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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야래자(夜來者) 설화

by 언덕에서 2019. 1. 15.

 

 

야래자(夜來者) 설화

 

 

 

 

 

 

뱀(또는 지렁이)이 변한 남자가 밤마다 찾아와 관계를 맺은 처녀가 비범한 아이를 낳았다는 내용의 설화로 신이담 중 변신담에 속하며, ‘야래자형 설화라고도 한다. <삼국유사> 2 기이 2후백제 견훤조에 전해지고 있으며, 비슷한 이야기가 <청구야담> 1괴물매야색명주(鬼物每夜索明珠)’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8세기 문헌이라고 하는 일본의 <고사기>의 수진천황 조에도 실려 있. 청나라 태조인 누루하치 탄생 전설과도 동일하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두루 구전되고 있는 설화이다.

 남자의 정체는 뱀ㆍ지렁이 등이 대부분이고 동삼이나 절굿공이일 때도 있다. 이 설화는 전국에 걸쳐 전승되고, 신화ㆍ전설ㆍ민담 등 다양한 갈래로 존재한다.

 

드라마 -태조 왕건- 2000년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밤마다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처녀의 방에 찾아와 동침하고 아침이 되면 사라지곤 하였는데, 그러다 그 처녀가 임신하게 되었다. 처녀의 아버지가 남자가 오거든 실을 꿴 바늘을 남자의 옷에다 꽂아 놓으라고 딸에게 시켰다. 다음날 실을 따라가 보았더니, 멀지 않은 곳에 바늘에 찔려 죽은 뱀이 있었다. 그 뒤 처녀가 낳은 아들이 비범하여 큰 인물이 되었다.

 견훤 이야기도 위의 이야기와 대동소이하다.

 옛날 광주 북촌의 한 부잣집에 용모가 단정한 딸이 하나 있었는데, 아버지께 말하기를 "밤이면 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침실에 들어와 자고 아침이면 사라진다"라고 했다. 아버지가 긴 실을 바늘에 꿰어두었다가 남자의 옷에 찔러두라고 했다. 그대로 했다가 날이 샌 뒤에 그 실을 따라가니 북쪽 담 밑에 사는 큰 지렁이의 허리에 바늘이 꽂혀 있었다. 그로부터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15세에 이르자 자칭 견훤이라 하고 왕위에 올라 완산군에 도읍했다.

 

 

 

 

 

 이 밖의 전설로는 충남 연기군 서면 쌍유리에 전해오는 <수리산 전설>이 대표적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견훤의 출생담과 대동소이하다. 여기에서 야래자는 큰 뱀으로, 근처의 비암골(뱀골)ㆍ비암절(뱀절) 등의 지명과 연결된다. 일본의 <삼륜산식 전설>과 내용이 흡사하며 지리적 조건도 무척 흡사하다. <수리산 전설>에서 태어난 아이는 그 마을의 수호신이 되었고 <삼륜산식 전설>의 주인공은 나라를 세웠다고 전한다.

 민담에서는 야래자가 동삼·절굿공이 등으로 나타나고 아들을 낳는 결말이 없는 경우가 많다이 이야기는 애초에는 수신(水神계통 집단의 신화로한반도의 남서부에서 생긴 것이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전설ㆍ민감화되었고 일본에도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견훤은 후백제를 건국하면서 백제의 고토에서 전해오는 수신 계통의 신화를 자신의 출생배경으로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선화공주가 서동과 사랑하여 밤이면 남몰래 서동의 방으로 안겨 간다는 노래를 퍼뜨려 공주를 곤경에 빠지게 하여 궁중에서 쫓겨나자 서동은 공주와 백제에서 혼인했다는무왕설화도 야래자형 설화 유형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설화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서구의 것은 ‘프시케와 큐피트 이야기1'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의 '삼륜산  전설2'은 우리나라 충청남도 연기군에서 구전되는 설화와 그 내용이 같으며, 두 곳의 지리적 상황도 일치하고 있어 흥미롭다. 그런데 일본 이야기에서는 태어난 아이가 나라를 세웠다고 했지만, 연기군의 설화에서는 그 아이가 마을의 신으로 숭앙 된다고 하였다.

 야래자의 정체가 각 편에 따라 다양한데, 절굿공이ㆍ동삼ㆍ수달피ㆍ용ㆍ지렁이 등으로 나타난다. 절굿공이면 태어난 아들이 없으며, 수달피면 머리가 노랗게 태어나서 노랗지라고 불린 아들이 청태조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하고, 용이면 아들이 중국의 천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지렁이면 태어난 아들이 바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다. 또한, 자식이 출생하였다는 부분이 없기도 하고, 사람 대신 뱀이 여러 마리 나왔다는 변이형도 보인다.

 이 유형의 설화 가운데에서 야래자가 뱀의 변신이고, 그 아들이 마을의 신이 되었다는 충청남도 연기군의 설화가 가장 정통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는 백제 지역에서 마을 수호신의 신기하고 기이한 탄생을 나타내 주던 이야기를 후백제가 그 전통을 잇느라고 견훤의 출생담으로 활용하여 건국신화로 발전시키려 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전설은 전국적으로 두루 전해지고 있다. 수달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중국 청태조의 아버지라고 하며, 용에서 태어난 아들은 중국의 천자가 되었고, 견훤은 지렁이에게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한다. 여러 설화 가운데 야래자가 뱀이고 그 아들이 마을의 신이 되었다는 충남 연기군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를 가장 정통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1. ; 미녀 활옥의비매에게 남자가 있었는데 밤중에 홀연히 찾아와 혼인을 하고 얼마 안 가 임신을 하였고, 부모가 일러준 대로 옷에 실을 꿰어 아침에 찾아보니 열쇠구멍으로 빠져나갔는데 실은 세 가닥이 흘러있었고, 실을 따라가 보니 미와야마[美和山;미화산]의 신사에서 그쳤다고 했다. 미화산은 미와야마[三輪山]이라고도 하고 미모로야마[御諸山]이라고도 한다. 이때 활옥의비매의 남자는 아라가야왕 아라사등이라 할 수 있고 실이 세 가닥이라는 것이 고도한 은유로서 이 가계에서 왕이 셋 배출된 것을 나타낸다. 이 세 왕이 대륙사서 [송서], [양서], [남사]에 나오는 왜왕 '珍/濟/武'에 해당하고 본명이 각 김진(金珍), 김제(金濟), 김무(金武)였다. 실이 멈춘 삼륜산의 대신신사(大神神社)는 김진의 후손들이 배제하는 신사이며 [신찬성씨록]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산책의 책 1권 313p에 있음). 왕이 셋 배출된 것을 은유하여 삼륜(三輪), 삼영(三영), 삼구(三勾)라고도 하고 응신기에서는 삼율(三栗)이라고도 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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