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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452

오상원 장편소설 『백지(白紙)의 기록』 오상원 장편소설 『백지(白紙)의 기록』 소설가·언론인 오상원(吳尙源. 1930∼1985)의 장편소설로 1957년 [사상계]에 연재되었다. 그의 다른 작품 과 함께 [동인문학상] 수상 후보에 올라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의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 군의관이 되어 전쟁에 참가했던 형 중섭은, 팔다리를 하나씩 잃은 불구의 몸으로 돌아왔으며, 상과대학 재학 중 전쟁에 나갔던 동생 중서는 정신적인 부상을 입고 돌아온다. 이 두 아들이 전쟁의 상처를 이기고 다시 일어서는 얘기가 단편소설 「백지의 기록」이다. 오상원은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빚어진 인간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소설을 썼다. 그는 불문학을 전공해 프랑스의 행동주의 문학과 실존주의 문학을 접할 수 있었고, 이어 발표한 (문학예술. 1955.8.. 2023. 10. 9.
최서해 단편소설 『큰물 진 뒤』 최서해 단편소설 『큰물 진 뒤』 최서해(崔曙海. 최학송. 1901∼1932)의 단편소설로 1925년 12월 [개벽]지에 발표되었다. 최서해는 1924년 1월 28일 [동아일보]에 을 연재하고, 같은 해 10월 춘원 이광수에 의해 [조선문단]에 이 추천되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25년에는 , , > 등을 발표하였는데, 이 작품들은 1923년을 전후하여 성장하고 있던 신경향파 문학론을 실제 창작면에서 실천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간도 유민, 혹은 빈농의 비참한 궁핍상을 제재로 다루고 있으며, 대체로 비극적 파국을 맞는 것으로 소설을 끝맺는다. 단편소설 「큰물 진 뒤」에서는 인간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고, 자연에 의해 재산을 잃은 빈궁한 자를 내세우고 있어서 복수라는 개념은 둔화.. 2023. 10. 6.
유진오 단편소설 『김강사와 T교수』 유진오 단편소설 『김강사와 T교수』 소설가·정치가 ·법학자 현민 유진오(兪鎭午, 1906∼1987)의 단편소설로 1935년 1월 [신동아]지 39호에 발표되었다. 유진오는 초기에는 경향 작품을 썼는데, 이 작품은 전향한 뒤, 사실주의를 추구한 심리 소설로, 인텔리의 현실과 타협과 그 이상 또는 세계관과 모순에서 생기는 고민을 다루고 있다. 단편소설 『김강사와 T교수』는 '김만필'이란 어느 식민지 지식인이 겪는 정신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와 함께 당대 현실의 부조리, 속물적인 인간의 속성을 제시하면서 지식인의 내면적 취약성도 냉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일제 치하에서 일본 사람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S전문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대학을 갓 졸업하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책상물림인 '김만필'이.. 2023. 10. 4.
현진건 단편소설 『타락자(墮落者)』 현진건 단편소설 『타락자(墮落者)』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이 지은 단편소설로 1922년 1∼3월 [개벽(開闢)] 19∼22호에 연재되었다. 현진건의 작품 와 함께 식민지치하에서 지식인이 겪어야 하였던 좌절과 타락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으며, 비교적 장황한 화제와 사건을 통해서 타락자와 기녀(妓女)의 달콤한 애정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요릿집에서 춘심과 사귀면서 애틋한 연정을 편지로 교환하는 부분과, 춘심의 집을 출입하다가 급기야는 성병까지 걸리게 되고, 몹쓸 병을 아내에게까지 옮기게 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돋보인다. 무려 13장에 걸친 사연은 다소 지루한 느낌마저 주지만 전편에 실사된 표현은 실감을 돋우어준다. 작가가 강조한 것은 기녀 .. 2023. 10. 3.
이태준 단편소설 『고향(故鄕)』 이태준 단편소설 『고향(故鄕)』 월북작가 이태준(李泰俊. 1904∼?)의 단편소설로 1931년 4/21~4/29 [동아일보]에 발표되었다. 이태준은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현 철원읍 대마리) 출생으로 아버지 이문교는 지방관원이었는데, 당시 한말의 개혁파로 수구파에 밀려 블라디보스톡 등지로 망명하다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정형편으로 인하여 이태준은 어려서부터 어렵게 수학하였다. 1920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동맹휴학을 주도한 결과 퇴교를 당하였다. 1926년 일본 동경에 있는 조오치대학(上智大學) 문과에서 수학하다 중퇴하고 귀국하였다가 1929년에 [개벽] 기자로 일하였고, 이화여자전문학교 강사, [조선중앙일보] 학예부장 등을 역임하였다. 이 작품은 사회적 문제에 관한 작가 특유의 .. 2023. 9. 26.
황순원 장편소설 『움직이는 성(城)』 황순원 장편소설 『움직이는 성(城)』 황순원(黃順元, 1915~2000)의 장편소설로 제1부는 [현대문학] 1968년 5월호에서 10월호까지, 제2부는 [현대문학] 1970년 5월호에서 1971년 6월호까지, 그리고 제3부와 제4부도 [현대문학] 1972년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각각 연재되었다. 그 뒤 1973년 [삼중당]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고, 전집으로는 1973년에 [삼중당]과 1980년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각각 출간하였다. 이 작품은 작가의 사상적 원숙기에 쓰인 문제작의 하나로서, 근대에 유입된 기독교 사상이 우리나라에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민간신앙인 무속적인 주술성과 통합되는 현상을 깊이 파헤치고 있다. 외래 종교인 기독교와 한국 전통의 민간신앙인 무속(샤머니즘) 등을 매개로 인간의 근원적.. 2023. 9. 25.
염상섭 장편소설 『이심(二心)』 염상섭 장편소설 『이심(二心)』 염상섭(廉想涉. 1897∼1963)의 장편소설로 1928~1929년 [매일신보]에 연재되었고 1929년 단행본으로 발표되었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장편소설로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 상황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으로 재평가되었다. 이 소설이 발표된 것은 1929년으로 염상섭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보다 2년 앞서 나왔으나, 구성이나 성격 묘사가 허술하다는 이유로 다른 작품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문학 평론가 유종호는 논문 를 통해 “이 작품이 소설로서는 실패했지만, 당대 사회의 기본 구조를 포착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나무랄 데 없는 안목을 보여 준다”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자연주의 문학의 작가로 알려졌던 염상섭이 작품 활동을 하.. 2023. 9. 20.
최일남 단편소설 『고향에 갔더란다』 최일남 단편소설 단편소설 『고향에 갔더란다』 최일남(崔一男, 1932~ 2023)의 단편소설로 [한국문학](100호. 1982.2)에 발표되었다. 이 소설은 1970년대 소설의 한 형식으로 자리하고 있었던 ‘출세한 촌놈의 귀향기’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금의환향을 하는 1970년대식 귀향기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출세를 가능케 해 준 고향, 여전히 옛적의 생활로 머물러 있는 그 고향에 대해 은밀한 부채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흔히 우골탑이라 표현되듯, 그들의 출세 밑에는 농투성이 부모들의 희생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귀향기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주인공 이기수는 여전히 1970년대식 귀향기 주인공들의 심정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그를 맞아주는 고향의 풍경은 딴판이다. 그는 .. 2023. 9. 19.
현진건 단편소설 『할머니의 죽음』 현진건 단편소설 『할머니의 죽음』 빙허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의 단편소설로 1923년 [백조]지에 발표되었다. 할머니의 임종을 중심으로 여러 가족들의 심리를 포착한 작품으로 작가가 초기의 신변 소설에서 객관적 심리 묘사로 진일보하는 면모를 보인다. 염상섭의 과 상당 부분 유사한 분위기를 지녔다. 처녀작 를 제외하고 모든 작품의 기교가 뛰어나, 김동인은 그를 ‘비상한 기교의 천재’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염상섭과 더불어 한국의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기도 한데, 그의 사실주의는 일반적인 사실주의의 제삼자적인 관찰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응시와 관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말의 풍부한 활용으로 인한 정확한 적용과 치밀한 구성, 일관된 통일성과 사실성 등이 다른 작가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 2023. 9. 13.
손소희 단편소설 『갈가마귀 그 소리』 손소희 단편소설 『갈가마귀 그 소리』 손소희(孫素熙, 1917∼1987)의 단편소설로 [현대문학]지 1970년 11월호에 발표되었다. 작가가 완숙한 경지로 접어들면서 작가의 문학세계가 가장 잘 드러난 완벽한 시정(詩情)의 소설이다. 한국인의 숙명적인 심성, 회귀적인 갈망, 슬픔의 미학이 깊은 공감을 몰고 오는 수작이다. 지리적 배경은 북만주에서 고국으로 걸쳐 광범위하고, 시대적 배경은 전통적 인습이 통용되고 그것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던 시대를 중심으로 쓰였다. 특히 처녀과부 고을댁(처녀명 곱단이)의 한과 인고와 체념, 그리고 노년의 고독과 후생에 대한 기다림을 작품화한 「갈가마귀 그 소리」는 고향회귀의 강력한 인간본성을 밝힌다. 그리고 가부장제도와 여성의 기본인권에 도전하는 새로운 여성상의 부각이 아닌 .. 2023. 9. 6.
이효석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 이효석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 이효석(李孝石, 1907∼1942)이 지은 단편소설로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통권 79호)에 발표되었고, 1931년 작자의 최초의 단편집 에 수록되었다. 학생시절 때부터 작품을 발표했던 이효석의 초기 작품은 유진오와 함께 프로 문학, 신경향파 문학에 동조적이며 그들 작가와 밀접하다는 면에서 동반작가의 면모가 나타난다. 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러한 경향의 대표 작품이다. 「도시와 유령」은 이효석이 21세 때 발표한 작품으로 일인칭소설로 미장이인 ‘나’에 의하여 관찰된 현실의 단면을 제시하는 고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념적으로는 프롤레타리아를 부르짖으며 현실적으로는 부르주아적 생활을 지향하는 당대 인텔리 청년들의 분열된 성격을 추출해냄으로써 암울하고도 폐쇄된.. 2023. 9. 5.
최일남 단편소설 『누님의 겨울』 최일남 단편소설 『누님의 겨울』 최일남(崔一男, 1932~2023)의 단편소설로 [문학사상](121호. 1982.11)에 발표되었다. 최일남은 1959년 [민국일보] 문화부장을 시작으로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의 문화부장을 지내고, 1980년 [동아일보] 편집부 국장에서 해직될 때까지 언론 활동에 주력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그의 소설이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 이후이다. 이 시기에 그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고향을 배경으로 그 고향의 희생을 딛고 출세한 시골 출신의 도시인들이 느끼는 부채의식 등, 이른바 '출세한 촌놈들'이 겪어야 하는 복잡한 이야기를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더러는 쓸쓸한 비애의 모습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가 한결같이 드러.. 2023.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