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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가 앨런 포 단편소설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Manuscript Found in a Bottle)』 애드가 앨런 포 단편소설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Manuscript Found in a Bottle)』 미국 시인 · 소설가 애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 1809∼1849)의 단편소설로 1833년 10월에 [Baltimore Saturday Visiter]라는 신문에 처음 발표되었다. '병 속의 수기'라는 제명으로도 번역되었다. 이 소설은 일종의 항해기 형식을 취한 환상 문학으로 심리적 불안과 존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포를 서술한 포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다. 과학적 탐험의 형식을 빌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독자를 인간 이성의 한계와 죽음 이후의 미지 세계로 몰고 간다. 특히 범선 위의 노인들과 남극이라는 공간은 당시 시대의 ‘죽음’과 ‘시간의 종말’을 상징하는 강력한 은.. 2025. 7. 17.
고구려 실존 인물 「온달설화(溫達說話)」 고구려 실존 인물 「온달설화(溫達說話)」 「온달설화(溫達說話)」는 역사 영웅 온달(559∼590)에 얽힌 인물전설로 권 45 열전 제 5 '온달(溫達)'에 수록된 실제 인물의 설화적 전승이다. 역사적 인물 온달은 590년 전사했는데 민간에서 이를 설화화하여 전승시켰다. 그 내용이 에 수록된 것으로 보이는데, 글의 원문은 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글이다. 해당 글에는 당시 민중들의 애국심, 충성심, 무용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미천한 출신인 주인공이 시련을 겪은 후 숭고한 인물로 변한다는 이야기 속에 잘 드러나 있다. 백제의 '무왕설화'도 같은 계열의 작품이다. 이를 소재로 최인훈이 1969년 이라는 소설을 썼는데, 그 소설은 소설과 희곡을 겸용한 특이한 형태로도 유명하다. .. 2025. 7. 16.
이병주 중편소설 『마술사』 이병주 중편소설 『마술사』 언론인 · 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의 중편소설로 1968년 [현대문학]지에 발표되었다. ‘기록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받는 그의 명성에 반하지 않게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기록으로서 가지는 의미뿐만 아니라 한 장 뒤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소설의 미덕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마술사』는 일제 강점기 학병으로 동원되어 미얀마로 간 송인규가 마술을 배운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환각과 사랑에 대해 파헤친다. 『마술사』는 우리 문학에서 자주 다루지 않던 공간인 제삼 세계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인규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학병으로 징집되어 미얀마 전선에 투입되었다. 그곳에서 사형 직전에 놓인 인도 마.. 2025. 7. 15.
기항지(寄港地) 1 / 황동규(黃東奎) 기항지(寄港地) 1 황동규(黃東奎.1938∼ ) 걸어서 항구에 도착했다 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 긴 눈 내릴 듯 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 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 [현대문학] 149호(1967. 6) - 황동규의 시 「기항지 1」은 정착하지 못한 시적 화자의 내면을 .. 2025. 7. 14.
집시(Gypsy)는 어떤 사람들일까? 집시(Gypsy)는 어떤 사람들일까? 집시 추방 나선 佛 사르코지 국내외 비판 고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집시(Gypsy) 추방에 나선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비판여론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사르코지 정부는 불법 체류 집시들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집시 캠핑촌을 해체하는 한편 불법 체류 집시들을 고향인 루마니아나 불가리아 등지로 추방하고 있다. 현재까지 220여 명을 추방했고, 이달 말까지 850명을 추가 추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엔 인권기구와 로마 교황청 및 해외 언론들이 집시 추방을 인종차별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고, 프랑스 정계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비판 대열에 동참하면서 사르코지를 궁지에 빠트리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 2025. 7. 12.
서머싯 몸 단편소설 『사자의 가죽(The Lion's Skin)』 서머싯 몸 단편소설 『사자의 가죽(The Lion's Skin)』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의 단편소설로 1937년 11월 [International Magazine]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이후 1940년 단편집 에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후(戰後) 사회에서 일어난 신분 상승에 따른 개인의 정체성의 위기와 사회적 위선에 관한 내용이다. 주인공 밥 포레스티어는 과거 영국의 하급 계층 출신이었으나, 전쟁 중의 혼란상을 이용해서 미국인 부자 여성과 결혼하여 프랑스 상류 사회로 진입한다. 그러나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여 그는 위기에 처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데 현대 문학에서 자주 다루어.. 2025. 7. 11.
르네 지라르(René Girard)의 모방 욕망 이론(mimetic desire)을 통해 분석한 『파우스트』 르네 지라르(René Girard)의 모방 욕망 이론(mimetic desire)을 통해 분석한 『파우스트』 괴테의 중편소설 에서 주인공 베르테르의 아르베르트를 향한 감정의 모방으로 인해 일어난 파괴적 비극을 그렸다면, 『파우스트』는 지식, 권력, 쾌락, 구원에 이르는 인간의 총체적 '욕망의 모방 구조'를 훨씬 더 깊고 방대하게 탐색한 작품이다. 르네 지라르 (René Girard) 는 자신의 여러 저서에서 감정의 모방 사례를 주로 도스토예브스키의 작품에서 차용했다. 이 '모방 욕망 이론(mimetic desire)'을 괴테의 『파우스트』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르네 지라르의 욕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은 자율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이때 타인의 욕망을.. 2025. 7. 10.
에드거 앨런 포 단편소설 『붉은 죽음의 가면(The Masque of the Red Death)』 에드거 앨런 포 단편소설 『붉은 죽음의 가면(The Masque of the Red Death)』 미국 소설가 · 시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1809∼1849)의 단편소설로 1842년 발표되었다. 『붉은 죽음의 가면』은 에드거 앨런 포의 상징주의적 공포 문학 가운데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괴기담이 아니라, 시간, 죽음, 인간의 허영과 도피 본능에 대한 철학적·형이상학적 탐구다. 포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아무리 문명과 부를 누리더라도, 죽음 앞에선 평등하다는 냉혹한 진실을 냉소적으로 보여준다. ‘붉은 죽음’의 형상은 그 자체로 죽음의 의인화이자 추상화이다. 그는 인간의 인식 바깥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누구도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무력하게 쓰러진다. 이는 .. 2025. 7. 9.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 1 / 이성복(李晟馥)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 1 이성복(李晟馥, 1952∼ ) 언젠가 그가 말했다, 어렵고 막막하던 시절나무를 바라보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고(그것은 비정규직의 늦은 밤 무거운가방으로 걸어 나오던 길 끝의 느티나무였을까)그는 한 번도 우리 사이에자신이 있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았다우연히 그를 보기 전에는 그가 있는 줄을 몰랐다(어두운 실내에서 문득 커튼을 걷으면거기 한 그루 나무가 있듯이)그는 누구에게도, 그 자신에게조차짐이 되지 않았다(나무가 저를 구박하거나제 옆의 다른 나무를 경멸하지 않듯이)도저히 부탁하기 어려운 일을부탁하러 갔을 때그는 또 잔잔히 웃으며 말했다,아니, .. 2025. 7. 8.
김유정 단편소설 『금』 김유정 단편소설 『금』 김유정(金裕貞1908∼1937)의 단편소설로 1935년 [중앙]에 발표되었다. 김유정은 한때 전국을 방랑하다가 일확천금을 꿈꾸며 금광에 몰두하다가 실패하기도 하였는데 이때의 경험이 이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단편소설 『금』은 해학을 배제하고 리얼리즘을 강조한 작품으로, 1930년대 금광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과 생존의 처절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인간의 고통과 물질적 욕망의 충돌을 날카롭게 그려내며, 금은 삶의 희망이자 동시에 인간성을 침식하는 상징으로 그려진다. 단편소설 『금』은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가난과 착취 그리고 인간적인 비애를 냉혹하면서도 담담하게 포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금광이라는 공간을 통해 계급과 생존의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인간이란 존재.. 2025. 7. 7.
연산군은 과연 폭군이었을까? 연산군은 과연 폭군이었을까? 조선 시대 27명의 왕과 519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왕권과 신권이 대립하여 그중 한 세력이 비대해지면 다른 세력이 그를 뒤엎고 정권을 장악하여 국가를 유지했던 정변의 역사로 정의할 수 있다. 현대식으로 이를테면 대통령중심제를 주장하는 세력과 내각책임제를 외치는 세력이 항상 대립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왕권강화를 주장하는 왕실세력과 신권강화를 주장하는 사대부1세력의 대립은 현대의 정당정치에서도 비슷한 면을 찾을 수 있다. ♣ 유교적 이상향을 꿈꾸었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왕을 절대적인 신적 존재라기보다는 사대부의 우두머리 정도로 인식했다. 왕권이 지나치게 강화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자신의 존재와 정통성에 치명타가 될 것임은 뻔한 일이었다. 사대부들은 왕 혼자서.. 2025. 7. 5.
네팔 민담 <죽음은 왜 보이지 않나> 네팔 민담 네팔 민담 는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네팔을 비롯한 히말라야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으로 민속적인 요소와 철학적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다. 네팔 구릉족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은 ‘왜 죽음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과거 죽음이 눈앞에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삶을 마무리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죽음을 보았고, 그에 따라 유언을 남기고 가족과 이별하며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죽음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이 질문에 답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 민담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구릉족 마을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삶의 고단.. 2025.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