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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고대소설 『유충렬전(劉忠烈傳)』

by 언덕에서 2019. 10. 10.

 

 

고대소설 유충렬전(劉忠烈傳)

 

 

조선 시대 작자ㆍ연대 미상의 고대ㆍ군담 소설로 작풍으로 보아 인조숙종 사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문 필사본, 국한문 혼용 필사본, 국문 목판본, 신활판본 등 여러 이본이 있으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필사본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세 본 이외에 여러 이본이 있다. 31질의 한글 행서체 <유충렬전>11질의 국한문 혼용체 <유충렬전>, 21질의 한글 행서체에 한자를 간간이 삽입한 <유충렬전>이 국립중앙도서관 도서에 있는 이본들이다.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21질의 한글 행서체 <유충렬전>이 있으며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11질의 이두체 <유충렬전>이 있다. 그 밖에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구 김동욱 소장본)에 한글 필사본으로 일곱 개의 본이 있다. 나손문고본은 단권 <유충렬전>, 상하 합권의 <유츙열젼>, 상하 2권의 <유충렬전)>, 하권만 있는 <유충렬전><뉴충열젼> <유충열전>, 그리고 상권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는 11질인 <유충렬젼>이 있다 목판본으로는 서강대학교 도서관 도서로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 상권이 낙질된 <유충렬젼> 하권이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도서에는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 2종이 있다.

활자본으로는 덕흥서림본ㆍ대창서원본ㆍ세창서관본의 세 가지가 있는데 모두 단권으로 되어 있고, 판수에 따라서 면수가 다르다. 이상과 같이  『유충렬전』이 많은 판본을 남기고 있고, 활자본의 중판 횟수가 20여 회가 넘는 것은 이 소설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영종 황제 때 유심이란 명관이 있었는데, 나이가 늦도록 자녀가 없이 부인 장 씨와 남악 형산에 들어가서 칠일 기도를 드린다. 그달부터 태기가 있어 십삭 만에 충렬이를 낳았다. 충렬이 7세가 되던 해에 유공은 간신 정한담을 규탄하다가 귀향 가고, 충렬은 간신의 박해를 피해 달아나다가 물속에 빠져 죽게 되었으나 상선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이어 강 승상의 집에서 화를 피하고 강 승상의 딸 강 소저와 혼인을 한다.

  강 승상도 정한담을 규탄하다가 귀양 가게 되니, 충렬은 강 소저와 이별하고 승상의 집을 떠나 화를 피하다 광덕산 백룡사에 몸을 숨기게 되고, 여기서 도승을 만나 무술과 병법을 익히고 갑옷과 보검과 용마를 얻는다. 이즈음 간신 정한담이 천자가 되기를 도모하고 있다가 이적이 침입해 오자 이들과 합세하여 난을 일으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다. 이에 충렬이 세상에 나아가 정한담을 죽이고 외적으로 물리쳐 나라를 구하고 잡혀간 황실 가족을 구해 오며, 강 승상도 구출한다. 그리고 부모와 강 소저와 다시 만나며 나라에서 대사마 겸 대장군 승상이란 최고의 벼슬을 내리게 되어 강 소저와 함께 부귀공명을 누린다.

 

 

  이 작품은 주몽 신화의 전통을 잇는 영웅의 일생이라는 유형적 구조를 잘 유지한 소설이다. 일상적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주인공이 일시적인 고난을 극복하고 가문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다는 내용이다. 전형적인 배경과 구조를 보여주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영웅 소설이다. 이 작품은 또한 거듭되는 위기의 설정과 군담을 통해 병자호란의 경험 등 외적에 대한 복수 의식과 당쟁에서 패배한 실세 집안의 지위 회복 의식 등 현실 반영의 측면도 드러내 준다.

 『유충렬전』은 <주몽신화>에서 이미 그 구조가 확립된 영웅의 일생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귀족적 영웅 소설로서 <조웅전>과 함께 조선 후기 영웅 소설과 군담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이다영웅의 일생이라는 유형적 구조를 가장 충실히 유지하고 있는 이런 유형은 주몽신화에서부터 시작하여 신소설에까지 이어져 이인직의 <혈의 누>에서 스토리 구조가 이어져 재생되고 있다.

  천상계 예정에 의한 지상계 모든 갈등과 그 해결, 집단적인 공동선인 충이라는 교리의 추구, 개인적인 이익보다 공동선을 앞세우는 공동체적 인물상 등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와 아울러 주인공의 행위는 실세 회복 의식이 잠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한담과의 정책 대결에서 패배하여 몰락한 유심의 가문이 유충렬이 영웅적으로 공을 세움에 의해 다시 재기한다.

 

 

  주인공 유충렬의 고난과 시련, 전란 속에서의 충성과 그에 따른 부귀영화를 통해 세력을 잃은 양반 계층의 권력 회복의 꿈을 표현한 작품이다.

 『유충렬전』 첫 부분에는 출생 과정에서 유충렬이 천상계)에서 자미원 장성으로서 익성(정한담)과 싸운 바 있다는 작품 전체의 전개에 대한 복선을 제시하여 두 인물이 지상계에서 대결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유충렬전』은 거듭되는 위기와 그 극복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많은 인기를 얻은 군담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성공 배경에는 병자호란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가달의 정벌을 둘러싼 유심과 정한담의 대결은 주전 · 주화의 대립이며 호국(胡國) 때문에 황제의 가족들이 포로가 된 것은 강화도의 함락으로 왕실의 인물들이 포로가 된 것을 뜻한다.

  또 유충렬이 단신으로 호국을 정벌하고 통쾌한 설욕을 한 것은 병자호란 때 당한 고통과 패배 의식을 소설을 통해 복수하고자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임경업전>이나 <박씨전>과 그 맥을 같이한다그런가 하면 정한담과의 당쟁에서 패배한 유심의 집안이 유충렬에게 와서 옛날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조선 후기의 당쟁에서 패배하여 몰락한 사람들의 소망을 투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유심의 그룹을 충신으로 설정하고 정한담의 그룹을 역적으로 설정한 작자 의식은 바로 당쟁에서 패배한 세력의 의식을 대변한 것이다. 『유충렬전』의 구조는 신소설 <혈의 누1>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무능한 왕권에 대한 규탄과 역경에 처한 왕가의 비굴성이 나타나고 있어권좌에서 실세한 계층의 재기의 꿈을 투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두 번에 걸쳐 호국을 정벌하고 호왕을 처벌한다는 점에서병자호란 이후 호국 청나라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저작 연대는 확정할 수 없으나 오늘날 전하는 판본이 모두 19세기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고정한담을 생포하는 과정과 유충렬이 강 소저와 결연하는 과정이 중국 소설 <설인귀전>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 18세기 후반기 이후에 창작된 소설로 보인다.

 

 

  1. 신소설이라는 명칭을 달고 나온 최초의 작품이다. 청일전쟁 중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혼자 남게 된 여주인공이 일본인 군의관의 도움으로 유학을 가서 구완서라는 청년을 만나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신여성이 된다는 내용이다. 청일전쟁중 한 여인이 가족을 찾아 헤매는 장면을 이전 소설과 같은 순차적·평면적인 서술이 아닌 인과관계에 의한 입체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점이 높이 평가받는다. 조선에 청일전쟁을 불러들인 봉건제도를 비판하고 신교육·신문명을 받아들일 것과 자주독립 및 자유연애사상을 강조했다. 내용 및 형식면에 있어 고대소설에서 탈피하여 근대소설에 접근할 수 있는 문학사적인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1906년 7월 22일부터 10월 10일까지 “만세보”에 연재되었고, 하편에 해당되는 ‘모란봉’은 1913년 2월 5일부터 6월 3일까지 “매일신보”에 총 65회 연재되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