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熱帶), 일몰(日沒)
노천카페에서 / 김지원
쪽빛 바다 위 하얀 유람선 한 척
연인을 떠나보내듯
저녁 하늘이 붉은 울음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거대한 하버브리지 위를 떠돌던 구름 몇 점
바다 위로 떨어지고
구름과 하늘을 삼킨 바다는
영화처럼 부서진다
날은 저물고 낮잠을 즐기던
가로등 하나씩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눈을 뜬 가로등 사이로
몰래 숨어든 낯익은 얼굴 하나
나는 벤치에 기댄 채
갈매기 울음을 흉내내고 있다
- 김지원 시집 『 Y에게 말 걸기』다층 2016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블로그를 쉽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 때 돌아오겠습니다.
-언덕에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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