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240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지나온 인생에서 운이 좋았던 순간과 운이 없었던 날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음에 동감하게 되었다. 아차피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과 싸워온 세월들이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서 부와 권력과 행복이 뒤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게으르고 머리가 나쁘다고 해서 밑바닥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소소한 발견의 재미를 알아나가는 것도 지혜라고 해야겠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인생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두다」(책읽는 고양이) 73쪽 2025. 3. 11. 그 사람의 불행을 바란다 그 사람의 불행을 바란다 소문의 밑바닥에는 그 사람의 불행을 바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의 불행한 가정사나, 그가 숨기고 싶어하는 내면의 어둠을 소문으로 끄집어내 그를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싶다는 사악한 욕망의 표출이다. 이 욕망의 뿌리는 그 사람을 멸시하고 나보다 열등한 존재로 비하함으로써 나의 지위가 우월해지는 것 같은 착각, 다시 말해 자신감을 되찾아 행복해지고 싶다는 조작된 심리에 지나지 않는다. 정보를 의심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만 해도 나와 관련된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세상에서 진실처럼 전해진 경우가 많다. 나에 관한 정보가 이만큼 엉터리인 것을 보면 타인에 관한 정보들 중 상당수도 진실일 리 없다. 그래서 가십이나 소문에 귀를 닫아버렸다. 그가 왜 그런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 2025. 3. 5. 모순이 생각하는 힘을 준다 모순이 생각하는 힘을 준다 세상은 모순투성이다. 그리고 이 모순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힘을 준다. 모순 없이 만사가 계산대로 척척 진행되었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처치 곤란한 장애물이 되었으리라고 확신한다. 생각이라는 게 필요 없을 만큼 세상이 공리적이고, 그래서 신앙과 철학이 무의미하며 정의가 완수되어 불만이 사라진 세계는 행복할 리 없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인간답게 숭고해질 수 있는 까닭은 세상이 매우 불완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정의는 행해지지 않고 약육강식이 남무하며, 사람들은 권력과 금전에 수시로 유혹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에 저항하고자 보다 인간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두다」(책읽는 고양이) 49~50쪽 2025. 2. 11. 시련을 겪은 덕분에 시련을 겪은 덕분에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가정 폭력이 있었다. 내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평화로운 가정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나를 평화롭지 못한 가정의 외동딸로 선택했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개척하는 수밖에 없었다. 소녀 시절에 매일같이 이런저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그 바람에 무척 이른 나이에 인생은 비참하고 어둡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 나이에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덕분인지 작은 도움에도 한줄기 빛을 만난 것처럼 감사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무리 어두운 터널 속에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알게 되었다. 세상이 살기 어렵다지만 매년 조금씩이나마 좋아지는 모습도 있다. 나는 그 작은 변화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별것도 아닌 일에 고마움을 느.. 2025. 2. 5. 일에서 맛본 기쁨 일에서 맛본 기쁨 오기를 부려서라도 나보다 뛰어난 타인의 장점을 깎아내리려는 심리가 있다. 자기만의 토대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소한 부분까지 타인과 비교하고,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려고 버둥거린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전문 분야가 있다. 사소한 일이어도 상관없다. 내 힘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기쁨을 맛본 사람은 인간 사회의 순위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일이 곧 기쁨이라는 말뜻은 그 분야에서 내놓을 만한 기량을 갖추게 되었다는 의미다. 각 분야에서 웬만큼 인정받는 사람들은 스스로 인정하느냐를 떠나 맡은 일에서 기쁨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기쁨은 거저 편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재만 하더라도 .. 2025. 1. 31. 초여름의 베트남 다낭 여행 초여름의 베트남 다낭 여행 다낭은 베트남의 남북으로 길쭉한 허리 부분(중부 지방) 가운데에 있는 도시다. 인구는 약 1,200여만 명으로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 껀더에 이어 5번째로 큰 도시다. 남베트남시절에는 나라의 제2도시이자 남북 군사분계선이 바로 앞인 중요한 군사 거점도시였다. 지금도 도시 곳곳에 미군 군사시설과 부대 흔적이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전쟁 때 다낭은 최전방으로 통했고 종전 직전까지 격전지였다. 어떤 마을에는 월남전 때의 한국군의 만행으로 감정이 좋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가이드의 안내도 있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다낭은 베트남 중부 관광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베트남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부상 중인 도시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기도 .. 2024. 7. 6. 4월에 눈이 내렸던 슬로베니아 여행 4월에 눈이 내렸던 슬로베니아 여행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통해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슬로베니아는 중부 유럽 남쪽 알프스산맥 끝에 위치한 국가로 수도는 류블랴나(Ljubljana)다. 인구는 210만 명 정도이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접하며 바다가 접해 있어서 지중해성 기후를 띤다. 물가는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편이나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음식은 동유럽 국가의 대부분처럼 짜고 맛없는 편이다. 경제적으로 구 유고 연방 구성 공화국 중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발전한 국가다. 대부분의 국민이 가톨릭 즉, 천주교를 믿고 있다. 위치 상으로는 짧게나마 아드리아해 북부와 접하고 있어 내륙국가는 아니다.. 2024. 5. 4. 아드리아해 크로아티아 여행 아드리아해 크로아티아 여행 크로아티아는 지중해(아드리아해)와 접한 발칸반도 서북쪽에 구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남유럽국가로 수도는 자그레브(Zagreb)이다. 역사는 꽤 오래전부터 이어지나 헝가리왕국, 합스부르크 군주국, 유고슬라비아 왕국등 여러 나라와 연합으로 있다가 1991년에야 독립을 선언하였으며, 제1차 대전 후부터 최근까지는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유고슬라비아 전쟁(크로아티아 독립 전쟁)과 인종 청소 등 굵직한 사건을 겪었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주요 관광지역은 슬라보니아지역에 있는 자그레브(수도), 서남부 지역의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이 있으며, 달마티아지역의 자다르,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 등이다. 열흘 동안의 단체 여행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오스트.. 2024. 5. 3.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냉혹할 것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냉혹할 것 (전략) 나는 노인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깊이 절망하고 싶다. 결코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일생에 절망하고, 인간이 만든 모든 부실한 제도에 절망하고, 인간 지혜의 한계에 절망하며, 온갖 것들에 깊이 절망하고 싶다. 그렇게 됨으로써 비로소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게다가 이것은 일반적인 표현이지만 나의 반평생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사회가 경고나 예정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늘 전 세계의 석유는 30년이 지나면 고갈되어 버린다고 하였지만 현재 그런 징조도 없으며 , 히로시마(廣島)에는 원자 폭탄 때문에 75년 간은 풀 한 포기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그것도 들어맞지 않았다. 소위 후진국은 농산물이나 원료를 공급하고 .. 2024. 3. 16. 노년의 고통이란 인간의 최후 완성을 위한 선물 노년의 고통이란 인간의 최후 완성을 위한 선물 40세를 넘어서면 당사자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인간은 날마다 조금씩 늙어간다. 아니 화장품 회사가 선전하는 바에 따르면 인간은 25세부터 늙기 시작한다. 50~60세를 넘으면 인간은 승산이 없는 싸움에 말려드는 것이다. 즉 인간은 이제 젊어진다는 사실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니 앞으로 체력은 날로 약해지고, 능력도 쇠퇴하며, 미모(?)는 간데없고, 병의 치유도 점차 어려워진다. ‘별로 나쁜 짓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비참한 지경을 당해야 하나’ 하고 불평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그러나 인간은 행복에 의해서도 충족되지만, 괴로움에 의해서도 더욱더 크게 성장한다. 특히 자신의 책임도 아니며, 까닭도 없는 불행에 직면했을 때만큼 인간이 크게 성장하는 시기도 없다. .. 2024. 3. 9. 흔적도 없는 사라짐이 아름답다 흔적도 없는 사라짐이 아름답다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계로록)」를 쓴 30대 후반부터 조금씩 주변을 정리해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얼마 전부터 사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가족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이미 상당한 양을 태웠지만 내 사진은 50장 정도 남겨둘 생각입니다. 언뜻 시시해 보여도 고령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신변 정리입니다.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써온 육필 원고를 모두 태웠습니다. 문학관과 흉상 등에 집착하는 분이 간혹 있는데 그런 분을 볼 때마다 왜 저렇게 세상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 있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살아서 무리해도 죽은 후에는 잊히기 마련입니다. 나만 해도 (관광지에서) 문학비 등이 시야를 가려 경치가 잘 안 보인다고 투덜거립니다. 문.. 2024. 3. 2.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목월(1918~1979) 2월에서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해외로 나간 친구의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골목길에는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틔어 있는 골목마다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다음 골목에서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어디서나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내 앞을 걸어가는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 2024. 2. 28.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