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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숭례문은 유홍준에게 중요한 문화유산이 아니었다?

by 언덕에서 2008. 2. 13.

 

 

숭례문은 유홍준에게 중요한 문화유산이 아니었다?

 

 

 

 

 

 

 숭례문이 불타 버렸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어처구니없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의하면 시나 3병과 라이터 2개에 우리의 국보 1호가 몇시간 만에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안가는 게 좋았던 출장(휴가?)

 

 우리가 존경하여 마지않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그 시간에 프랑스에 출장(휴가?)갔다가 부랴부랴 귀국을 했다. 유 청장은 11일 국회문광위에 출석한 뒤 기자에게 '첫 3일은 휴가였으며, 출장을 붙여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 청장이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출장계획서에는 9일 일정이 출장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부인을 동반한 출장의 이유등을 시원스레 대지 못하고 있으며 차관급의 고위공직자로서 민간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항공료를 지원받는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자, 그런 건 원래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원래 한쪽 말만 들으면 균형이 안 잡힐 뿐만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게 어디서나 조금씩 허점은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1, 2, 3)를 다시 읽어보았다

 

 중요한 것은 유 청장의 숭례문에 관한 평소 인식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이다.
 유홍준이라는 지방대 교수를 문화재 전문가로서 일약 스타로 만든 것은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1, 2, 3)'라는 책이었다. (다음부터는 '나문답'이라고 표현하겠다) 사실, '나문답' 3권으로 인해 그는 우리 문화계의 메이저급 인사로 부상했으며 그와 코드가 맞는 정권에서의 문화재청장이 된 것이다.

 

 평소 유 청장의 숭례문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궁금했다. 그러나 그가 저술한 '나문답' 3권 어디에서도 숭례문을 답사한 이야기를 읽을 수가 없었다.  '나문답 3'에 서울의 석촌동 고분군, 돌무지 무덤, 몽촌토성, 하남 위례성, 김충헌공 묘비 등에 대한 서울지역 답사가 고작일 뿐이다. 그의 숭례문에 관한 인식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문화재(文化財)청장이 아니라 ´문화재(門火災)청장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으로 근무하는 사이 2005년 4월 산불로 낙산사가 불타고, 보물 479호인 동종이 녹아 내렸다. 2006년 4월에는 창경궁 문정전에서 불이 나서 왼쪽 문을 태워 먹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이후 한 달도 못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서장대가 불길에 휩싸여 누각 2층을 모두 태워 버렸다. 그는 앞으로 '나의 문화유산 유실기'라는 책을 써야 할 것이다.

 

 방재 시스템 예산편성에서 뒷 순위였던 숭례문

 

 이러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문화재청은 소방방재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번 숭례문 전소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중요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 편성에서 숭례문은 우선 순위에서 한참이나 뒷전에 밀려나 있다는 보도들이다. 온 국민이 사랑하는 나라의 보물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장의 '미적 관심' 밖에 숭례문은 존재했던 것이 아닐까.

 

  그는 '나문답'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랑과 관심이라고 썼다.  그래서 "인간은 아는 만큼 보일 뿐이다" 라는 듣기에 따라서 매우 건방진 명제를 내걸기도 했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건 전과 같지 않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나문답' 3권 6페이지)

 

 드러누워서 읽지 말고 앉아서 읽어주세요

 

 그는 11일 국회문광위에 출석하여 몇 달 전에 숭례문 모의화재진압 훈련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며 정말 최선을 다했노라고 절규했다 ('국회방송' TV를 통하여 고스란히 전국에 생중계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실시한 모의훈련은 화재진압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의례적인 무용지물 행사임이 결과적으로 증명이 된 것이다.

 

  유 청장은 자신이 쓴 '나문답'을 드러누워서 읽지 말고 앉아서 읽어주십사하는 부탁을 한다고 썼다.('나문답' 3권 9페이지)

  어제 문화재청장 사표를 낸 그에게 오히려 부탁을 하고 싶어진다. 앞으로 학교로 돌아가던 미술사학자로 활동하던 간에 본인의 관심권에서 다소 멀어져 있는 문화유산이라 하더라도, 국가의 귀중한 문화 유산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민간기업으로부터 항공료 포함 1000만원 이상을 지원받고 부인까지 대동해 외국서 일을 보는 등  드러누워서 사랑하고 관심을 표명하지 말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사랑과 관심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의 책 여러권을 사서 읽었던 일이 허탈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