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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533

김주영 장편소설 『화척(禾尺)』 김주영 장편소설 『화척(禾尺)』 김주영(金周榮, 1939~)의 장편 역사소설(전5권)로 1988년 [한국일보]에 연재를 시작하였고, 이후 연재가 중단되었다가 1995년 전 5권으로 [문이당]에서 완간하었다. '화척'은 수렵 등으로 생활해 나갔던 유랑민들을 가리키는 말로 ' 양수척(楊水尺)'이란 말과 같은 말이다. 작가는 출세작 객주(客主)>에서처럼 각권 말미마다에도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옛말들과 순우리말의 풀이들을 실어놓았는데 '통일이 되면 개성의 옛 거리와 북한의 고어들을 살리기 위해 작품을 더 손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소설은 고려의 국운이 쇠락해가던 의종 말년, 정중부가 일으킨 반란에서부터 최충헌이 집권하기까지의 28년여 세월을 다루고 있다. 고려 무신정권이라는 정치적 격변과 혼란.. 2025. 1. 29.
오정희 단편소설 『순례자의 노래』 오정희 단편소설 『순례자의 노래』 오정희(吳貞姬. 1947∼ )의 단편소설로 , , 등과 같은 해인 1983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의 삶을 다루면서 타인 즉, 남편에 의탁된 삶을 사는 데서 생겨난 무의미한 삶을 서술하고 있다. 작가는 섬세한 내면 정경을 묘사하면서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을 섬뜩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을 써왔다. 초기에는 육체적 불구와 왜곡된 관능, 불완전한 성(性) 등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타인들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철저하게 단절되고 고립된 채 살아가는 인물들의 파괴 충동을 주로 그렸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에는 중년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의 존재보다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여성성을 찾는 작업에 주력하였다. 단편소설「순.. 2025. 1. 7.
최인훈 중편소설 『구운몽』 최인훈 중편소설『구운몽』 최인훈(崔仁勳. 1936.∼2018)의 중편소설로 1962년 4월 [자유문학]에 발표되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존재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정치적 알레고리와 초현실적 서사를 결합한 독창적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꿈속에서 벌어지는 듯한 장면들과 인물의 내면 여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혼란과 인간의 본질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구운몽』은 초현실적 요소와 정치적 메시지를 결합해 20세기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할(선생님, 사장, 혁명군 지도자)은 개인의 정체성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얼마나 쉽게 정의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사회적 기대 사이.. 2024. 12. 18.
윤성희 단편소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윤성희 단편소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윤성희(1973~)의 단편소설로 2005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그리고 있는 현실은 그것이 가진 감각적인 현재의 다채로움이다. 독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역사적 삶으로 이 소설을 끌어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가 2001년 이 연이어 에 실렸다. 으로 2011년 1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편소설「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는 독자들이 원하는 서사로 향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장점은 여전히 비루한 주변부 모더니티의 개체적 삶의 국면을 생생하게 .. 2024. 12. 12.
최인훈 장편소설 『서유기』 최인훈 장편소설 『서유기』 최인훈(崔仁勳. 1936∼2018)의 장편소설로 1966년 5월 [문학]지에 발표되었다. 이후 1971년 [을유문화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의 속편인 『서유기』는, 주인공 독고준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파격적 서사 실험을 선보인다. 한반도 지식인의 존재론적 고민과 고뇌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저자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극단에 놓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와 동명의 작품이지만 완전히 다른 현대적  ·  철학적 접근을 담고 있다. 인간 존재와 이상향에 대한 성찰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와 역사적 현실을 탐구하는 상징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현실 세계와 비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전작 의 주인공 독고준이 다시 .. 2024. 12. 10.
최인석 단편소설 『인형만들기』 최인석 단편소설 『인형만들기』 최인석(崔仁碩, 1953~)의 단편소설로 1991년 [한길사]에서 간행한 동명소설집의 표제작이다. 최인석은 1980년 희곡 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극작가로 등단했으며, 1986년 [소설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하였다. 최인석의 소설은 그로테스크한 인물들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다운 삶에 대한 아웃사이더의 열망을 그려내는 것이 큰 특징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90년대 서울의 한주빌딩 본관. 한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지상 23층, 지하 5층에 4대의 고속 승강기가 가동 중인 호화 빌딩이다. 조경현 차장은 승강기 옆 벽면에 붙어있는 '투쟁', '차별 철폐' 등의 구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승강기에 오른다. .. 2024. 11. 29.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소설가·영화감독 손원평(孫元平, 1979~)의 장편소설로 2017년 발표되었다. 감정적 연결, 회복력 그리고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를 다룬 감동적인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능력이 제한되는 알렉시타임증이라는 질병을 앓는 소년이다. 윤재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소설은 인간다움의 의미와 감정이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얘기한다. 감정 없는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끄는 윤재의 독백 안에서, 독자는 윤재가 느껴야 할 오만가지 감정을 대신 느끼게 된다. 감정의 무게와 오묘함, 성장의 아픔과 경이로움 등이 휘몰아치는 서사 안에서 독자를 압도하며, 현실에서라면 다만 문제아이자 피하고 싶은 두 소년인 윤재와 곤이를 독자는 오롯이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다.. 2024. 11. 21.
황순원 단편소설 『학(鶴)』 황순원 단편소설 『학(鶴)』 황순원(黃順元 1915∼2000)의 단편소설로 1953년 [신천지]지에 발표되었다. 『학』은 1953년 6ㆍ25 전쟁이 막 휴전으로 치닫던 시기에 쓰인 작품으로 1956년 [중앙문화사]에서 간행된 단편집의 표제작이다. 단짝으로 같이 자란 두 친구가 6ㆍ25라는 민족적 비극에 의해서 서로 반대편으로 갈라진다. 그러나 결코 변하지 않는 인간미가 두 사람의 동질성을 회복시켜 준다는 내용이다. 황순원 특유의 서정적 감각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6ㆍ25라는 전쟁의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이념의 편에 서게 된 성삼과 덕재가 이념을 뛰어넘어 우정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즉, 이데올로기에 따라 적으로 맞서게 된 두 젊은이의 갈등을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린 ‘학’을 통해 .. 2024. 11. 20.
김주영 단편소설 『새를 찾아서』 김주영 단편소설 『새를 찾아서』 김주영(金周榮.1939∼)의 단편소설로 1987년 발표되었다. 김주영 소설은 농촌을 배경으로 할 때는 토속적인 공간을 무대로 하여 향토색 짙은 언어와 현장감 있는 비어·속어·해학을 구사하고, 도시를 배경으로 할 때는 소외된 인간에 대한 니힐한 묘사를 한다. 그리고 동물적인 환경 속에서의 생존에 대한 진한 회의와 이를 통한 비극적인 정황을 제시하는 특징이 있다.  김주영의 소설 중에는 떠남과 돌아옴을 큰 줄기로 삼은 소설이 있다. 가 그러하다. 부재하던 아버지의 돌아옴 그리고 어머니의 떠남, 어느 겨울날 삼례가 찾아오고 다시 떠남 등은 작품 전체의 뼈대가 됨과 동시에 작품에 긴장감을 준다. 단편소설 「새를 찾아서」는 떠남과 돌아옴이라는 주제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작품으로 보.. 2024. 11. 14.
이광수 장편소설 『재생(再生)』 이광수 장편소설 『재생(再生)』 이광수(李光洙, 1892~1950)의 장편소설로 1925년 발표되었다. 작자의 이상주의적 경향의 인생관을 종교적인 측면에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광수는 초기의 기독교사상에서 후기의 불교적 사상으로 변모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기독교에서 자신의 이상을 발견한 춘원의 사상은 이 작품 『재생』으로 대표된다. 『재생』은 [동아일보]에 1924년 11월 9일부터 1925년 3월 12일까지, 그리고 다시 1925년 7월 1일부터 9월 28일까지 연재되었다.  이 작품은 이광수가 척추카리에스 수술로 석 달간 연재를 중단하면서도 끝내 작품을 완성한, 작가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순영이라는 한 여주인공의 타락과 재생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마지막 자살이라는 순.. 2024. 11. 5.
손창섭 장편소설 『삼부녀(三父女)』 손창섭 장편소설 『삼부녀(三父女)』 손창섭(孫昌涉. 1923~2010)의 장편소설로 1969년 12월 30일부터 1970년 6월 24일까지 [주간여성(한국일보사)]에 20회 연재되었다. 손창섭이 사망한 2010년 [예옥]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한국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손창섭이 한국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발표한 마지막 작품으로, 2024년 현재의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가족해체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의 문학적 완성도는 높지 않아서 대중소설로 분류되어야 하지만 1970년에 발표되었고, 원조교제, 계약 가족 등 파격적인 이야기 구성 등은 한국의 인습적인 가족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 가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 2024. 10. 31.
김동인 단편소설 『수정비둘기』 김동인 단편소설 『수정비둘기』 김동인(金東仁. 1900∼1951)의 단편소설로 1930년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매일신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어떤 외로운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불치병에 걸려 고통받으며, 어느 날 저녁 해안 도시를 걷다 만난 열두 살 소녀 영애와 마주친다. 소녀의 순수하고 맑은 눈에 감동한 젊은이는 자신의 시곗줄에서 수정으로 만든 비둘기를 떼어 소녀에게 선물로 준다. 이후 시간이 흘러, 젊은이는 병이 점점 악화하여 죽음을 기다리게 된다. 그는 종종 소녀 영애의 맑은 눈을 떠올리며 위안으로 삼는다. 병세가 심각해지면서도 젊은이는 소녀와의 짧은 만남에서 느꼈던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 젊은이는 유서를 남겨 자신이 선물했.. 2024.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