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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에드워드 올비 3막 희곡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by 언덕에서 2024. 1. 31.

 

 

에드워드 올비 3막 희곡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Edward Albee, 1928~)의 3막 희곡으로 1962년 뉴욕에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1막 <재미난 게임>, 2막 <발푸르기스의 밤>, 3막 <귀신 쫓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희곡의 색다른 제명은 W. 디즈니의 영화인 <3마리의 새끼돼지> 중의 <누가 못된 늑대를 두려워하랴>라는 노래에서 딴 것이며, 미국의 여류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와는 무관하다. 이 연극에서는 금기로 되어 있던 성적인 대사가 계속 나오며, 미국 사회의 위선과 허위가 예리하게 폭로되어 초연 당시에는 큰 충격을 주었다. 1966년에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뉴잉글랜드 지방의 조그만 대학 캠퍼스에 있는 주택의 거실로, 평범한 부부들이 등장한다. 조지는 무능력한 대학교수인 남편, 마사는 대학총장의 딸이다. 이 집에 젊은 교수 니크와 부인 하니가 초대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공하지 못한 남편에 대한 불만과 성공만을 강조하는 부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그들은 손님을 앞에 두고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운다.

 

영화 [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1966년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뉴잉글랜드의 어느 지방대학의 역사학 부교수로 있는 조지와 학장의 딸인 연상의 아내 마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사는 남편이 총장의 후계자는커녕 역사학과의 주임교수도 되지 못하는 것이 불만스러워 항상 서로 다투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 마사가 파티에서 손님들을 데리고 들어오자 조지는 화가 났고, 두 사람은 여느 때처럼 손님들 앞에서 싸움을 벌였다. 초대받아 온 신임 교수 니크와 그의 부인은 처음에는 당혹해 그저 가만히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취기가 돌자 조지 부부의 싸움에 말려들어갔다.

 조지는 화를 억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사는 자신들에게는 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게 해 주는 근거였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들은 서로에게 더욱 심한 비난과 모욕을 주고받았으며, 마사는 젊은 니크를 유혹할 만한 매력이 자신에게 있다면서 자만하였다.

 조지가 시큰둥하자, 그녀는 니크를 침대로 유혹하려 했지만, 허사로 돌아가고 마사의 이런 행동에 대한 보복으로 조지는 아들의 죽음을 알리는 전보를 보내려고 했다. 그것을 알게 된 마사는 크게 낙담하여 조지를 추궁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니크는 그들에게 아들은 존재하지 않고 이 부부를 연결해 주는 기공의 인물임을 알게 되었다. 니크 부부는 이들 부부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생활에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돌아갔으며, 마사와 조지는 그 전보 덕분에 서로 화해할 계기를 마련했다. 두 사람은 죽은 아들의 가공의 장례를 치르고 다시는 실존하지 않는 것에 의지하지 말고 새롭게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영화 [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1966년

 

 에드워드 올비는 1928년 3월 미국 버지니아 주(혹은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생후 두 주 만에 리드 A. 올비에게 입양되었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 밸리포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훗날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무대가 되는 트리니티 신학대학을 다니다 퇴학당한다. 양부모와 결별 후 뉴욕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일을 하며 온갖 장르의 글을 쓰다 손턴 와일더에게 희곡에 전념하라는 충고를 듣는다. 서른 살이 되던 1958년에 세 주 만에 완성한 「동물원 이야기」를 호평 속에 상연하고 1960년 버넌 라이스 기념상을 받았다. 이후 유럽 부조리극과는 다른 미국식 부조리극을 표방한 <모래 상자>와 <미국의 꿈> 등의 단막극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당시 싹트고 있던 오프브로드웨이 운동의 지도자로 떠올랐다.

 1963년 10월 브로드웨이 빌리 로즈 극장에서 상연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가 대중과 극단으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고 토니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의 주요한 극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700회 가까이 상연된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여러 작품을 발표했고 그중 <미묘한 균형>과 <바닷가 풍경>, <키 큰 세 여자>로 세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004~2005년에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가 브로드웨이에서 재상연되면서, 극작가로서의 평생 업적을 기리는 [토니 특별상]을 수상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1962년에 공연된 장편희곡으로 에드워드 올비(Edward Albee)를 본격적인 극작가의 위치에 올린 작품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라는 단어는 아기돼지 삼 형제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노래를 패러디한 것으로 의미는 "누가 환각 없는 삶을 두려워하랴"이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이상적인 가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현실의 차이를 짚고, 겉보기에만 온화한 현실에 대한 환멸을 드러낸다.

 이 극의 처음 부분에서는 조지를 비난하는 마사가 주인공역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요지는 부부가 서로의 약점을 들추어내고 위선적인 삶을 폭로함으로써 남녀관계의 의미를 파헤쳐 보고, 인간성의 무서운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때 부부가 공동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특별하지도, 이상하지도 않으며, 다만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 더 나아가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하나의 국면에서 잘라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