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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단편소설 『짖지 않는 개』 염상섭 단편소설 『짖지 않는 개』 염상섭(廉想涉. 1897∼1963)의 단편소설로 1953년에 발표되었다. 염상섭은 이 작품으로 1956년 [아시아자유문학상]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한만국경지대(韓滿國境地帶)의 불안한 상황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염상섭은 1936년 만주로 건너가 [만선일보]의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활동하였다. 이때의 경험이 작품의 배경을 이루었다고 짐작된다. 해방 후 귀국하여 1946년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되었으며, 주로 가정을 무대로 한 인륜 관계의 갈등과 대립을 그린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의주에서 삼팔선에 이르기까지의 도정을 그린 , 옥임의 정신적 파산과 정례의 경제적 파산을 통해 당대의 세태를 적실하게 표현한 , 그리고 인민군 치하의 서울의 모.. 2024. 2. 20.
김동인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 김동인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 김동인(金東仁, 1900~1950)의 단편소설로 1932년 [동광(東光)] 28호에 발표되었다.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이지만 강한 휴머니티가 깔려 있다. 횡보(橫步) 염상섭(廉想涉)을 모델로 하였다 하여 큰 논쟁이 벌어져 두 사람(김동인과 염상섭) 사이에는 오랫동안 불화를 만든 작품이다. 김동인은 우리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서 근대 단편 소설의 개척자이다. 구어체 문장을 확립했으며, 전 시대의 계몽문학을 거부하고 자연주의 문학을 시도했다. 단편, 역사소설, 평론, 수필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을 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자연주의, 탐미주의, 민족주의, 낭만주의 등 여러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향은 작품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기도 하지만 같은 작품 속에서도 상반되.. 2024. 2. 19.
고령자에게 주어진 권리는 포기하는 편이 낫다 고령자에게 주어진 권리는 포기하는 편이 낫다 노인들이 좀 더 사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난치병의 권위자로 불리는 명의가 자주 소개되는데, 시간과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한 달에 수십 명밖에 수술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젊은 사람부터 수술대에 오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치료에 필요한 백신이 한정되어 있다면 수혜 받을 고령자로서 먼저 수혜 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제도나 의료 수혜에서 만인은 평등합니다. 따라서 고령자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양보해야 합니다. 국가가 고령자를 버리는 것이 아니고, 젊은이가 권리를 양도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닌, 고령자가 자신의 의지로 또는 미학으로서 양보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고령자의 양보가 당연한 미덕으로.. 2024. 2. 17.
이청준 단편소설 『조율사(調律師)』 이청준 단편소설 『조율사(調律師)』 이청준(李淸俊.1939∼2008)의 단편소설로 1972년 발표되었다. 이청준의 소설을 일컬어 흔히 '관념소설' 또는 '심리소설'이라 한다. 그의 소설 중에는 관념적, 심리적 소재를 다룬 것이 다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청준은 본격 심리 소설가는 아니다. 그는 심리, 즉 마음씀과 이치에 대하여 과학적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청준의 소설은 오히려 '의식 소설'이란 용어가 어울릴 듯한데, 그 대표적 작품이 『조율사』이다. 이 작품은 일단의 젊은 문인들의 문학적 좌절과 인생적 좌절을 다루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나'는 소설 쓰기를 중단한 지 오래된 소설가 즉, 좌절된 소설가이며 연애에 실패한 좌절된 청년이다. 그뿐 아니라 늙은 어머니와 친척들의.. 2024. 2. 16.
차범석 희곡 『불모지(不毛地)』 차범석 희곡 『불모지(不毛地)』 극작가 차범석(車凡錫.1924∼2006)의 2막 희곡으로 1957년 [문학예술]지에 발표되었다. 차범석의 희곡집 (1961)에 수록되어 있다. 전2막으로 이루어진 장막극이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최노인 일가의 비극을 통해 근대화 과정에서 비롯된 가족해체와 가치관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세태고발적인 성격이 강한 사실주의극이다. 이 작품에서는 두 가지 요소가 피폐한 삶의 의미로서의 '부모'라는 주제를 구체화시켜 주고 있다. 첫째는, 작품의 배경이다. 근대화되어 가는 도시의 한복판에 남아 있는 구식 한옥이 그것이다. 둘째는 작품의 등장인물의 성격이다.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자식들과 옛것을 고집하는 노인 사이에 성격적 대립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2024. 2. 15.
발자크 중편소설 『샤베르 대령(Le Colonel Chabert)』 발자크 중편소설 『샤베르 대령(Le Colonel Chabert)』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Honore de Balzac.1799∼1850)의 중편소설로 1832년 발표되었다. 발자크가 청년기를 막 끝내고 본명으로 첫 소설 (1929)을 발표한 후, 을 구상하기 시작한 시기에 쓰여진 초기 대표 단편들이다. 삶의 총체성을 드러내어 풀어내는 그의 장편소설과 달리, 중·단편소설에서 발자크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과 반전을 빠르게 증폭시키며 삶에 대한 통찰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중편소설「샤베르 대령」에서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자라는 익숙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재기발랄한 이야기꾼 발자크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남편이 살아돌아온 걸 알고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하.. 2024. 2. 14.
오정희 단편소설 『바람의 넋』 오정희 단편소설 『바람의 넋』  오정희(吳貞姬.1947∼)의 단편소설로 1982년에 발표되었다. , , , 등과 함께 그의 대표작 중의 한 편이다. 작가 오정희의 소설은 사건의 기술이 아니라, 의식의 내면세계의 묘사로 이루어진다. 오정희의 인물들은 타인들과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 나와 타인의 관계라는 점에서 보면, 오정희 소설이 주는 한 인물의 의식 세계는 타인 존재를 무화(無化)시키는 유아론적(唯我論的) 고립의 세계이다. 타인의 존재는 그 존재를 겁탈당하고 인식의 대상이 되어 버리며, 나와 타인의 대립 관계가 아니라 이익 관계가 되는 것이다. 나의 의식 세계는 나와 타인의 대립 관계를 나와 대상의 관계로 바꾸어 버리는 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세중은 자기 자신을 평범하고 모질지 못한 남자로.. 2024. 2. 13.
손창섭 장편소설 『부부(夫婦)』 손창섭 장편소설 『부부(夫婦)』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장편소설로 1962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 1962년 7월 2일부터 그해 12월 29일까지 [동아일보]에 총 164회로 연재되었고, [정음사]에서 단행본으로 바로 간행되었다. 기생의 아들인 ‘나’(차성일)와 근엄한 윤리주의자 아내(서인숙)의 부부 문제를 중심으로, 1960년대 당시의 일상적ㆍ통속적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장편소설 『부부』는 전통적인 부부 관계가 전도된 상황에서 성과 사랑의 갈등 양상을 전면에 내세워 연재 당시 많은 대중의 비판과 관심을 받았다. [세대] 지와의 대담에서 작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여론의 지나친 관심은 작가가 작품 의도와 구성을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 가정의 부부 관계를 통해 애정의 .. 2024. 2. 12.
타인의 친절을 기대하지 말고 대가를 지불한다 타인의 친절을 기대하지 말고 대가를 지불한다 (전략) 70세 이상 노인 수를 계산해서 버스 운행에 들어가는 비용, 즉 연료비와 보험료 등을 고려한 적정 요금을 징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고령자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공짜나 다름없어서 심심풀이로 버스를 탄다.”고 말하는 노인도 상당수입니다.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는 노인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제도임이 틀림없지만, 사회가 제공해 주는 것은 일단 받고 보자는 못된 근성에 악용될 때도 많다는 견해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특히 버스 요금을 낼 능력이 없는 노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요금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인 미우라 슈몽도 버젓한 후기 고령자입니다. 그러나 .. 2024. 2. 10.
윌리엄 포크너 장편소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As I Lay Dying)』 윌리엄 포크너 장편소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As I Lay Dying)』 미국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1897∼1962)의 장편소설로 1930년 발표되었다. 국내에서는 또는 라는 제명으로도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미국 남부의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시골 아낙의 죽음과 그녀의 가족이 겪는 슬프면서도 기묘한 장례 여행을 통해 삶과 죽음, 선과 악, 운명과 욕망에 대한 무거운 성찰을 담고 있는 포크너의 초기 걸작 중 하나이다. 포크너는 미시시피 주에서 일생을 보내며 이 지역을 거의 모든 자기 작품의 배경으로 삼았다. ‘요크나파토파’라는 가상의 마을을 설정하고, 이곳에서 남부인의 몰락해 가는 운명과 정서를 심도 깊게 파헤친 그의 작품은 흔히 요크나파토파 연작이라고 불릴 정도.. 2024. 2. 9.
'설ㆍ살'의 어원 '설ㆍ살'의 어원 중국 당대(唐代)의 유명한 시인 유정지(劉廷芝)의 시에,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해마다 꽃은 그 꽃이언만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아니하네.) 라는 대목이 있어서 오늘날에도 덧없는 인생을 빗대어 곧잘 인용되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작품은 송지문(宋之問)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정지는 송지문의 사위였는데, 그 시가 하도 그럴싸해서 장인이 그것을 달라고 했으나, 불응하므로 죽여버렸더라는 이야기와 함께. 유정지의 시에는, [今年花落顔色改 明年花開復誰在] (올해 꽃이 지니 용태가 변하누나. 내년 꽃 필 때 뉘라서 그 꽃과 함께 있을 수 있다 하겠는가.) 하는 것도 잇는데, 전자와 궤(軌)를 같이 한 채, 역시 인생의 무상(無常)을 노래하고 있다. 나이 드는 것은 설운 일이고, .. 2024. 2. 8.
프리드리히 실러 희곡 『군도(群盜)』 프리드리히 실러 희곡 『군도(群盜)』  독일 시인·극작가 J.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1759∼1805)의 처녀작 5막 15장의 희곡으로 1781년 발표되었다, 다음 해 [만하임 극장]에서의 초연으로 일약 슈투름 운트 드랑(Sturm und Drang-질풍노도) 시대의 대표작이 되었다. '슈투름 운트 드랑'은 1770년에서 80년에 걸쳐 독일에서 일어난 문학운동이다. ‘질풍과 노도(怒濤)를 뜻하는 이 운동은 계몽주의 사조에 반항하면서 감정의 해방ㆍ독창ㆍ천재를 부르짖었으나, 당시 사회적 기반이 부족한 탓에 그 영역은 문학에만 국한된 채 단 기간에 소멸되었다. 이 작품은 1871년에 발표한 프리드리히 실러의 대표희곡으로 순진하고 용감한 주인공 지방 영주 .. 2024.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