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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혁 단편소설집 『그 후로』 윤 혁 단편소설집 『그 후로』 도서출판 조은 2025.12.15 단편소설집『그 후로』는 한 인간의 삶을 한순간 뒤바꿔 놓은 사건들 자체보다, 그 이후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존재들의 내밀한 감정과 윤리적 흔들림에 시선을 모은 책이다. 단편소설집 『그 후로』는 사건 그 자체의 드라마보다, 그 충격적인 사건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는 인간의 내면에 깊이 침투한다. '그 후로'라는 시간 부사는 단순한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폭발적인 사고, 죽음, 상실, 배신과 도피로 인해 심하게 부서진 삶을 안고도 어떻게든 지속되어야만 하는 윤리적 시간 전체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삶의 모든 구조가 무너지고 시스템마저 기억에 실패했을 때, .. 2025. 12. 31.
정의는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 정의는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 정의는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정의 또한 인간의 평가에 맡기면 대개 이기적으로 변질된다. 자신의 기호에 맞으면 정의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이라는 논리와 마찬가지가 된다. 정의란 세상 사람이 풍문이나 평판으로 판단하는 것과 거의 관계가 없다. 정의란 드러나지 않는 심적 드라마이다. 사람들이 정당하다는 것도 신의 안목으로 보면 어딘가 권력을 좇거나 비겁하게 계산하는 행위도 있고, 세상 사람 모두 반대하며 탄압하는 쪽에 행동해도 그 행위 자체가 바로 신이 기뻐하는 경우도 있다. - 소노 아야코 저 「넌 안녕하니」52쪽 2025. 12. 30.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IQ84』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IQ84』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 )의 장편소설로, 2009년 5월 29일에 일본에서 제1권과 제2권이, 2010년 4월 16일에 제3권이 출간되었다. 제목 『IQ84』는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를 암시하며, 여기서 'Q'는 'Question mark'를 뜻해 ‘의심받는 현실, 질문해야 할 세계’에 놓인 1984년을 상징한다. 『IQ84』는 ‘개인이 자신의 기억과 존재를 과연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두 개의 달과 평행 현실 같은 환상적 장치를 통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무라카미는 일상의 균열을 통해 독자에게 기억의 구조, 현실의 위협, 존재론적 불안이라는 경험을 체감하게 했으며, 한 인간이 질문받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자유와 사랑을 성취.. 2025. 12. 29.
아베 코보 장편소설 『모래의 여자(砂の女)』 아베 코보 장편소설 『모래의 여자(砂の女)』 일본 소설가 아베 코보(安部公房, Kobo Abe, あべ こうぼう, 1924~1993)의 장편소설로, 1962년 일본에서 발표되었으며, 1964년에는 동일한 제목으로 히로시 테시가하라 감독이 영화화하였다. 이 작품은 실존주의적 세계관과 부조리한 상황 설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사회 구조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발표 직후부터 일본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일본 현대문학의 고전이자 세계문학적 성취로 자리매김하였다.『모래의 여자』는 전후 일본 사회의 정체성과 인간 소외 문제를 날카롭게 반영하며, 존재론적 고립, 타자와의 관계,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암시적 비판을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탈출 불가능한 모래 구덩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전.. 2025. 12. 27.
서머싯 몸 단편소설 『삶의 진실들(The Facts of Life)』 서머싯 몸 단편소설 『삶의 진실들(The Facts of Life)』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 1874~1965)의 단편소설로 1939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단편집 에 수록되어 소개되었는데, 이 단편집은 서머싯 몸이 1930년대 말까지 집필한 후기 단편들을 모은 모음집이다. 서머싯 몸은 이 시기에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놀라운 통찰력과 경쾌한 문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 독자는 아버지의 충고를 정면으로 어기고도 손해를 보지 않은 아들 니키의 모험과 행운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인생의 ‘진실’이 단순한 도덕이나 조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가 배경.. 2025. 12. 26.
정의보다는 친절 정의보다는 친절 젊을 때에는 정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정의를 대단히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의라는 명분상의 정열을 앞세우기보다는마음에 들지 않은 타인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행위 등이 훨씬 어려운 자세이며, 위대한 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소노 아야코 저 「넌 안녕하니」 97쪽 2025. 12. 25.
고마태오 장편소설 『예수 없는 십자가』 고마태오 장편소설 『예수 없는 십자가』 천주교 신부 · 소설가 고마태오(고종욱, 1930~2004)의 장편소설로 1979년 [가톨릭출판사]에서 발표되었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수기체 전쟁소설으로 마태오 신부의 자전적 소설 4부작 중 제2부에 해당된다. 고 마태오 신부는 프랑스 유학 경험이 있으며 캐나다에서 사목 활동을 하였다. 1968년에 불어판 '모든 길은 신에게로'(예수 없는 십자가)가 출판되었다는 기록으로 봐서 해외에서는 훨씬 이른 1968년에 이미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총과 이념이 인간을 갈라놓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같은 민족을 적으로 마주해야 했던 한 가톨릭 청년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에서 십자가는 존재하지만, 그 십자가 위에서 인간을 향해 말해야 할 예수의 .. 2025. 12. 24.
헨리 제임스 단편소설 『짝퉁(Paste)』 헨리 제임스 단편소설 『짝퉁(Paste)』 미국 소설가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1916)의 단편소설로 1899년 [Frank Leslie’s Popular Monthly](잡지) 12월호에 발표되었다. 이듬해 단편집 (런던: Methuen, 1900 / 뉴욕: Macmillan, 1900)에 수록되었다. 이후 제임스가 손본 뉴욕판 전집에서도 다시 수록되었다. 『짝퉁』은 헨리 제임스 후기 작품 가운데서도 ‘모호성의 미학’이 두드러진 소설이다. 이야기는 단순히 목걸이의 진품 여부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심리와 인식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작품의 결말에서 샬럿은 목걸이가 진품일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접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것은 보석의 가치는 아니다. 그녀의 세계에 남은 것은 배신의.. 2025. 12. 23.
피터 드 멜덴스존 장편소설 『나의 청춘 마리안느(Schmerzliches Arkadien)』 피터 드 멜덴스존 장편소설 『나의 청춘 마리안느(Schmerzliches Arkadien)』 독일 소설가 피터 드 멜덴스존(Peter de Mendelssohn, 1908~1982)이 1932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원제는 ‘Schmerzliches Arkadien’이다. 국내에서는 영화 제목을 따라 번역·소개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청춘 시절과 첫사랑을 회고 형식으로 풀어내며, 이상향을 뜻하는 ‘아르카디아’가 결코 순수한 행복의 공간일 수 없다는 인식을 작품 전체에 깔고 있다. 주인공이 경험하는 사랑은 아름답고 충만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불안과 상실,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잔혹함이 함께 자리한다. 작가는 청춘을 찬미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남기는 상처와 .. 2025. 12. 22.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황금잔(黃金盞 / The Golden Bowl)』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황금잔(黃金盞 / The Golden Bowl)』 미국 소설가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1916)의 장편소설로 1904년 발표되었다. 1903년과 1909년의 영국과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복잡한 사랑과 배신, 음모 등을 그린 작품이다. 처음에는 잡지에 연재되었고, 같은 해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902), (1903)과 함께 헨리 제임스의 후기 3대 걸작으로 손꼽힌다. 작가의 후기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와 심리를 심도 있게 파헤친 작품이다. 헨리 제임스 최고작이라 일컬어지는 제3기 작품으로 2000년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영화 의 원작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설은 부유한 미국인.. 2025. 12. 20.
목련나무가 있던 골목 / 김소연(金素延) 목련나무가 있던 골목 김소연(金素延, 1967~ ) 언덕 아래 사람 사는 불빛이 차오릅니다 흰 입김을 앞으로 내밀면서 언덕을 내려오는 당신, 한 쪽 손에 들려진 짐꾸러미를 잠시 내려놓고, 한 쪽 어깨에 짊어진 가방을 내려놓고, 당신은 나를 올려다봅니다 기다리던 택시가 오고, 당신은 가방이랑 짐꾸러미를 챙겨 들고 차 문을 닫습니다 짐을 챙기느라 당신을 미처 챙기지 못한 당신은 내 옆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며 당신이 서 있습니다 깜박깜박 졸음에 빠져듭니다 깨우려다 그만둡니다 내 주먹마다 흰밥이 피고 그 밥알들이 환하게 저물어 다 떨어질 때까지, .. 2025. 12. 19.
어떤 재능도 도움이 된다 어떤 재능도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는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특별히 사장이나 장관이 못 되었다고 실패했다고는 하지 않는다. 자신의 특성을 알고 주어진 능력의 한계를 자각하며, 모든 재능은 반드시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좁은 발밑을 확고하게 디디고 서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런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곧 실패자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한 사람은 세상에 얼마든지 많다. 이들은 타인을 비난하거나 부러워하거나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차별하는 사람이 오히려 '패배자'가 되는 셈이다. - 소노 아야코 저 「넌 안녕하니」33~34쪽 2025.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