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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모파상 단편소설 『목걸이(La parure)』

by 언덕에서 2009. 11. 10.

 

 

 

모파상 단편소설 『목걸이(La parure)』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Guy de Maupassant.1850∼1893)의 단편소설로 1882년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헛된 욕심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 준다. 만약 마틸드가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하였다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빚에 쪼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모파상의 단편은 뜻밖의 결말로 읽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도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출생하였으나 아버지가 지독한 난봉꾼으로 결국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노르망디의 전원생활을 경험하고, 10 대 초반에 어머니에 의해 가톨릭 신학교에 들어가나 신부가 될 마음이 없는 그는 학교를 뛰쳐나오고 만다. 1870년 보불 전쟁이 일어나자 프랑스군에 입대했으나 전쟁이 끝나자 문학 지망의 꿈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일거리를 찾아 파리로 간 그는 거기서 해군성 서기관으로 있다가 교육부로 옮겨 1881년까지 근무하고 어머니의 친구이기도 했던 <보바리 부인>의 작가 프로베르에게 본격적이고도 엄격한 문학 교육을 받았다. 1880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비곗덩어리>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고 이후 1891년에 병 때문에 집필 불능이 되기까지 약 10년간 장편 6편, 단ㆍ중편 백수십 편을 썼으며 그 대부분이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말년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파리의 정신 병원에서 사망할 때까지 왕성한 창작력을 발휘한 그는 장편보다는 단편에서 인정을 받았으며 체호프, 포우와 더불어 세계 3대 단편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는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을 완성한 작가로,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파리 서민들의 생활 모습을 소재로 예리한 관찰과 가벼우면서도 객관적인 묘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문장은 명확하면서도 선명하고, 단조롭고 솔직하면서도 매력이 넘쳐흐른다. 「목걸이」와 <여자의 일생>(1883)은 그의 대표작이다.

영화 [목걸이], 2007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틸드는 아름다운 여자이다. 그녀는 자신이 아름다운 만큼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문교부 하급 관리의 아내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그녀는 그런 생활이 불만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문교부장관 내외가 보낸 초청장을 받게 된다. 그 내용은 그들이 여는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것이다.

 마틸드는 기쁨에 들떴지만, 입고 갈 만한 옷이 없다. 남편 르와젤은 여름휴가 비용으로 아내 몰래 저축해 온 돈으로 마틸드의 야회복을 마련하고, 마틸드는 친구인 갑부 포레스티에 부인에게서 눈부신 목걸이를 빌린다.

 파티가 열린 밤, 마틸드는 다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고 품위가 있었으며, 또 애교가 있었다. 그녀는 기쁜 마음에 정신없이 춤을 춘다.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4시. 마틸드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 거울 앞에 다가선 순간 깜짝 놀란다. 목걸이가 없어진 것이다. 마틸드는 남편과 함께 목걸이를 찾기 위해 힘썼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하는 수 없이 그것과 똑같은 것을 사서 주인에게 돌려준다.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르와젤의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다 쓴 것은 물론이고 빚까지 얻어야만 했다.

 그 빚을 다 갚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마틸드는 고생으로 아름다움을 잃었다. 어느 날 그녀는 포레스티에 부인을 만나 목걸이를 돌려주기 위해 고생한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을 들은 부인은 놀라서 말한다.

  “어머나, 그때 빌려준 건 가짜였는데!” 

영화 [목걸이], 2007

 

 여기에 소개하는 「목걸이」는 인간의 헛된 욕심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 준다. 모파상의 단편들은 뜻밖의 결말로 읽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목걸이에도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마틸드가 자기의 분수에 맞게 행동했다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10년이란 긴 세월을 빚에 쪼들리며 살았을까? ‘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한 집안을 몰락시키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결말에서 가짜임이 밝혀진다. 이 극적인 반전은 주인공보다는 오히려 소설을 읽는 독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주인공의 어리석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목걸이를 잃어버렸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였다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을 마틸드 부부는 굳이 숨김으로써 불행을 자초한다, 무엇보다도 친구의 목걸이를 빌리지 않았더라면, 목걸이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마틸드의 허영심이다.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늘 부자가 될 것을 꿈꾸며 낡은 집에 사는 자신을 한탄한 결과, 마틸드는 더 힘들게 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결말의 비극적 반전은 독자들을 놀라게 할 뿐만 아니라, 마틸드의 불행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작가는 목걸이가 가짜라는 포레스티에 부인의 말 외에 더 이상의 서술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깜짝 놀라게 하는 결말을 통해 그다음에 일어날 일은 독자 스스로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이기심과 허영심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또한,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당시 사람들에게 준엄한 경고를 한다.

 요즘 우리 사회 역시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과소비가 팽배해 있는데, 이 소설의 교훈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작가는 자칫 도덕 교과서처럼 무겁기 쉬운 주제를 재미있게 소설적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전략하기야 그 목걸이가 진짜냐 아니냐는 마틸드의 주관적인 감정에는 틀림없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그 뒤의 삶에도 어떤 변화를 줄 것이다뜻밖의 반전이 독자에게 가져다준 진지한 상상력의 작동도 이 작품에 가치를 보탤 수 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우리 삶의 본질적인 양상이다따라서 충격적인 결말(Striking End)이라는 기법은 오히려 그러한 주제의 진지함과 무게를 덜어 버릴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억지스러운 불평 같지는 않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6권 74쪽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