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소설 『이대봉전(李大鳳傳)』
작자ㆍ연대 미상의 고대소설로 국문 필사본ㆍ목판본ㆍ활자본인데 일명 <봉황대(鳳凰臺)라고도 한다. 표제 명은 ‘니 데봉젼’ㆍ‘이데봉젼’ㆍ‘리디봉젼’ 등으로 되어 있다. 많은 필사본이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니데봉젼’ 상ㆍ하권 64 장본을 영인하여 소개한 바 있다. 판본으로는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구 김동욱 소장본) 소장의 완판 목판본 상ㆍ하 합권이 영인 되어 소개된 바 있다. 활판 본은 1916년 간행한 박문서관본 및 안동서관본 등이 있으며, 신소설기에 개편한 <봉황대>가 있다.
이 소설은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허구적인 영웅소설로서 몇 가지 이본이 있다. 부처가 점지하여 태어난 이대봉과 장애봉은 어려서 약혼한 사이였는데, 우 승상 왕희의 간계로 갖은 고생을 겪다가 다 같이 과거에 급제하여 전공을 세운 끝에 해로한다는 줄거리이다.
자세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성화 연간에 기주지방에 이익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벼슬이 이부시랑에 이르렀고 명망이 높았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이 사랑은 천축국 백운암에 시주를 많이 하고 신기하고 기이한 태몽을 꾼 뒤 아들 대봉을 낳는다. 그리고 마침 같은 날 출생한 기주 장미촌 장한림의 무남독녀 애봉과 혼약을 정한다.
이때, 조정에서는 간신 왕희가 국권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었다. 이에 이익은 직간하는 상소를 올린다. 그러나 이익은 왕희의 탄핵을 받아 남해 절도로 귀양을 가게 된다. 왕희는 뱃사공을 매수하여 이익 부자를 죽이려 하였으나 용왕의 도움으로 이익은 외딴섬에 머무르고, 대봉은 천축국 금화산 백운암으로 가서 도승에게 술법을 배운다. 한편, 장한림은 이익 일가의 참변을 듣고 탄식하다가 병을 얻어 부부가 함께 죽고, 애봉만 시비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이때, 왕희는 애봉의 미모가 출중하다는 말을 듣고 며느리로 맞이하고자 구혼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납치하려 한다. 이것을 미리 짐작한 애봉은 도주하여 희운으로 이름을 바꾸고 호 씨라는 과붓집에 의지해 지내면서 무예를 공부한다.
천자는 지난날의 잘못을 깨닫고 인재를 구하고자 과거를 베푼다. 이에 희운이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한림학사가 된다. 이즈음 선우족이 강성해져서 중원을 침공하자, 장한림은 자원하여 대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장 원수는 선우의 대군을 격파하고 교지국까지 추격하여 진군한다. 이와 동시에 또 북흉노가 중원을 침공하여 황성을 점령하고 천자가 위급한 지경에 이른다. 이때 산사에서 수학하고 있던 대봉은 도승의 지시에 따라 필마단기로 도성으로 달려와서 흉노군을 격파한다.
천자에게는 성명도 알리지 않은 채 흉노를 추격하여 서릉에 이르러서 흉노를 베고 적군의 항복을 받았다. 그 뒤 돌아오다가 해상에서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아버지 이익을 만나 함께 도성에 이르러 천자를 뵙는다. 한편, 장 원수는 선우를 추격하여 항복을 받고 회군하면서 승전 보고를 천자에게 알린다. 더불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과 장한림의 딸이라는 것을 밝힌다. 또한, 하사한 직첩을 사양하고 왕희를 직접 처단할 것을 요구한다. 대봉 또한 왕희를 직접 처단할 것을 요구하여 왕희의 처형 터에서 애봉과 대봉은 상봉한다. 전란을 평정하고 부모의 원수를 갚은 대봉은 애봉과 혼인하고 초왕이 되어 부귀영화로 일생을 마친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한 창작 군담소설의 대표적 작품으로서, 특히 정혼자인 애봉의 활동이 더욱 두드러진다. 애봉은 정식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진출하였고, 외적이 난을 일으켰을 때, 대원수로 출전하여 공을 세운다. 이러한 활약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부정하였던 조선조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는 당시 남성 중심의 사회를 비판하고 여성도 남성과 대등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려 하였던 작가의식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작품의 전개가 어려서 한 남녀의 혼인 약속과 헤어짐, 그리고 시련 뒤에 재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일생에서 결혼을 가장 중시한 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유문성전> <여장군전> <옥루몽> 등과 함께 부부의 영웅적 활약을 담고 있어, 여걸 소설의 범주에 드는 소설이다. 여성의식을 탐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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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봉전』은 주인공이 전쟁을 통해 영웅적 활약을 전개하는 군담소설이다. 또 주인공인 이대봉과 장애황의 삶이 ‘영웅의 일생’이라는 서사유형을 근간 구조로 하고 있어 영웅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속에는 나라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 남녀주인공의 변치 않는 정절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이 소설은 국가와 군주에 대한 충의가 주제를 이루며 권선징악적인 구성으로 흥미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 군담소설의 일종이다. 여자 주인공 애봉의 활약이 돋보이며 당시의 남성 중심의 사회풍토에 대한 여성 독자의 반발 심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 후기에 크게 유행한 창작 군담소설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여주인공이 남장하여 장원급제하고 출정하여 남단우의 항복을 받는다는 사건은 <여장군전>과 비슷하며, 그 윤리관은 역시 일부다처주의로 끝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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