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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by 언덕에서 2023. 11. 7.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조정래(趙廷來. 1943∼)의 대하장편소설로 1990년 [한국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4년 8개월 만에 집필을 끝내고 1995년 완간되었다. 2007년 100쇄를 돌파하고(1권 기준) 410만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1995년 전 12권 완간했다.

 『아리랑』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땅을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는 자의 대립ㆍ충돌을 이야기 구성과 사건 전개의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여기서 ‘땅’은 일차적으로 농민들의 생활 수단인 ‘농토’를 가리키며, 나아가서는 ‘국토’ 전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대하장편소설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초들과 독립투사들 그리고 친일한 사람들의 내용을 다루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는데 만주를 거쳐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각 지역으로 우리 민족들을 찾아다녔다고 술회한다.

소설가 조정래 (趙廷來 .1943- )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제1부 <아! 한반도>의 시간적 배경은 1900년대 초부터 1921년까지로 여기서는 일제 침략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는 과정들과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들을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고,

●제2부 <민족혼>은 1910년대 초부터 1920년대까지의 시기를 다루는데 세상이 뿌리째 뒤집히는 일대변란 -토지조사사업-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여러 부문들과 여러 지역에 걸쳐 나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움직임의 절정이 기미 만세운동과 이로부터 촉발된 만주 독립군의 무장 투쟁이다.

제3부 <어둠의 산하>는 1920년경부터 1932년∼33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나라는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한풀 꺾이고 친일파가 발호함으로써 광복을 향한 길에 어둠이 짙게 드리우지만 독립의 염원은 오히려 안으로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4부 <동트는 광야>에서는 국군파시즘이 활개를 치는 1933∼34년경부터 1945년 광복을 맞이하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우리 민족의 수난은 최악의 상태에 이르지만 마침내 일본의 패망과 함께 우리는 모진 목숨을 이어가면서 애타게 기다리던 광복을 맞이한다.

전라북도 김제평야

 이 작품에 관해서 호불호의 평가가 확실히 갈린다.

 소설『아리랑 일제 침략기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라는 호평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사건을 다루면서 각 사회 계층을 대변하는 다양한 인물상을 제시하며 격동기 민중들이 겪은 고초, 민족의 암담한 현실, 일제의 수탈과 착취, 반민족 행위를 일삼은 친일파의 만행, 조국을 위해 자신과 가족을 희생한 애국지사들의 삶 등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이유다.  ‘아리랑’을 부르며 죽어 간 일제 강점기의 독립투사들, ‘아리랑’을 부르며 힘겨운 시절을 견딘 국내외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 줌으로써, 일제 강점기에 치열하게 저항하며 수많은 고난을 끈질기게 버텨 낸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게 하여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하려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아리랑은 "사실의 근거가 없는 분노와 증오로 쓴 소설”이라는 평도 존재한다. 역사학자 이영훈 교수는 “소설은 토지조사사업 과정에서 즉결처분으로 총살을 당한 농민의 이야기를 쓰고 ‘사업 기간 중 이런 즉결 예가 4000여 건이나 됐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건이 소개된 적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소설에서 언급한 ‘조선경찰령’이란 법령도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 ▲1944년 지시마 열도에서 있었다고 서술한 조선인 노무자 학살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풍요롭던 김제평야가 러일전쟁 이후 일본인 지주 손에 들어갔다는 서술과는 달리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이르러서야 수리사업을 통해 곡창지대로 개발됐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작가는 일제강점기 학살된 한국인의 어림숫자를 300~400만 명으로 잡고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일개 소설가가 이런 엄청난 허구의 사실을 그렇게도 당당히 역사적 사실로 소리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소설 「아리랑」은 1990년 [한국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원고지 2만 매에 이르는 장도에 올랐으며,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12권 4부로 구성되었다. 4년 8개월 만에 집필을 끝낸 이 작품은 1995년 완간되어 해방 50주년의 의의를 더했으며, 2007년 100쇄를 돌파(1권 기준)했다.

 이 작품은 군산과 김제를 비롯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도는 수많은 취재여행과 자료조사를 거치며 발로 쓰였다. 일본·만주·중앙아시아·하와이에 이르는 민족이동의 길고 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제 수탈기 소작농과 머슴, 아나키스트 지식인의 처절한 삶과 투쟁을 소설로 만들었다. 일제의 폭압에 맞서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그리고 승리의 역사를 부각해 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고무시킨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어제의 민족수난을 이야기하면서 오늘의 사회, 국가의 비극을 얘기하고 있다. 2000년 9월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이 되는 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에 ‘아리랑 문학비’가 건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