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 현대소설

M. 미첼 장편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by 언덕에서 2009. 8. 1.

 

 

 

M. 미첼 장편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미국 작가 M.미첼(Margaret Mitchell.1900∼1949)의 장편소설로 5부작이다. 1936년 출판되었는데 작자의 유일한 작품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다. 집필에 10년(1926∼36)이 걸렸고 1936년에 출판되어, 1937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남북전쟁과 전후의 재건을 배경으로 급변하는 사회상을 자상하게 묘사하면서 아름답고 억센 남부 여성 스칼렛 오하라가 황폐한 시대를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 연약한 이상주의자 애슐리 윌크스에 대한 스칼렛 오하라의 사랑, 물질주의적이며 행동가인 레트 버틀러와의 애증 등을 한데 엮은, 간결한 문체와 정교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발행 후 1년 동안에 150만 부가 팔렸으며 10여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 39년 V.프레밍 감독이 V.리(스칼렛 역), C.게이블(레트 역) 주연으로 영화화하였다. 한편 1991년 미국 소설가 A.리플리가 속편격인 <스칼렛>을 써서 40여 개국에서 번역되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 1939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대 농장주 제럴드 오하라의 딸로 결코 미인은 아니나 매력 있는 여성이다. 아버지는 아일랜드 출신이고, 어머니는 프랑스계의 부유한 가정 출신으로 그녀는 어머니와 같은 정숙한 부인이 되고 싶어했으나, 야성적인 아버지의 피가 더 짙게 흐르고 있었다. 스칼렛은 그 지방 청년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그녀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온화하고 교양 있는 애슐리였다. 그 역시 스칼렛을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애슐리는 스칼렛의 사촌인 얌전한 멜라니와 결혼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스칼렛은 화가 나서 이에 대한 보복으로 보란 듯이 멜라니의 오빠 찰스와 그들보다 먼저 결혼해 버린다.

 남북전쟁이 절정에 이를 무렵, 찰스와 애슐리는 전쟁터로 나간다. 얼마 뒤 찰스는 전사하고 스칼렛은 아들을 출산한다. 그러나 스칼렛은 죽은 남편보다는 애슐리를 그리워한다. 스칼렛은 애틀란타로 이주하여 멜라니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애틀란타 시가 북군에 의해 함락의 위기에 놓이자 스칼렛은 레드 버틀러의 도움으로 출산을 눈 앞에 둔 멜라니와 함께 고향인 타라로 피난한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남부는 재건에 착수한다. 스칼렛은 일가 부양을 위해 손에 못이 박힐 정도로 필사적으로 일한다. 전장에서 돌아온 애슐리는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스칼렛의 농장에서 일한다. 스칼렛은 전과 같이 여전히 애슐리를 사랑하여 함께 도망가지고 하나, 애슐리는 절대 가족을 버릴 수 없다고 이를 거절한다.

 이후 그녀는 돈 때문에 목재상과 재혼하나, 사업이 망하고 남편이 죽자 레트와 세 번째의 결혼을 한다. 레트는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끌려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나, 스칼렛의 애슐리에 대한 절대적인 애정 때문에 늘 고독해 한다. 이때 멜라니가 죽자, 애슐리에 대한 사랑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레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레크의 마음이 돌아서 있었고, 그는 한동안 멀리 떠나 있겠다고 한다. 스칼렛은 필사적으로 만류했으나, 허사였고, 그녀 앞에는 고난과 역경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성격을 지닌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레트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마음을 먹고는, "뭐든지 내일 생각해야지. 내일이면 그런 대로 견뎌낼 수 있을 거야. 내일 그를 되찾을 방법을 생각해야지. 어쨌든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 1939 제작

 

 

 남북 전쟁에 대해 쓰인 소설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남부의 불타는 대지로 우리를 직접 끌고 들어가, 우리로 하여금 현재까지도 그들의 감정, 두려움과 빈곤을 기억하게 할 만큼 선명하고 스릴 만점의 인물들의 초상화를 보여 준 소설은 흔치 않았다. 조지아의 붉은 흙의 전통과 남부인의 피를 이어받은 스칼렛 오하라는 전통과 비전통 사이의 갈등을 가장 두드러지게 표출하는 등장인물로, 소설이 전개됨에 따라 삶의 복합성을 터득해 가며 자신이 익숙했던 <살아 있는 전통>이 결국 <죽어 버린 전통>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남북전쟁을 다룬 작품으로서도, 역사소설로서도, 일관된 주제의식 아래 남북전쟁 당시의 다양한 인간과 사회상을 보여 주는 대하소설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작품은 남북전쟁 와중의 광대한 남부를 배경으로 스칼렛 오하라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과 애정 편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는 역사소설인 동시에,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스칼렛 오하라와 물질주의자이며, 야성적인 레트 버틀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다. 집필에만 10년이란 세월이 걸린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미첼은 당시의 역사적 기록물과 음식과 의상, 생활양식 등 손이 미치는 한 철저히 조사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바로 스칼렛 오하라다. 그녀의 굽힐 줄 모르는 의지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정신은 바로 미국인들이 지닌 개척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러한 정신은 가장 미국적인 스타일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과 패전 그리고 재건시대의 조지아주를 배경으로 씌어진 이 소설은 전쟁에 의한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 휩싸인 등장 인물들의 삶과 사랑과 죽음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격심한 시련을 겪으며 살아 남기 위해 투쟁하는 그 처절한 모습들은 이 소설의 긴장감을 더해 준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가공적이거나 비현실적 인물들이 아니다. 바로 그 시대에 그러한 곳에서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생각하고 생존했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물들이다. 이 소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유난히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패배한 사실을 피부로 느끼며 자란 작가의 체험으로 당시의 전쟁현실이 소설 속에서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특히 전쟁의 참혹함과 패배로 인한 상실 속에서 당시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의지를 스칼렛을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쟁과 함께 이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은 스칼렛, 레트, 멜라니와 애쉴리의 사각관계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격렬한 사랑과 그 안에서 꽃피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로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