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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덕 희곡 『무의도기행(舞衣島紀行)』 함세덕 희곡 『무의도기행(舞衣島紀行)』 월북 극작가 함세덕(咸世德, 1915~1950)이 지은 희곡으로 1941년 4월 월간 [인문평론]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보통학교를 최우수로 졸업한 천명을 데릴사위 삼아 의사로 만들겠다는 한의사 구주부와 그를 뱃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외숙부 공주학의 갈등을 주된 축으로 한다. 천명의 부모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가난 때문에 결국 아들을 바다에 내보낸다. 작품은 그 때문에 죽음을 맞는 주인공 천명의 비극을 보여 준다. 함세덕은 유치진의 제자로서 1935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1950년 6·25 전쟁 중 사망할 때까지 15년 동안 극작활동을 하였다. 1935년부터 1950년까지는 역사적으로 광복·분단·전쟁 등으로 이어진 현대사의 격동기였다. 따라서 함세.. 2024. 1. 11.
옷에게 바치는 송가(頌歌)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옷에게 바치는 송가(頌歌)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1904∼1973) 아침마다 너는 기다린다. 옷이여, 의자 위에서 나의 허영과 나의 사랑과 나의 희망, 나의 육체로 너를 채워 주길 기다린다. 거의 꿈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물을 하직하고 너의 소매 끝으로 들어간다. 나의 발은 너의 발의 빈 구멍을 찾는다. 그렇게 해서 나는 너의 지칠 줄 모르는 성실성에 힘입어 목장의 풀을 밟으러 나온다. 나는 시 속으로 들어간다. 창문으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남자들, 여자들 사실들과 싸움들이 나를 이루어 간다. 나와 맞서서 나의 손을 만들고 나의 눈을 뜨게 하고 나의 입이 닳도록 한다. 그렇게 해서 옷이여 나도 너를 이루어 간다. 너의 팔꿈치를 빼고 너의 실을 끊고 그렇게 해서 너의 일생은 나의 일생의 .. 2024. 1. 10.
황순원 단편소설 『어둠 속에 찍힌 판화(版畵)』 황순원 단편소설 『어둠 속에 찍힌 판화(版畵)』 황순원(黃順元 1915∼2000)의 단편소설로 1952년 [신천지]에 발표되었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사냥꾼 부부의 특이한 체험을 제시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일깨우고 있다. ,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동물에 빗댄 인간사를 다루는 작가의 솜씨를 접할 수 있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 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법적 장치들,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휴머니즘의 정신,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에 대한 애정 등을 고루 갖춤으로써 황순원의 작품들은 한국 현대소설의 전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의 소설들이 예외 없이 보여주고 있는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소설문학이 추구할 수 있는 예술적 성과의 한 .. 2024. 1. 9.
손창섭 단편소설 『광야(廣野)』 손창섭 단편소설 『광야(廣野)』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단편소설로 1956년 [현대문학]에 게재되었다. 이 작품은 해방 전, 만주 벌판에서 아편 밀매상인 한국인 부부가 마적단에게 피살당하는 내용을 그린 소설 이전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처럼 주인공 S를 손창섭 자신이라 칭하는 구절이 나와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임을 짐작게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승두는 손창섭 자신이며 주인공 S를 버리고 만주로 도망간 어머니와 ‘멧돼지 같은 남자’에 대한 복수의 환상이 이미 「광야」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추측 때문이다. 병든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의 친구인 창규와 재혼한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의 죽음의 원인이 재혼남에 있다는 확신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해방 전, 간도에 이주해 살았던 한인들의 삶을 .. 2024. 1. 8.
유치진 희곡 『흔들리는 지축(地軸)』 유치진 희곡 『흔들리는 지축(地軸)』 극작가 유치진(柳致眞, 1905∼1974)이 쓴 연극 대본으로 일제강점기의 탄압상과 조국광복의 환희를 그린 단막 희곡이다. 일종의 사회 상황극이며, 광복 전후, 서울에서 가까운 어느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감동적인 실제감을 전해 주는 계몽적 단막극이라고 할 수 있다. 1947년 1월에 발표된 작품으로 [성문각]에서 출판한 (1971)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한국연극사에서 최초의 본격적인 사실주의 희곡작가로 평가되는 유치진의 창작희곡으로 일제강점기의 탄압과 조국을 되찾은 광복의 기쁨을 객관적으로 그려낸 사실주의적 상황극이자 계몽적 성격을 띤 단막 희극이다. 이 작품에서 주요 등장인물로는 조국의 광복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망을 지닌 청년으로 징병을 피해 다니다 여주.. 2024. 1. 5.
‘노다지’의 어원 ‘노다지’의 어원 광물이 쏟아져 나오는 줄기가 곧 ‘노다지’다. 거기서 출발하여 어떤 이익이 약속되어 있는 일 또한 ‘노다지'라 불리게 되었다. 스페인어의 ‘bonanza(보난사)’ 같은 것인데, 그들의 '보난사'는 '행운' 또는 '번영' 같은 뜻이었던 것이, 미국말로 들어오면서 '노다지'를 뜻하게 되어, 이를테면 북서부에 잇는 주(州)인 '몬타나’의 별칭이 ‘노다지(Bonanza) 주’ 혹은 ‘보고(寶庫: treasure) 주’로 되는 것이며, 그 주가 갖는 모토 또한 스페인어로 ‘오로 이 플라타(Oro y plata: 금과 은)로 되어 이 주에 금은광(金銀鑛)이 많음을 시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건 '엘 도라도(El Dorado: 스페인어로 황금을 뒤집어쓴 나라)'라 불리는 캘리포니아주도 마찬가지긴.. 2024. 1. 4.
김동리 단편소설 『밀다원시대(蜜茶苑時代)』 김동리 단편소설 『밀다원시대(蜜茶苑時代)』  김동리(金東里, 1913~1995)의 단편소설로 1955년 4월호 [현대문학]에 발표되었다. 6ㆍ25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제3회 [자유문학상] 수상작이다. 한국전쟁 당시 문화인들의 불안과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6ㆍ25전쟁 속에서 작가가 겪은 시련과 아픔을 토대로 시대 상황과 작가정신의 의미를 실존적 휴머니즘의 차원에서 탐색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민속적인 소재를 많이 사용하던 창작 태도에서 6ㆍ25 전쟁을 소재로 한 실존적 휴머니즘의 세계로 변화한 김동리의 창작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1ㆍ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가서 ‘밀다원’이라는 다방에 드나들던 문인들을 모델로 하여 그 시대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 2024. 1. 3.
이강백 희곡 『봄날』 이강백 희곡 『봄날』  이강백(李康白. 1947∼ )의 희곡으로 늙은 홀아비와 일곱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10장으로 된 연극 대본이다. 1984년 9월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늙음과 젊음, 겨울과 봄이 만들어내는 갈등과 화해를 잔잔하고 아름답게 그리며 노년기의 아버지, 장년기의 장남, 청년기의 자식들, 소년기의 막내와 동녀(童女)로 구성된다. 「봄날」은 1984년 봄에 창작되었다. 그해 제8회 [서울연극제]에서 대상ㆍ연출상과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극단 [성좌]가 같은 해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권오일 연출, 오현경, 박웅, 이승철 등 출연)했다. 극단 [성좌]는 이 작품으로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해 대상, 연출상, 미술상을.. 2024. 1. 2.
손창섭 단편소설 『유실몽(流失夢)』 손창섭 단편소설 『유실몽(流失夢)』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단편소설로 1956년 3월 [사상계]에 발표되었다. 손창섭은 김성한ㆍ장용학 등과 더불어 1950년대 문학사를 빛낸 작가다. 천성이 비사교적이고 외곬이어서 문단의 기인으로 알려졌으며, 착실하고도 사실적 필치로 이상인격의 인간형을 그려내어 1950년대의 불안한 상황을 작품에 잘 드러냈다. 독특한 시니시즘의 필치, 불의에 참지 못하는 다혈질의 성격 창조, 거침없이 파국으로 몰고 가는 주제의 결말은, 종래의 상식적인 문학관을 크게 뒤바꾸어 놓았다. ‘꿈을 잃는다’라는 뜻의 단편소설 「유실몽」은 1950년대 전후문학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며 손창섭의 단편 가운데 가장 완벽한 구도와 주제를 갖춘 원숙한 표현과 문장 기법의 작품이기도 하다.. 2024. 1. 1.
‘총각김치’의 어원 ‘총각김치’의 어원 한때 인기 절정에 있던 가수 현미가 한창때 허스키 보이스로 불러댄, 조금쯤 노란 인상을 풍기는 노래가 있었다. “……달콤한 총각김치 새큼한 그 맛…….” 열무김치도 아니다. 김장 때 보노라면, 서울 사람들은 이 총각김치를 담근다. 노래 말마따나 새콤한 맛도 맛이려니와 이빨에 안기는 딴딴한 감촉이 또한 특별한 미각을 곁들여 준다. 어느 익살꾸러기가 이런 말을 하면서 웃었다. “총각감치가 있으면, 처녀김치도 있을 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처녀김치’라는 것은 물론 없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대꾸해 줄 수밖에 없다. “그래, ‘죄(罪)스럽다’라는 말 있대서 ‘벌(罰)스럽다’는 말 반드시 있던가? 아니면, 좌천(左遷)이라는 말이 있대서 ‘우천(右遷)’이란 말 반드시 있던.. 2023. 12. 29.
테네시 윌리엄스 희곡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테네시 윌리엄스 희곡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Tennesee Williams.1911∼1983)의 희곡으로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955년 3월 E. 카잔의 연출로 뉴욕에서 초연되었다. 내용은 미시시피의 부유한 농장주 일가의 재산을 둘러싼 싸움을 배경으로 가정이라는 옛 질서의 붕괴와 고독, 동성애, 부부생활의 위기 등이 묘사되어 있다. 1971년 출간된 에는 윌리엄스가 처음 쓴 오리지널 판과 브로드웨이 판이 나란히 있다. 오리지널 판이 자신의 기만으로 결국 패배하게 되는 브릭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브로드웨이 판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브릭이 매기에게 “당신을 존경해요”라고 말하는데, 이는 정신적으로 절망상태에 빠졌던 브릭이 .. 2023. 12. 28.
잭 런던 장편소설 『야성의 부름(The Call of the Wild)』 잭 런던 장편소설 『야성의 부름(The Call of the Wild)』 미국 작가 J. 런던(Jack London.1876∼1916)의 장편소설로 1903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발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런던의 작가적 지위를 확립시켜 주었다. 런던은 극히 변화무쌍한 반평생을 보낸 후 문학을 지향하여 1900년에 처녀작을 낸 이래 죽을 때까지 16년간에 50여 권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는 사회주의를 신봉하여 (1908), 기타 사회주의적 소설 및 평론을 냈으며,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세상과 동떨어진 유전적 상태를 다루는 「야성의 절규(부름)」(1903)와 같은 순수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써내었다. 어쨌든 그의 거친 필치를 보더라도 그는 자기가 지니는 본래의 욕구와 신봉하는 사상과의 갈등 속에서 무.. 2023.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