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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소설 『목걸이(La parure)』 모파상 단편소설 『목걸이(La parure)』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Guy de Maupassant.1850∼1893)의 단편소설로 1882년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헛된 욕심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 준다. 만약 마틸드가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하였다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빚에 쪼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모파상의 단편은 뜻밖의 결말로 읽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도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출생하였으나 아버지가 지독한 난봉꾼으로 결국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노르망디의 전원생활을 경험하고, 10 대 초반에 어머니에 의.. 2009. 11. 10.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미완성을 위한 연가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이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천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 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을 찬.. 2009. 11. 10.
안수길 장편소설 『북간도(北間島)』 안수길 장편소설 『북간도(北間島)』 안수길(安壽吉. 1911~1977)의 5부작의 대하소설로 1959년부터 1967년까지 [사상계]에 연재되었다. 1870년 조선 말기부터 1945년 광복까지, 만주 북간도로 이주했던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그린 작품으로, 4대에 걸친 북간도 이주민의 가족사를 통해 조선 농민의 수난과 끈질긴 생명력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1870∼1945년까지의 북간도를 무대로 황무지 개척의 선구자 ‘이한복’ 일가 4대의 가족사를 통해 민족의 수난과 항일 투쟁사를 그린 대작이다. 1959년 4월 제1부가 [사상계]에 처음 발표된 이래 1961년 제2부, 1963년에 제3부, 1967년에 제4ㆍ5부까지 완결, [삼중당]에서 간행되었다. 작품 내용은 1870년 조선 후기의 어수선한 과도기에.. 2009. 11. 9.
가을 빗소리 / 박화목 가을 빗소리 박화목 간 밤에 찾아 올 사람 없는 나의 객창(客窓)에 누가 몰래 와서 자꾸만 두드리더니 흐느끼듯 기타의 외로운 가락을 울려 들려주더니 밤 새 담쟁이 가랑잎들이 비(悲)에 홈빡 젖어, 이 아침 이별을 결심하고 찾아온 마지막 시간의 그 여인처럼 아무 말이 없다. 비는 그쳤어도 피부 속 스며드는 싸늘한 한기(寒氣), 가슴 속에도 병든 가랑잎들이 이리저리 구을르고 쫓기다가 담장 밑이나 그런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들 있을 테지. 잠시나마 종말(終末)의 화사한 볕이 그들의 못다한 생명의 보람을 쓰담는가 했는데, 아 조국의 자랑이라는 가을 하늘이 다시 흐리어, 창 밖에 가을 빗소리……. 이 마음 하염없이 얼룩이 진다 낙엽이 쌓인다. - 시집 (한국문화사 1975) 박화목 시인(1924 ~ 2005)은 기.. 2009. 11. 9.
독특하고 정직한 생명력, 이왈종(1945 ~ )의 그림 독특하고 정직한 생명력, 이왈종 (1945 ~ )의 그림 이왈종. 194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회화과(1970) 및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1988)을 졸업하였다. 이왈종의 본명은 이우종(李禹鍾)이다. 국내에서 10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시아 현대 미술제(1975, 82), 한국의 자연전(1979,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국제 수묵화 명가 정선전(1988. 베이징), 한국미술 오늘의 상황전(1990. 예술의 전당, 서울), 서울 현대한국화전(1991,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서울 국제현대미술제(199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1974), 미술기자상(1985), 한국미술작가상(1991)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중이.. 2009. 11. 8.
에밀 졸라 장편소설 『목로주점(L'Assommoir)』 에밀 졸라 장편소설 『목로주점(L'Assommoir)』 프랑스 자연주의문학 거장 E. 졸라(Emile Zola.1840~1902)의 소설로 1877년 간행되었다. 졸라는 발자크의 을 본떠 제2제정시대(1852∼1870)를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일대기를 담은 를 구상한다. 여기에는 노동자, 농민, 매춘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하층민들의 삶이 숨 쉬고 있는데 『목로주점』도 이 총서 중 제7권이다. 『목로주점』은 파리 하층민의 비참한 삶을 노골적인 언어로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1877년 출간 당시 격렬한 찬반양론에 휩싸인 문제작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이후 졸라는 일약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유명 인사가 되었다. 『목로주점』은 당시의 문학적 금기에 속하는 ‘민중’을 주제로.. 2009. 11. 7.
소금인형 / 류시화 소금인형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 시집 (푸른숲 1991) 라즈니쉬 명상가로 더 유명한 류시화 시인 (1957 ~ )에 대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시인이자 번역가이며 본명은 안재찬이다. 충북 옥천 출생이다. 대광고등학교를 거쳐 경희대학교 국문과 졸업했다.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1980∼1982년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으나,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창작활동을 중단하고 구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시작, 이 때 , , , , , 등 명상과 인간의식 진화에 대한 주요 서적 40여 권을 번역하였다. 이 기간 중인 1988년 '요가난다.. 2009. 11. 7.
엽서 두 장 / 이유경 엽서 두 장 이유경 1 하얀 대낮에도 비 내리고 무지개 섭디다 숲 위에 선 무지개는 완벽한 반원에서 무너지고 대서양 쪽에서 꺼먼 구름이 악마처럼 몰려오는 게 보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하루가 지곤 하였지요. 쪼그만 불씨를 돌려 만찬을 초라하게 차려 먹고 다 저문 밤에 빗질하고 있읍니다 그대 보이나요? 2 빛을 머금고 반사하는 예수 초상화 하나 샀지요 침묵의 바다 밑에 가라앉아 그와 나는 늘 마주서고 무료하게 서로 바라보다가 내가 먼저 외면합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과 번개 잠들면 또 악몽이겠네 예수 초상은 언제나 한쪽만 보면서 빛을 머금고 기다려라 기다려라 합니다 그대 들리나요? - 시집 (문학세계사 1983) 이유경 시인(1940 ~ )은 다양한 제재를 소화하여 해학ㆍ풍자를 곁들인 현실 의식과, 특히 .. 2009. 11. 6.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李孝石, 1907∼1942)의 대표적 단편 소설로 1936년 [조광]에 발표되었는데 1930년대를 대표하는 단편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작이다. 이효석은 1933년을 기점으로 사회 의식적 소설을 지양하고, ‘한국적 자연미’를 배경으로 순박한 인간상을 주제로 애욕 문제를 묘사하기 시작했다. 전편에 시적(詩的) 정서가 흐르는 산뜻하고도 애틋한 명작소설이다. 이 소설은 이효석의 문학 세계가 가장 잘 응축된 작품으로, 괴로운 삶의 현장을 묘사하기보다는 인생을 자연과 융화시켜 서정적이고 미학적인 세께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생을 자연과 융화시킨 예술성 시적인 장면 묘사, 유추를 중심으로 한 사건 전개. 황토색 짙은 서경 등이 주제와 잘 어우러지고 있.. 2009. 11. 5.
어떤 개인 날 / 노향림 어떤 개인 날 노향림 낡고 외진 첨탑 끝에 빨래가 위험하게 널려 있다. 그곳에도 누가 살고 있는지 깨끗한 햇빛 두어 벌이 집게에 걸려 펄럭인다. 슬픔이 한껏 숨어 있는지 하얀 옥양목 같은 하늘을 더욱 팽팽하게 늘인다. 주교단 회의가 없는 날이면 텅 빈 돌계단 위에 야윈 고무나무들이 무릎 꿇고 황공한 듯 두 손을 모은다. 바람이 간혹 불어오고 내 등 뒤로 비수처럼 들이댄 무섭도록 짙푸른 하늘. - 시집 (창비 1998) 맑게 개인 하늘을 소재로 한 맑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이 시에서는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빨래가 널려 펄럭인다. 그 빨래를 '햇빛 두어 벌'로 표현하고 있다. 그 햇빛 두어 벌이 "하얀 옥양목 같은 하늘을 더욱 팽팽히 늘인다"는 표현은 읽는 이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빛나는 것으로 환치시.. 2009. 11. 5.
서머싯 몸 장편소설 『인간의 굴레에서』 서머싯 몸 장편소설 『인간의 굴레에서(Of human Bondage)』 영국 작가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1874∼1965)의 대표적 장편소설로 1915년 간행되었다. 국내에서는 「인간의 멍에」라는 제목으로도 번역되었다. 자전적 색채가 짙어 주인공 필립 케어리에게서는 작자 자신의 모습을 다분히 찾아볼 수 있다. 교양소설의 한 전형으로서 제명은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1장의 제목을 땄다. 이 작품에 대하여 작가 자신은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은 자전이 아니라 자전적 소설이다. 감정은 나 자신의 것이지만, 실제로 있던 그대로 사건을 서술하지는 않았다.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나는 과거의 슬픔과 불행한 추억에서 영원히 해방되었다. 나는 이 작품에 당시 내가 알고 .. 2009. 11. 4.
아지매는 할매되고 / 허홍구 아지매는 할매되고 허홍구 염매시장 단골술집에서 입담 좋은 선배와 술을 마실 때였다 막걸리 한 주전자 더 시키면 안주 떨어지고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술 떨어지고 이것저것 다 시키다보면 돈 떨어질 테고 얼굴이 곰보인 주모에게 선배가 수작을 부린다 "아지매, 아지매 서비스 안주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주모가 뭐 그냥 주모가 되었겠는가 묵 한 사발하고 김치 깍두기를 놓으면서 하는 말 "안주 안주고 잡아먹히는 게 더 낫지만 나 같은 사람을 잡아 먹을라카는 그게 고마워서 오늘 술값은 안 받아도 좋다." 하고 얼굴을 붉혔다 십수 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집을 찾았다 아줌마 집은 할매집으로 바뀌었고 우린 그때의 농담을 다시 늘어놓았다 아지매는 할매되어 안타깝다는 듯이 "지랄한다 묵을라면 진작 묵지." - 시집 (시선사.. 2009.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