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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225

꿈 이야기 꿈 이야기 1. 송년회 고교 반창회가 열렸고 이번에는 평소보다 많은 숫자인 8명이 참석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동욱이는 몇 년 만에 참석했는데, 손주를 본 탓인지 완전한 늙은이가 되어있었다. 대학교수인 원일이는 해당 학과가 폐과(廢科)되어 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하게 되었다며 시무룩해 있었다. 장소는 횟집이었고 동해에만 난다는 가자미회가 준비되어 있었다. 생선회 뿐만 아니라 서비스로 나온 삶은 문어와 고동, 멍게 등이 먹을 만했다. 누군가가 소맥을 돌리기 시작했고 몇 순배 돌자 다들 취색이 짙어갔다. 그날의 주제는 단연 MS 박이었다. 불쌍하다는 의견이 소수 있었지만 의식수준이라는 측면에서 뭔가 모자라도 아주 모자라는 인물이고, 또 파렴치 하다 의견이 주류였다. 그렇게 모자라는 이를 주군(主君)으로 모시는 정파.. 2016. 12. 2.
초겨울 주변 초겨울 주변초겨울 주변 마종기(1939 ~ ) 겨울은 맨 먼저 혼자 쓸쓸히 내 팔짱에 오고 조용히 바람 소리 내고 손바닥에 흘러내린다 내가 좋아하던 나그네는 벌써 빗장을 걸고 잠이 들었지. 때없이 허허로움은 늦저녁 긴 그림자 같다. 그림자 밟고 가는 구둣소리 같다. 용기가 없어도 오다가.. 2016. 11. 25.
늦가을 풍경 늦가을 풍경 지난 주말에는 아주 어렵게 짬을 내어, 오랜 벗 두 명과 함께 경북 영양군이라는 곳으로 갔다. 조지훈 생가와 이문열 소설 ‘변경’의 배경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저물어 가고 있는 가을의 고택(古宅)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조지훈 문학관은 시인의 유품이 많이 보존되어 있어 .. 2016. 11. 11.
추일서정(秋日抒情) 추일서정(秋日抒情)♣ 최근에 찍은 사진 몇 장을 골라보았다. 마지막 사진은 경주에 함께 동행한 사진반 진사님이 내 모습을 찍어주셨다. 경주를 방문한 그날, 도시는 관광객이 없어 텅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지진의 여파 때문일 것이다. 그 때문인지 그곳 식당가의 바가지 상혼은 극에 달.. 2016. 11. 4.
10월의 빛 10월의 빛10월 초에도 날씨가 더워서 반팔을 입곤 했는데 이제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지난 학기에 이어, 이왕 배운 김에 끝까지 하자는 생각에, <사진예술 중급반>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학기 매주 1회,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인데 그날은 피로가 극에 달하곤 하지요. 지난 학기.. 2016. 10. 20.
근경일기(近頃日記) 근경일기(近頃日記) 9월 14일 (수) 연휴 시작. 열차를 타고 부산에서 밀양을 왕복하다. 시내와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한 밀양성당은 언제나 조용해서 쓸쓸한 느낌마저 든다. 영남루가 내려다 보이고 코스모스가 곳곳에 피어있다. 성당 뒷편 『천상낙원』이 공식명칭인 건물, 그곳의 납골당.. 2016. 9. 23.
2016 Summer, Taiwan 2016 Summer, Taiwan 여행기를 한 번 써보려다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이유는 '너무 더워서'다. 더위를 피해서 에어컨을 마음껏 틀 수 있는 나라로 갔고, 돌아오면 더위가 한풀 꺾일 것 같았다. 웬걸,……. 돌아오니 여전히 무더위는 극성이고 변한 것은 없다. 남은 것은 몇 장의 사진뿐이다. 이.. 2016. 8. 26.
이별가 이별가(離別歌) 박목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 2016. 6. 24.
적요(寂寥) 적요(寂寥) 너는 떠나고 나는 홀로 남아있다. 나는 말하지 않는 물음으로 너의 안부를 물었는데 너는 말 못하는 침묵으로 내게 답해서 나는 알게되었다. 갈 사람 올 사람 모두가 사라졌다. 다른 삶도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네. 생각 닮은 우리 몸 담은 이 생에서. 뭐든 물러가는 이치는.. 2016. 6. 23.
사진 이야기 사진 이야기 어제는 모 대학 사회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사진 수업의 마지막 날이었다. 지난 3월에 시작하여 넉 달 동안 매주 1회 3시간씩 ‘사진예술초급반’이라는 수업을 받은 것인데 나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 매주 하루를 세 시간이나 비운다는 것이 부담스러웠.. 2016. 6. 16.
초여름, 산복도로(山腹道路) 초여름, 산복도로(山腹道路) '산복도로(山腹道路)'는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산[山]의 중턱[腹]을 지나는 도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경사지까지 개발이 이루어진 후, 가장 위쪽에 자리한 도로를 의미한다. 지난 휴일에는 산복도로를 걸어 보았다.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젊은 부모.. 2016. 5. 25.
초파일 삼광사 연등 초파일 삼광사 연등 ☞초파일 : 음력 4월 8일 석가머니 탄생일을 초파일이라고 하여, 고려 중엽부터 조선에 걸쳐 지켜 온 명일이다. 특히 이 날은 ‘관등절(觀燈節)’이라 하여 조정으로부터 일반 민가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의 등을 만들어 켜고, 밤이 새도록 노래와 춤으로 즐겼으나, 차.. 2016.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