정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작가는 현대인의 고독함을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믿음이나 소통을 욕망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곰팡이 꽃』은 쓰레기봉투 속에 진실이 있다고 믿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타인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남자를 통해 현대인에게 만연한 소외와 고독의 문제와 소통에의 욕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곰팡이꽃」은 아파트 .. 2024. 3. 8.
손창섭 단편소설 『사연기(死緣記)』 손창섭 단편소설 『사연기(死緣記)』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단편소설로 1952년 [문예]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손창섭 사후 출간된 여러 출판사의 '손창섭 단편집'에서 「사선기(死線記)」라는 제명으로도 출판되어 있다. 작가가 사망했으므로 제명 「사연기(死緣記)」가 맞는지 또는 「사선기(死線記)」가 맞는지는 알 수 없다. 가장 최근 출판된 2005년판 [민음사] 손창섭 단편소설집 「잉여인간」에는 「사선기(死線記)」로, 2005년 [문학과 지성사] 단편소설집 「비 오는 날」에는 「사연기(死緣記)」로, 1995년 [동아출판사] 단편소설집 「잉여인간」에도 「사연기(死緣記)」로 각각 표기되어 있다. 이는 '연(緣)'자와 '선(線)'자의 유사한 생김새 때문에 빚어진 혼선으로 판단된다. 이 포스팅에서.. 2023. 12. 11.
이호철 단편소설 『닳아지는 살들』 이호철 단편소설 『닳아지는 살들』 이호철(李浩哲.1932∼2016)의 단편소설로 1962년 [사상계]에 발표되었다. 1962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소설은 5월의 어느 날 밤 12시까지 어느 가정의 사건을 다루면서 분단의 모순적 상황을 암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퇴역한 은행 중역으로 거의 백치가 된 아버지, 시아버지와는 다른 성격으로 백치가 되어 있는 며느리, 아내와의 애정이 동결된 채 노상 2층에 칩거하는 아들로 구성되는 그 가정은, 희망도 의욕도 잃은 채 응접실에 모여앉아 막연히 누구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밤 12시에 온다는 맏딸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그들의 귀에는 ‘꽝당, 꽝당’하는 불길한 쇠붙이 소리만 들릴 뿐이다. 작품 속의 ‘꽝당 꽝당’하고 울리는 쇠붙이 소리를 두고 그것을 전달하는 .. 2023. 6. 5.
송병수 단편소설 『잔해(殘骸)』 송병수 단편소설 『잔해(殘骸)』 송병수(宋炳洙, 1932~2009)의 단편소설로 [현대문학] 1964년 9월호에 발표되었다. 공군 조종사의 추락을 소재로 한 소설로 제9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삼천피트의 고도, 김진호 중위는 지상으로 급강하하고 있었다’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전쟁터에서 일어난 상황을 빌어 인간 존재의 내면을 성찰한 상황소설이다. 간결한 문장, 박진감 넘치는 사건 진행을 표현한 이 소설은 전쟁소설 또는 전투소설의 모범이 된다. 행동주의 문학과 실존주의 문학을 결합한 이 소설의 분위기는 언뜻 생텍쥐페리의 을 떠올리게 한다. 송병수는 1932년 경기도 개풍 출생으로 한양대학교를 졸업하였다. 1957년 [문학예술]에 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주로 전쟁이 빚어낸 상처를 소재로 전후의 사회상.. 2023. 5. 29.
손창섭 단편소설 『미해결의 장』 손창섭 단편소설 『미해결의 장』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단편소설로 1955년 6월 [현대문학]에 발표되었고, ‘군소리의 의미’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미해결의 장」은 한국전쟁 이후 절대적인 궁핍과 과대망상에 빠진 병적 인간들의 이야기다. 절망적인 삶이 지속하는 결말을 통해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손창섭 소설의 기본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일기체의 형식으로, 일인칭 화자 지상과 미국 유학병을 앓는 그의 가족, 모임 ‘진성회’의 일원인 문 선생과 장 선생, 창녀 광순 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작가의 초기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왜곡되고 무능한 인간 군상을 통해, 1950년대 한국의 전후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다. 손창섭은 김성한, 장용학 등과 함께 1950년대의 우리 문학계를.. 2019. 1. 5.
이문열 단편소설 『금시조(金翅鳥)』 이문열 단편소설 『금시조(金翅鳥)』 이문열(李文烈.1948~)의 단편소설로 제15회 [동인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현대문학] 1981년 12월호에 발표되었다. 이황의 학통을 이어받은 영남 명유의 후예 석담과 그의 제자 고죽 사이의 애증과 갈등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이문열이 쓴 '예술가 소설' 계열에 속하는 작품 중에 대표작에 속한다. 이문열은 그의 초기 소설을 통하여 그의 예술 혹은 문학관을 피력하고 있다. 이 소설은 서예에 천부적 소질을 타고난 고죽과 그의 스승 석담이 서로 다른 예술관 때문에 겪어야 하는 갈등을 그리고 있다. 스승 석담은 글씨는 도와 마음을 닦은 후에야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제자 고죽은 생계조차 제대로 꾸려나가지 못하면서 도.. 2018. 1. 6.
최인훈 단편소설 『웃음소리』 최인훈 단편소설 『웃음소리』 최인훈(崔仁勳.1936∼2018)의 단편소설로 1966년 [신동아]에 발표되었고 그해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최인훈은 나름대로의 실험 정신이 강한 작가로 외면적인 사건보다는 외면적 사건의 동기로서 내면세계에 더 큰 관심을 가진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소설 속 사건은 내면적 심리의 결과이면서 한 인간의 내면적 변모 과정을 보여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얼핏 보기에도 ‘의식의 흐름’ 수법을 닮은 데가 있는 소설 기법을 통하여 인간성 해체와 새로운 탄생을 형상화해 내고 있다. 소설 속 현실은 거의 언제나 개인에게 있어 문제적 현실(개립과 극복이라는 과제가 주어지는 현실)이다. 문제적 현실은 개인에게 갈등의 소지를 제공하는데, 그 갈등은 어려운 선택 문제와 직결된다. 선택과.. 2016. 11. 8.
이혜경 단편소설 『틈새』 이혜경 단편소설 『틈새』 이혜경(1960~ )의 단편소설로 2006년 37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2006년 발간된 소설집 의 표제작이기도 하다. 작가는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 그런 순간은 어떻게 찾아오고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그려보고 싶어 '틈새'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틈새」에서는 가전제품 애프터써비스 기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의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영석은 육사를 나와 승승장구하다가 큰빚을 지고 소도시인 고향으로 돌아와 우주슈퍼를 차린다. 살림을 하던 아내 재희가 어느날 갑자기 단란주점을 차리고, 급기야 이혼 선언을 한다. 아내의 이혼 요구로 괴로워하던 주인공은 성공가도를 달리던 영석이 기수련을 표방한 사이비종교단체에 재산을 털린 사연을 듣고, 안.. 2016. 8. 16.
전광용 단편소설 『꺼삐딴 리』 전광용 단편소설 『꺼삐딴 리』 전광용(全光鏞.1919~1988)의 단편소설로 1962년 7월 [사상계]에 발표되었고, 그해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8ㆍ15 직후부터 줄곧 머리 속에 감돌던 소재가 십수 년 만에 가닥이 잡혀 완성된 것’으로, 작중 인물에 대한 모델 실재설이 분분했던 작품이다. 의사인 주인공 이인국 박사는 일제하에서는 친일파였다가 해방 후에는 친소파로 돌변하여 영화를 누린다. 이북에 있던 그는 러시아어를 배워 소련군 장교를 치료, 환심을 산다. 1ㆍ4 후퇴시 월남해서는 친미파로 돌변하여 영어를 구사하며 시류에 편승하는 인간이 된다. 이인국 박사는 카멜레온(Chameleon)적 인물의 전형으로 묘사되어 있다. ‘꺼삐딴’은 영어의 '캡틴(captain)'에 .. 2016. 6. 14.
김영하 장편소설 『검은 꽃』 김영하 장편소설 『검은 꽃』 김영하(金英夏, 1969~ )의 장편소설로 2004년 발간되었다. 그해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검은 꽃'은 용설란으로도 불리는 멕시코 사막에서 자라는 '에네켄'이라는 선인장 류의 식물을 의미한다. 밧줄이나 포대 등의 원료로 쓰인다.이 작품 『검은 꽃』은 1905년 멕시코로 떠난 한국인들의 이민사를 그려낸 장편소설로 "가장 약한 나라의 가장 힘없는 사람들의 인생 경영을 강렬하게 그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안고 멕시코행 기선에 승선한 1,033명 중 소설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열 한 명의 한국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외려 희망에의 배반이었다. 에네켄농장1의 채무노예가 된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멕시코 전역을 떠도는 신세로 전락.. 2016. 2. 13.
송병수 단편소설 『쑈리 킴』 송병수 단편소설 『쑈리 킴』 송병수(宋炳洙, 1932 ~ 2009)의 단편소설로 1957년 [문학예술]에 발표되었다. 송병수는 6ㆍ25전쟁의 폐허의 양상과 그 의미를 추구하고, 전후의 세태를 다룬 일련의 작품을 정력적으로 발표하여, 독자적인 작가적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전쟁을 체험하고 그 아픔을 생생히 그려 보인 1950년대 전후 세대의 가장 정직한 대변자로 보인다. 이 작품은 미군 부대 주변에 사는 전쟁 고아들의 생활을 통해, 환경으로 인한 심성의 파괴와 함께 한 줄기 인간애를 보여 주고 있다. 제목은 키 작은(shorty) 김'의 영어 발음이다. 송병수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창작 전반기에는 주로 한국전쟁이 우리 사회에 남긴 피해가 어떤 것인지, 전쟁의 잔혹성이 어떻게 인간의.. 2015. 4. 2.
박완서 단편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 박완서 단편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박완서(朴婉緖, 1931 ~ 2011)의 단편소설로 계간지 [상상] 1993년 가을호에 발표되었다. 제25회 [동인문학상] 수상 작품으로 동서 간의 전화를 통해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으며, 일인 모노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의 제목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김현승의 시 중 한 부분이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순수한 슬픔의 정서인 눈물이다. 백치인 아들을 간병하는 한 어머니를 보며 비록 식물인간일망정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실체를 부러워하는 대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화자는 또 하나의 위선을 벗어낸다.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고 민주투사가 된 장한 어머니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길 수 없는 슬.. 2015.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