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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의 어원 '또순이'의 어원 그 이름의 타이틀 롤을 한 ☞‘또순이’는, 그것이 연속방송극으로 전파를 타면서부터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그 지독한 ‘함경도 기질’은 두 가지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무슨 놈의 여자가 고 따위로 생겨먹을 수 있어. 여자가 고 모양이라면 징그러워서도 못 데리고 살겠더라.” “허허. 어디 사내만 믿고 살 세상이라던가? 그렇게 억척으로 살지 않으면 자식 교육 하나 제대로 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누구는 남도 쪽 여자를 일러 ‘안방만 지키고 앉아서 바가지 긁어댈 거리만 찾아내고, 스스로는 비생산적이며 비능동적이며, 그러고도 퇴영적인 노리개’라는 평을 한다. ‘노리개’란 ‘동물’이 아닌 것이다. 누구는 또 남도 쪽 여자를 일러. ‘남편의 횡포에 대해 옷고름으로 눈물만 씻다가 그 횡포가 고비에.. 2023. 9. 22.
‘고뿌ㆍ컵’의 어원 ‘고뿌ㆍ컵’의 어원 며칠만에 서는 장을 둘러보고 난 시골 영감님네는 어지간히 피곤하다. 오늘 아침에 예정했던 대로 장감도 다 보았다. 이때 이웃 마을 친구가 다가왔다. “다 봤는가?” “그래, 자네는?” “나도 다 봤네.” “그럼, 잘됐네. 우리 안성댁한테 가서 한 고뿌씩만 하고 가세.” 이래서 그 안성댁이 경영하는 선술집으로 들어간다. “우리 소주 한 고뿌씩 주구료.” ‘소주 한 고뿌’가 시골 영감님네들의 현대용어이다. 현대교육을 받은 젊은 층에게는 생소한 말이지만, 시골 영감님들은 지금도 즐겨 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영감님들도 ‘소주 한 잔’ 마실 때 외는 별로 다른 곳에다는 쓰지 않는다. 물 ‘한 고뿌’ 먹기 위해 ‘고뿌’를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여간 소주 한 고뿌가 소주 서너 고뿌씩이 .. 2023. 9. 21.
염상섭 장편소설 『이심(二心)』 염상섭 장편소설 『이심(二心)』 염상섭(廉想涉. 1897∼1963)의 장편소설로 1928~1929년 [매일신보]에 연재되었고 1929년 단행본으로 발표되었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장편소설로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 상황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으로 재평가되었다. 이 소설이 발표된 것은 1929년으로 염상섭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보다 2년 앞서 나왔으나, 구성이나 성격 묘사가 허술하다는 이유로 다른 작품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문학 평론가 유종호는 논문 를 통해 “이 작품이 소설로서는 실패했지만, 당대 사회의 기본 구조를 포착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나무랄 데 없는 안목을 보여 준다”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자연주의 문학의 작가로 알려졌던 염상섭이 작품 활동을 하.. 2023. 9. 20.
최일남 단편소설 『고향에 갔더란다』 최일남 단편소설 단편소설 『고향에 갔더란다』 최일남(崔一男, 1932~ 2023)의 단편소설로 [한국문학](100호. 1982.2)에 발표되었다. 이 소설은 1970년대 소설의 한 형식으로 자리하고 있었던 ‘출세한 촌놈의 귀향기’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금의환향을 하는 1970년대식 귀향기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출세를 가능케 해 준 고향, 여전히 옛적의 생활로 머물러 있는 그 고향에 대해 은밀한 부채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흔히 우골탑이라 표현되듯, 그들의 출세 밑에는 농투성이 부모들의 희생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귀향기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주인공 이기수는 여전히 1970년대식 귀향기 주인공들의 심정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그를 맞아주는 고향의 풍경은 딴판이다. 그는 .. 2023. 9. 19.
레이먼드 챈들러 장편소설 『안녕, 내 사랑(Farewell, My lovely)』 레이먼드 챈들러 장편소설 『안녕, 내 사랑(Farewell, My lovely)』 미국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1888~1959)의 장편소설로 1940년 발표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하드보일드(hard-boiled) 탐정소설의 종결자로 알려져 있다. 하드보일드는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을 이르는 말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모두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글쓰기를 뜻한다. 하드보일드는 기자 수련 시절 습득한 ‘첫 문장은 최대한 짧게, 쓸데없는 수식어는 전부 삭제, 힘 있는 영어로 쓰라’라는 교훈을 소설 쓸 때도 활용한 헤밍웨이에서부터 시작됐다. ‘레이먼드 챈들러, 대실 해미트, 로스 맥도널드’ 이상 세 사람은 .. 2023. 9. 18.
‘고자’의 어원 ‘고자’의 어원 나이가 차도록 장가 못 드는 것도 한인데, 본인이야 못 드는 것이든 안 드는 것이든간에 묘한 욕을 듣게 된다. “그 친구 고자 아닌가?” 사내로서 ‘고자’란 말에 명예로움을 느낄 친구는 없을 것 같다. 사내로서의 구실을 못 한다는 메타포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면 ‘고자(鼓子)’라는 한자가 달려 있다. ‘고자’와 ‘鼓子’― 한제에 전혀 뜻이 없다 싶어지는 마음인 채, 그건 역시 취음(取音)이었던 것이라고 해 둬야 옳을 것 같아진다. ‘메꽃’을 한자로 쓸 때는 ‘鼓子花’라 한다. 나팔꽃을 한자로 쓸 때는 ‘牽牛花’라 하는데, 그것보다 작고 ‘其花不作瓣(그 꽃은 꽃잎을 만들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어서 갖다 붙인 '鼓子'인가? 에는 ‘고쟈閹(엄)ㆍ고쟈宦(환)ㆍ고쟈閽(혼) .. 2023. 9. 15.
'꼬마'의 어원 '꼬마'의 어원 “큰일 났어. 우리 집 꼬마가 열이 40도나 오르잖아?” “어이구, 요새 유행인가 봐. 우리 꼬마도 그걸 치렀지 뭐야.” 여학교 동창끼리 앉아서 하는 말이다. ‘우리 집 꼬마’란 ‘우리 집 어린애’라는 말이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보아라.” 하면서 줄넘기를 하는데, 어린이를 스스로가 자기들을 일러 꼬마라고도 한다. 어린이를 ‘꼬마’라고 하기는 역시 해방 후부터의 일이 아닌가 싶다. 그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다. 일제시대에 나온 문세영(文世榮)의 에는 나와 있지도 않거니와 일제시대부터 준비되어 1947년에 나온 한글학회의 에도 ‘어린이’의 뜻으로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꼬마동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키가 작은 사람’이다. ‘꼬맹이’라고도 하고, ‘당꼬마’라고도 한다. 말하.. 2023. 9. 14.
현진건 단편소설 『할머니의 죽음』 현진건 단편소설 『할머니의 죽음』 빙허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의 단편소설로 1923년 [백조]지에 발표되었다. 할머니의 임종을 중심으로 여러 가족들의 심리를 포착한 작품으로 작가가 초기의 신변 소설에서 객관적 심리 묘사로 진일보하는 면모를 보인다. 염상섭의 과 상당 부분 유사한 분위기를 지녔다. 처녀작 를 제외하고 모든 작품의 기교가 뛰어나, 김동인은 그를 ‘비상한 기교의 천재’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염상섭과 더불어 한국의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기도 한데, 그의 사실주의는 일반적인 사실주의의 제삼자적인 관찰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응시와 관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말의 풍부한 활용으로 인한 정확한 적용과 치밀한 구성, 일관된 통일성과 사실성 등이 다른 작가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 2023. 9. 13.
김명순 시집 『생명의 과실(果實)』 김명순 시집 『생명의 과실(果實)』 탄실 김명순(金明淳, 1896∼1951)의 창작집으로 1925년 4월 5일 서울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간행하였다. 4ㆍ6판 162쪽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이 작품집은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에는 등의 2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제2부는 감상문 또는 수필이라고 할 수 있는 등 4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3부는 와 라는 소설 두 편이 실려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부분 1920년대 초반에 발표된 것들로서, 시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시인으로서보다 소설가로서 그 작품 활동의 범위가 훨씬 폭넓었다고 할 수 있는데, 1920년대 초반에 발표된 소설로서 등의 주요 작품이 빠져 있다는 점은 특이하다. ♣ “이 단편집을 오해받아온 젊은 생명의 .. 2023.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