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고자료

문학잡지 [인문평론(人文評論)]

by 언덕에서 2024. 9. 20.

 

 

문학잡지 [인문평론(人文評論)]

 

1939년 최재서(崔載瑞)의 주재로 창간된 문학잡지로 [문장(文章)]과 더불어 일제 말엽의 조선어 말살정책이 극도에 달한 시기에 문예지의 최후 보루로서 문단에 이바지한 바 크다. 그러나 일제가 한국문학의 창작 활동을 완전히 억압하고, 일어(日語)로써 작품 제작을 강제로 권장하던 시기에 불행하게도 그에 굴하여 [국민문학]으로 개제(改題)하여, 처음에는 국문과 일어판으로 전향하고 말았다. 이 [국민문학]은 형식상으로는 8ㆍ15 해방까지 이 땅에 남은 최후의 문학 잡지였다.

 [인문평론]은 순수문학지로 핀집인 겸 발행인은 최재서. 발행소는 서울 [인문사]. 국판 230 면 내외로 17호까지 나왔다. 원래 월간이었으나, 17호까지 내는 데는 3년이나 걸려 첫 해에 3권, 2년째에 11권, 3년째에 3권이 나왔다. 휴간이 거듭된 것은 재정난과 일제(日帝)의 강압이 원인이었다. [문장]과 함께 1941년에 강제 폐간되었다.

1930년대 말기의 한국문단에서 순수성을 지키고 민족문학의 전통을 유지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문장]이 작품 위주의 문예지였다면, [인문평론]은 평론 위주의 문예지였다.

 

 

 같은 시기에 발행된 [문장]지가 시․소설 등의 작품과 한국의 고전을 발굴하는 데 힘쓴 대신, 이 잡지는 주로 평론과 외국문학 소개에 주력하였는데 조선어 말살정책이 극도에 달했던 일제 강점기 말에 발간되어 한글 문예지의 최후의 보루로서 문단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불과 16호 발행에 평론 300여 편, 창작소설 48편, 희곡 7편, 시 69편, 수필 43편 등을 게재하였다.

 창간호의 필진을 보면, 평론에 서인식ㆍ이원조ㆍ최재서ㆍ박영희ㆍ백철ㆍ김기림ㆍG.로겔헨릭센ㆍ김남천ㆍ임화 등이며, 그 밖에 수필 2편과 소설로는 이무영ㆍ안회남ㆍ이효석ㆍ채만식 등이며 김기림ㆍ임학수ㆍ오장환ㆍ이용악의 시 4편이 실렸다. 즉, 평론을 중심으로 하여 시ㆍ소설ㆍ외국문학 소개에 중점을 두었으며, 창간 때와는 달리 호를 거듭하면서 차차 친일적인 색채를 띠게 된 것은 이 잡지의 불행한 전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