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소설547 이병주 단편소설 『우아한 집념』 이병주 단편소설 『우아한 집념』 언론인 · 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단편소설로 1983년 3월 [문학사상]에 발표되었다. 이후 단편집 『우아한 집념』(2023년 바이북스, 2024년 현대문학 출간)에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의 본질을 새롭게 자각해 가는 한 인간의 내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실존주의의 핵심인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명제는 이 작품 속 주인공 유현의 변화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현은 한때 현실에 저항했던 언론인이자 지식인이었지만, 노년에 이르러 과거의 열정도 사명감도 잊은 채 무의미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러나 옛 연인의 딸 혜숙이 찾아와, 어머니가 평생 그의 글을 스크랩해온 사실을 전하며 그의 존재가 한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 2025. 7. 3. 김유정 단편소설 『두꺼비』 김유정 단편소설 『두꺼비』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의 단편소설로 1936년 3월 [시와 소설]에 발표되었다. 단편소설 「두꺼비」는 해학과 풍자를 통해 인간 욕망의 허위와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한때 짝사랑하던 기생 옥화와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이끌려 지인 두꺼비의 초대를 받아 그를 찾아간다. 그러나 두꺼비는 과거에도 주인공의 연정을 교묘히 이용해 이득을 취한 인물이며, 이번에도 그와 기생 채선이 함께 죽은 듯한 장면을 통해 인간 욕망의 파국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1930년대 도시 청년들의 무기력한 현실과 왜곡된 인간관계를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김유정 특유의 구어체 문장과 능청스러운 문체는 독자가 웃음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죽음의 .. 2025. 6. 27. 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金衍洙. 1970∼ )의 장편소설로 2005년 겨울부터 2007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되었다. 작가는 역사적 기록들의 틈새에 처박힌 개인의 진실을 파고들어, 역설적으로 ‘밝힐 수 없는 공동체’의 내면을 밝히고 있다. 작중화자 ‘나‘가 화양리를 걸어가다 들어간 한 서점에서 들춰본 어느 책의 한 구절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 이 장편소설은 개인의 기억과 역사의 파편들이 교차하며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소통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1991년 여름, '5월 투쟁' 이후.. 2025. 6. 24. 이병주 단편소설 『아무도 모르는 가을』 이병주 단편소설 『아무도 모르는 가을』 언론인 · 소설가 ·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단편소설로 1980년대 초반에 발표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아무도 모르는 가을』은 이병주 사후인 2023년 , 과 함께 발표된 단편집의 표제작으로 세 편의 소설 모두 강렬한 사랑과 인간의 집념을 테마로 한 작품이다. 단편소설『아무도 모르는 가을』은 1950년대 후반의 화자가, 일제강점기 시절의 동경 유학생 '나'와 친구 윤효준의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전개된다. 인간의 열정과 집념이 어떻게 삶을 이끌어가는지를 말하는, 이병주 특유의 서사적 깊이와 철학적 사유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다. 단편소설 『아무도 모르는 가을』은 한 여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이념의 갈등을 통해 개인의 비극과 시대적 아.. 2025. 6. 23. 이병주 중편소설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輓詞)』 이병주 중편소설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輓詞)』 언론인·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중편소설로 1983년 [한국문학]에 발표되었다. 이후 2006년 [한길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일인칭 화자인 '나'가 70세의 노(老) 테러리스트 동정람을 만나 그의 삶을 기록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동정람은 하얼빈에서 태어나 러시아 혁명가들과 교류하며 레닌을 세 번이나 만난 전설적인 인물로, 작가는 그의 삶을 통해 개인의 역사와 민족의 비극을 조명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역사에 가려진, 잊혀간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그의 문학적 방법이 잘 드러난다. 작가는 주인공 동정람의 이야기를 통해 굴곡 많은 한.. 2025. 6. 17. 김유정 단편소설 『총각과 맹꽁이』 김유정 단편소설 『총각과 맹꽁이』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의 단편소설로 1933년 [신여성]에 발표되었다. 가난한 농촌 총각 덕만이 들병이와의 결혼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절망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덕만은 순박하고 어수룩한 농촌 총각으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들병이와의 결혼을 꿈꾼다. 들병이는 마을에 나타난 작부로, 덕만이에게 희망과 동시에 절망을 안겨주는 인물이다. 또 다른 등장인물 몽태는 덕만의 의형으로, 들병이와의 관계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는 당시 농촌 사회의 궁핍함과 희망 없는 현실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소작농의 어려운 삶과 그들이 기댈 곳 없는 상황이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농촌 사회의 빈곤.. 2025. 6. 16. 이병주 대하소설 『행복어사전(幸福語辭典)』 이병주 대하소설 『행복어사전(幸福語辭典)』 언론인 · 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장편소설로 1976년 4월부터 1982년 10월까지 [문학사상]지에 총 74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이후 1980년대 초 [문학사상]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2006년 [한길사]에서 5권짜리 전집으로 재출간되었으며, 1991년 M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장편소설『행복어사전』은 대중성과 통속성을 지니면서도 지식인 소설의 계보에 속하는 작품이다. 한 소시민의 여성 편력사 속에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까지 한국의 사회상을 끼워 넣고, 이를 유머로 표현함으로써 뼈아픈 시대의 모순과 회한을 드러내고 있다. 이 소설은 말한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우리는 끝없이 단어를 발명한다.. 2025. 6. 11. 김유정 단편소설 『땡볕』 김유정 단편소설 『땡볕』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의 단편소설로 1936년 [조광]에 발표되었다. 김유정은 1930년대 조선문단을 대표하는 단편소설 작가로, 농촌 현실을 해학과 풍자적 시선으로 그려내며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형성하였다. 그는 단명했으나, 남긴 작품들은 당대 농민의 궁핍한 삶과 인간적 고뇌를 생동감 있게 묘사함으로써 오늘날까지도 깊은 문학적 평가를 받고 있다. 『땡볕』은 김유정이 1936년 발표한 단편소설로, 말년의 작품군에 속한다. 이 시기의 김유정은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과 창작을 병행하던 중이었다. 『땡볕』은 바로 그 시기의 사회적 감각과 작가의 내면적 절망 그리고 농민의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이 결합된 작품이다. 그는 단순히 가난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대 하층민이 삶.. 2025. 6. 2. 김유정 단편소설 『심청』 김유정 단편소설 『심청』 김유정(金裕貞, 1908∼1937)의 단편소설로 1936년 1월 [중앙]에 발표되었다. 심청은 '심술'을 의미한다. 「심청」은 김유정이 1932년 6월 처음으로 쓴 습작소설로 실제 발표된 때는 [조선중앙일보]사에서 월간지 [중앙]을 발행하던 1936년으로 단편소설 보다 3년이 늦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 작품이 김유정이 쓴 도시소설의 첫 작품이라는 사실과 '도시의 거지'라는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유정의 소설은 농촌소설, 도시소설, 자전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심청』은 도시의 걸인 · 유랑민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거지보다 못한 화자 자신의 허상이 그에게는 심청이 된다. 따라지에 등장하는 톨스토이가 여기서 이미 얼굴을 내밀고 있.. 2025. 5. 22. 김남천 단편소설 『처를 때리고』 김남천 단편소설 『처를 때리고』 월북작가 김남천(金南天. 1911∼1953)의 단편소설로 1937년 [조선 문학] 6월호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단편소설 (1937년 ‘여성’ 10월호), (1937년 ‘조광’ 10월호), (1940년 ‘광업 조선’) 등과 함께 자기 고발적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제목만 보자면 '아내에게 폭행을 가하고 일어난 이야기' 쯤으로 상상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인 1935년에 발표된 여성작가 강경애의 프롤레타리아 이념이 담긴 단편소설 에서도 여주인공은 장편소설을 신문에 연재하고 받은 원고료 이백 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하는 문제로 남편과 갈등이 생기면서 뺨을 맞고 집밖으로 쫓겨난다. 그리고 김남천의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다른 이유로 처를 때린다. 당시 상대적으로 많이.. 2025. 5. 16. 김동리 단편소설 『광풍(狂風) 속에서』 김동리 단편소설 『광풍(狂風) 속에서』 김동리(金東里. 1913∼1995)의 단편소설로 1949년 3월에 [백민]에 ‘형제’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1955년 창작집 에 수록될 때 제목이 『광풍 속에서』로 바뀌었다. 이 작품은 1949년 발표된 소설로, 해방 직후 혼란스러운 사회를 배경으로 인봉과 신봉 형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8·15 광복을 전후한 혼란한 사회상으로 진영 간의 대립이 극심한 시점이다. 형 인봉의 슬하에는 윤수와 정수 형제가 있고 동생 신봉의 슬하에는 성수라는 11살 아들이 있다. 인봉은 고향에서 군경의 지원을 받아 반공 활동하는 우익단체인 척후대를 조직하고, 신봉은 북한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인민위원장을 하며 좌우익으로 나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눈다... 2025. 5. 14. 천승세 중편소설 『신궁(神弓)』 천승세 중편소설 『신궁(神弓)』 천승세(千勝世, 1939~2020)의 중편소설로 1977년에 발표되었다. 궁핍한 어촌을 배경으로 어민들의 토속적인 생활을 그려내는 가운데 억압된 사회현실에 대한 하층민들의 도전을 생동감 있게 형상화한 예술성 높은 어촌소설이다. 이 소설은 희곡 을 비롯해 중편소설 와 함께 바다와 어촌을 작품 소재로 즐겨 다룬 목포 출신의 작가 천승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12년 동안이나 거문도를 드나들었다고 한다. 소설의 내용은, 어촌의 단골무당인 왕년이 어민들을 착취하는 악덕 선주(船主)이자 객주이며, 자기 삶을 송두리째 뿌리 뽑은 인물인 판수에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장선포 앞바다는 여남은 날째 계속되는 장맛비로.. 2025. 5. 12. 이전 1 2 3 4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