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루아 장편소설 『싸구려 행복(Bonheur D'Occasion)』
캐나다 소설가 가브리엘 루아(Gabrielle Roy, 1909~1983)의 장편소설로 1945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가브리엘 루아의 대표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며, 절망적으로 행복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몬트리올 외곽의 소도시 생 탕리. 이곳은 공장에 다니거나 변변찮은 직업에 종사하는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절망적으로 행복을 좇는다. 플로랑틴은 사랑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로즈 안나는 가족의 안녕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자리우스는 몽상으로 도피하고, 에마뉘엘은 군대로 뛰어들고, 장은 사회적 신분 상승을 노린다. 각자 나름대로 생각하는 행복의 길이 있고 각자 나름대로 실패를 맛보게 된다.
이 작품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사려 깊은 시선으로 우리 인생살이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캐나다인 최초로 [프랑스 페미나상]을 수상하였다. 경제 위기와 실업의 여파, 제2차 세계대전으로 뒤숭숭하기 짝이 없는 몬트리올 근교의 소도시 생 탕리를 배경으로, 행복과 더 나은 내일을 믿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내일로 넘어가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경제 위기와 실업의 여파, 제2차 세계대전으로 뒤숭숭하기 짝이 없는 캐나다 몬트리올 근교와 소도시 생 탕리다. 이곳에는 공장에 다니거나 변변찮은 직업에 종사하는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소설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열아홉 살 먹은 예쁘장한 아가씨 플로랑틴은 형제 많은 가난한 집안의 장녀다. 자신의 꿈과 허영을 뒤로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15센트’라는 음식점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한다. 플로랑틴은 사랑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 명의 자녀를 낳고 또다시 배가 불러오고 있는 플로랑틴의 엄마 로즈 안나는 오직 가족의 안녕을 위해 밤낮으로 일한다. 무릎이 닳도록 허리가 휘도록. 온 가족이 그저 별 탈 없이 지내는 것이 그녀에게는 행복이다. 무능한 아버지 아자리우스는 가족의 생계도 책임지지 못하는 주제에 세계평화를 걱정하며 흥분하는 몽상가다.
분주한 식당에서 종일 정신없이 일하면서도 플로랑틴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올 사랑을 꿈꾸고 기대한다. 그리고 장 레베스크가 나타난다. 장 레베스크는 불우한 유년의 기억을 가진 야심가다. 그는 신분 상승을 위해 치열하게 일하고 공부한다. 그는 동료와 달라 보이기 위해 고급 옷을 입고 고급 시계를 차며 상류 사회 사람들처럼 행세하는 이다. 플로랑틴은 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육체관계를 맺고 덜컥 임신해버린다. 그러나 가난한 집안의 딸과 결혼해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은 장은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것은 몇 개월 후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 때문에 플로랑틴은 다른 남자를 찾는다.
장의 친구 에마뉘엘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그러나 자신의 환경에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번뇌하는 가슴을 지닌 이상주의자다. 지구 저편에서 일어난 유럽의 2차대전도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자원입대한다. 그는 열흘 후 전쟁터로 떠난다며 작별 파티에 그녀를 초대한다. 에마뉘엘의 부모는 플로랑틴이 자기 집의 파출부로 일하던 로즈 안나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는 노골적으로 경원한다. 그러나 전쟁터로 떠나는 그는 플로랑틴에게 청혼하고 둘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날 아침에야 딸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밴 사실을 눈치챈 어머니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딸에게 충고한다.
“결혼은 중대한 일이다. 이것이 옳은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그러나 플로랑틴은 냉정하게 대답한다.
“ 내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나는 엄마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을 거예요.”
결혼식 며칠 후, 에마뉘엘은 전선으로 떠난다. 남편을 배웅하고 돌아오던 플로랑틴은 에마뉘엘이 주고 간 군인 월급 통장과 저금통장이 들어 있는 핸드백을 연다.
결말 부분에서 플로랑틴은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남자를 우연히 보고서야 자신이 가난을 벗어났으며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있고, 안정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추구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의연히 감당한다. 그리고 실패를 맛본다. 절망하여 다시 일어서기도 하고 도망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가난한 아가씨가 순수를 잃고 속물이 되어 싸구려 행복을 얻는다. 장의 아기를 가지고 에마뉘엘에게 가서 결혼하여 세상을 속이려는 그녀는 이미 싸구려다. 그러나 누가 열아홉 살 처녀에게 순수하지 않다고 돌을 던지겠는가. 세상은 더 저질인데 말이다. 가난한 처녀가 아기를 낳고 키울 다른 방도가 없는데, 가난이 세상에 행복을 묻고 있다.
프랑스계 캐나다인 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우연히 잡은 행운』은 대공황 시대 말기, 몬트리올 빈민가에서 사는 플로랑틴 라카스와 그녀의 어머니 로즈 안나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빈민들이 벌이는 매일의 투쟁과 더 나은 삶을 향한 강렬한 꿈을 가혹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관찰을 통한 풍부한 항목을 재료 삼아 의식주 문제부터 자존심과 삶 그 자체에 이르는, 모든 것을 위한 가족의 전투에 대한 한 편의 공감 가는 이야기를 짜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플로랑틴이 있다.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정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절대로 닮아서는 안 될 반면교사이다.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자마자 장에게 버림받은 플로랑틴은 낭만적인 꿈을 모두 포기하고 사랑하지 않는 남자 에마뉘엘과 결혼한다.
이 작품의 인물들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자기 자신의 내면 투쟁 안에 고립되어 있다. 루아는 이러한 내면의 소용돌이를 꿰뚫어 보고 그 모순을 드러낸다.
♣
소설을 다 읽은 후에는 플로랑틴의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행복해지려면 삶이 모양새를 갖추어야 해요. 비를 피할 집이 있어야 하고, 무시당하지 않을 정도로 입어야 하고, 사랑에 배신당하지 않을 만큼 삶이 모양새를 갖추어야 해요. 그것이 어쩌다 얻어걸린 싸구려 행복이더라도 소중히 움켜쥐고 살아야 해요. 나는 그것을 했을 뿐이죠.”
가난한 사람이 행복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은 1930년대의 캐나다나 2020년대 대한민국에서나 놀랍게도 비슷하다. 플로랑틴의 이야기는 반세기도 더 지난 옛날이야기면서 현재 어디서나 목격할 수 있는 오늘의 이야기다.
가브리엘 루아는 '캐나다 문학의 큰 부인'이라 불리며, 깊이와 감동을 겸비한 문학으로 캐나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영미 문학권, 유럽 문학권, 제3세계 문학권에서도 그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작가다. 평생 같은 산을 그리는 독학의 화가 이야기인 <비밀의 산> 외에 <알타몽의 길><휴식 없는 강><즐거운 여름><세상 끝의 정원> 등의 작품이 있다. 1983년 7월 13일 74세의 나이로 운명했다. 사후에 미완의 자서전 <비탄과 환희>가 발표되었다.
1909년 3월 22일 캐나다 마니토바주의 생-보니파스에서 태어난 가브리엘 루아는 광활한 초원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29년 위니펙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연극배우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8년 동안 교사 생활을 했다. 1939년 몬트리올에 정착해 기자로 일하다가 1945년 『싸구려 행복』을 발표해 캐나다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의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일약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1954년 긴 침묵과 고통스러운 집필 과정을 거쳐 <데샹보 거리>를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첫 번째 캐나다 총독상을 받았다. 1977년 교사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여섯 편의 중, 단편을 묶은 <내 생애의 아이들>로 또 한 차례 [캐나다 총독상]을 수상하며, 비평계의 찬사와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는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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