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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10

파평 윤씨(坡平尹氏)가 잉어를 먹지 않는 이유 파평 윤 씨(坡平尹氏)가 잉어를 먹지 않는 이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족보가 가장 발달한 나라답게 여러 성씨들과 관련된 사연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선조들과 관련된 특정 동식물을 기피하는 성씨도 있다. 파평 윤 씨가 잉어를 먹지 않는 것, 경주 이 씨가 자라를 먹지 않는 것이 그런 예다 (경주 이 씨가 자라를 먹지 않는 이유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 파평 윤 씨가 잉어를 먹지 않는 이유는 시조 윤신달(893 ~ 973) 및 후손 윤관 장군(? ~ 1111)의 설화와 관련이 있다. 파평 윤씨의 시조인 윤신달(尹莘達 : 893(진성여왕 7)∼973(광종 24))은 통일신라 말 고려 초의 인물로 파주군 파평면 늘노리에 있는 용연(龍淵)에서 태어났다. 화신(華莘)이라고도 불렸으며, 파평 윤 씨(坡平.. 2022. 8. 28.
영화 <동주>와 '생각' 영화 와 '생각' 영화 는 이준익이 감독한 흑백 화면 영화로 2016년 2월에 개봉되었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고종사촌인 송몽규1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며, 옥중에서 윤동주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교차적으로 구성하여 진행된다. 이준익은 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것에 대해 컬러는 윤동주를 현재로 불러오는 듯한 느낌인 반면 흑백은 현재의 우리가 그 시대로 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윤동주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제 시대의 북간도, 윤동주와 동갑내기 고종사촌지간인 송몽규는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시인을 꿈꾸는 청소년 윤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송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은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 2017. 9. 6.
나는 당나귀가 좋아 나는 당나귀가 좋아 프란시스 잠(Francis Jammes : 1868 ~ 1938) 물푸레나무 긴 울타리를 끼고 걸어가는 순한 당나귀가 나는 좋다. 당나귀는 꿀벌에 마음이 끌려 두 귀를 쫑긋쫑긋 움직이고 가난한 사람들을 태워 주기도 하고 호밀이 가득 든 부대를 나르기도 한다. 당나귀는 수챗가에 가까이 이르면 버거정거리며 주춤 걸음으로 걸어간다. 내 사랑은 당나귀를 바보로 안다. 어쨌든 당나귀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당나귀는 언제나 생각에 젖어 있고 그 두 눈은 보드라운 비로드 빛이다. 마음씨 보드라운 나의 소녀야, 너는 당나귀만큼 보드랍지 못하다. 당나귀는 하느님 앞에 있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 닮아서 당나귀는 보드랍다. 당나귀는 피곤하여 가벼운 모양으로 외양간에 남아서 쉬고 있다. 그 가련한 작은 발은.. 2014. 9. 11.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5년 2월 시인이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후 3년 뒤에 발간된 유고 시집이다. 이 시집은 출간 과정까지 극적인 과정이 있었다. 지면에 공식적으로 시를 발표한 적이 없었던 시인은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면서 처음 시집을 내려고 그동안 썼던 시를 모았다. 77부 한정판으로 출간하기로 하고 필사로 3부를 만들었으나 시집 출판은 좌절되고 시인은 투옥됐다. 당시 필사본 한 권이 기적적으로 남아 경향신문에 게재되면서 31편을 실은 유고 시집이 발간된다. 한국문학사에 윤동주라는 ‘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시집은 1948년 정음사(正音社)에서 간행되었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 졸업 기념으로 19편의 자선시(自選詩)로 발간하려다 실패했고, 일본 .. 2013. 2. 26.
병원 / 윤동주 병원 윤동주(1917~1945)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 -시집 (1948)- 산문체의 일기로도 느.. 2012. 6. 11.
암흑기를 빛낸 별의 시인 윤동주 암흑기를 빛낸 별의 시인 윤동주(尹東柱.1917.12.30∼1945.2.16) 시인. 북간도 명동촌(明東村) 생. 아명은 해환(海煥). 기독교 장로인 조부의 영향을 받고 성장, 평양 숭실 중학을 다니다가 용정(龍井) 광명중학(光明中學) 전학, 졸업(38). 연희 전문 문과 졸업(41) 후 일본 입교대(立敎大) 영문과 입.. 2012. 5. 19.
조영남(趙英男)을 위한 변명(辨明) 조영남(趙英男)을 위한 변명(辨明) 지난 3월 22일, 가수 조영남씨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lt;일본을 돕기 위한 음악회&gt;에서 민족시인 윤동주 시인의 대표시 '서시'를 가사로 한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 여론의 맹비난을 받았다. 신문기사나 네티즌들의 의견을 살펴보니 '어려움에 처한 일.. 2011. 4. 2.
잊지 못할 윤동주 / 정병욱 잊지 못할 윤동주 정병욱(1922~1982) 윤동주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가 즐겨 거닐던 서강 일대에는 고층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창냇벌을 꿰뚫고 흐르던 창내가 자취를 감추어 버릴 만큼, 오늘날 신촌은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달 밝은 밤이면 으레 나섰던 그의 산책길에 풀벌레 소리가 멈춘 지 오래고, 그가 사색의 보금자리로 삼았던 외인 묘지는 계절 감각을 상실한 지 오래다. 그가 묵고 있던 하숙집 아주머니는 어쩌면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마는 것이지만, 동주에 대한 나의 추억은 조금도 퇴색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 내가 동주를 처음 만난 것은 1940년, 연희전문학교 기숙사에서였다. 오똑하게 솟은 콧날.. 2011. 1. 20.
원본대조 윤동주 전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원본대조 윤동주 전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尹東柱)의 시집으로 1948년 정음사(正音社)에서 간행되었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 졸업 기념으로 19편의 자선시(自選詩)로 발간하려다 실패했다. 일본 동지사(同志社) 대학 유학 중 사상 불온,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옥사하는 바람에 발간을 하지 못했다.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을 기초로 친구 정병욱(鄭炳昱), 김삼불(金三不)과 동생 윤일주(尹一柱)가 주선하여 발행했다. 시집의 제목이 의미하는 내용은, 그의 시에 등장하는 숱한 자연의 언어가 그러하듯 그의 내면세계를 그려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집 초판에는 시인 정지용이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고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 적도 없이!”라는 유명한 경.. 2009. 12. 5.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 2009.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