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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알베르토 카뮈 장편소설 『이방인(異邦人, L'Étranger) 』

by 언덕에서 2008. 3. 7.

 

 

알베르토 카뮈 장편소설 이방인(異邦人, L'Étranger) 

 

     

프랑스 소설가 카뮈(Camus,Albert.1913∼1960)의 처녀작으로 1942년 발표된 소설이다. 영원히 고독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고발한 소설로, 그의 명성을 일약 세계적으로 떨치게 한 작품이다. '이방인’이란 사회적 관습이나 전통적ㆍ종교적 가치와도 멀고, 주인공 뫼르소가 살인할 때 느끼는 것처럼 자연에도 적의를 품고 있으며, 쫓겨 추방당함으로써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채 홀로 살아가는 사람, 즉 부조리한 인간의 전형이다. 

 『이방인』은 1942년 6월 15일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나왔다. 그 해 1월 어느 날 밤, 카뮈는 각혈을 했다. 이미 왼쪽 폐가 결핵으로 손상됐고, 더 이상 그가 좋아하던 수영도 즐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그는 침대에 누워서 그가 파리로 보낸 소설 『이방인』을 비롯해 철학적 에세이집 <시지프스의 신화>, 희곡 <칼리귤라> 원고에 대한 답신을 기다려야 했다. 그 중 『이방인』은 앙드레 말로의 추천을 받아 세상에 나왔다. 그 소설은 출간 즉시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당시 전시하에서 용지가 부족한 프랑스 신문들은 그 소설에 대한 서평을 실을 지면이 없었다. 카뮈에겐 <이방인> 초판 한 권만 배달됐다.  

 『이방인』이 젊은 세대에 준 충격은 컸다.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삶 앞에 직면했지만, 그 삶과 쾌락을 사랑한다. 죽어야 하는 운명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명제를 던져주었다. 카뮈의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합리성에 절망한 젊은 지식인들에게 새로운 정신적 도덕을 제시했고, 실존주의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50년대 전후 한국 지식인들은 카뮈를 읽으면서 황폐한 현실의 부조리를 견뎌낼 형이상학적 힘을 얻었다. 카뮈는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프랑스 소설가 카뮈 (Camus,Albert.1913-1960)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뫼르소는 북아프리카의 알제에 사는 평범한 하급 샐러리맨인데, 양로원에서 죽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이튿날, 해수욕장에 가서 여자 친구인 마리와 노닥거리다가, 희극 영화를 보면서 배꼽을 쥐는가 하면, 밤에는 마리와 정사를 가진다. 며칠 지난 일요일에 우연히 불량배의 싸움에 휘말려, 동료 레이몽을 다치게 한 아라비아인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권총으로 사살한다.

 재판에 회부된 그는 바닷가의 여름 태양이 너무 눈부시기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하고 속죄의 기도도 거부하며, 자기는 과거에나 현재에도 행복하다고 공언한다. 처형되는 날은 많은 군중이 밀려들 것을 기대하며 이 수기는 끝난다.

 

 

 

 

 

 선박 회사에 다니는 뫼르소는 어디에서라도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 어느 날 갑자기 접한 어머니의 죽음조차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여 장례식을 치르고 해변으로 나간다. 거기서 마리라는 여자 친구를 만나 영화를 보고 함께 밤을 지낸다. 뫼르소는 현재의 순간순간에 자신을 맡긴다. 며칠 지난 일요일에 우연히 불량배와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어 결국 해변에서 너무나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현기증을 느낀 나머지 그와는 아무 상관없는 아랍인을 죽여버린다. 그는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남의 일인 양 무관심했다.

 전통적 가치의 옹호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판사ㆍ검사들은 그의 천성이 악해서 살인하게 되었다고 단정, 그것을 증명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뫼르소는 지금까지 모든 일은 우연에 의한 것일 뿐이며, 살인을 하게 된 것은 태양 때문이라고 하면서 후회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판사는 그를 사회의 악으로 규정하고 사형을 선고한다. 뫼르소는 감옥생활에 적응하지만, 사형 집행 전에 그를 신에게 인도하려는 고해 신부에게 분노를 폭발시키며, 그 전에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의식하지 못한 채 실천에 옮겼던 삶의 지혜를 발견한다. 바로 세계와의 일치를 느낀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제인지 오늘인지 모른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주인공 ‘뫼르소’의 그 같은 무관심은 거꾸로 모든 식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온 유행어가 바로 ‘부조리’와 ‘실존주의’라는 말이었다. 한마디로 인간의 삶이란 뫼르소의 행동처럼 줄거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의미한 인간의 행동은 합리적으로 따질 수 없다는 것을 카뮈는 재판 과정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 준다. 뫼르소가 쏜 부조리의 총성은 지금까지 서구를 지탱해 온 기독교적 세계관과 뉴턴의 과학적인 합리주의를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카뮈의 『이방인』은 출간 즉시 최대의 호평을 받았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종전 후 최대 걸작’이라고 말했다. 이 시대의 문예 창작 가운데서 이 소설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이방인이었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부였던 장 폴 사르트르가 쓴 <이방인론>의 도입부다. 20세기 프랑스 소설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작품이라면 단연 <이방인>이다. 프랑스 문학의 중심지인 파리도 아닌 식민지 알제리에서 문맹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청년 알베르 카뮈가 그 소설의 작가였다.  

이방인』은 부조리의 심연 앞에 선 인간을 그린 실존주의 소설의 대표작이다. 노모 장례식을 마친 뒤 애인과 무미건조한 정사를 벌이는 주인공 뫼르소는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결정을 내리기를 기피한다. 뫼르소는 해변에 나갔다가 일군의 아랍인들과 충돌한 뒤 그 중 한 사람을 향해 권총을 발사한다. 아랍인이 꺼내 든 단도에 반사된 태양빛이 눈부셨기 때문이다. 그는 법정에서 “단지 태양 때문에”라고만 답변한다. 그건 뫼르소의 진실이지만, 재판관에겐 부조리한 설명이다. 또한 노모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행실도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그는 사형선고를 받는다. 더 이상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는 그는 군중 속에서 완벽한 이방인이 된다. 생의 마지막 날 밤, 그는 감옥 창살 너머에서 풍겨오는 별, 흙, 소금 냄새를 맡으면서 자신이 대우주의 품 속에 안기는 충만감을 느낀다.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는 새로운 출발의 신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