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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고분지통(鼓盆之痛) 설화

by 언덕에서 2019. 1. 18.

 

 

고분지통(鼓盆之痛) 설화

 

 

'고분지통1 설화'는 부인이 죽었을 때 남편이 물항아리를 두드리며 가슴 아파하는 일의 유래를 설명하는 설화로 <장자(莊子)>지락편(至樂篇)’ 이야기와 관련이 깊다.

 혜자(惠子)가 장자의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갔는데, 장자는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鼓盆而歌). 이유를 묻자, 장자는 아내가 죽은 것이 사실은 천지 사이에 편히 쉬게 된 것이니 울지 않고 동이를 두드린다고 대답하였다. <고분지통의 유래>는 부인이 죽어 남편이 물항아리를 두드린다는 부분은 지락편과 같지만, 나머지 내용이나 주제는 아주 다르다.

  래 '고분지통'의 의미는 '물동이를 두드리며 서러워한다'는 뜻으로, 아내가 죽은 아픔을 말한다. 그러나 이후 이야기는 많이 변형되어 '남편이 죽었을 때 아내의 반응이 나오는 설화가 된다. 남편이 죽었는데 남편 무덤에 부채질하는 부인 이야기가 앞부분에 나오는 이본과 나오지 않은 이본이 있다. 부인 이야기가 없는 이본은 남편의 아내 시험이라는 통속적인 흥미소만 주목받았다. 남자 주인공으로 장자, 장주, 율곡이 등장하며, 부인은 외간 남자를 유혹하기도 하고, 그 남자가 요구하는 남편의 골수나 간을 꺼내 주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인이 목매달아 자살하기도 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떤 남자가 길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여인은 새로 만든 봉분 옆에서 부채질하고 있었는데, 죽은 남편이 묘의 떼가 마르기 전까지는 개가하지 말라고 유언하여 떼가 빨리 마르게 부채질을 한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만약 자기가 죽으면 개가하겠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절대 개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남자는 아내를 시험해 보려고 죽은 체하였다. 아내가 초상 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찾아왔다. 아내는 그 남자가 마음에 들어 함께 살자고 하였다.

 그런데 그 남자가 갑자기 몸져눕더니 다른 남자의 골을 파먹어야 병이 낫는다고 말했다. 아내는 도끼를 가져와 남편의 머리통을 깨고 골을 파내려 하였다. 그때 남편이 일어나 무슨 짓이냐고 따졌다. 아내는 물을 길어 오겠다며 물동이를 이고 나가서는 남편을 볼 면목이 없어 우물에 빠져 죽었다. 남자는 물동이를 두드리며 자기가 너무 심한 짓을 하여 아내가 죽었다고 후회하였다. 

 '고분지통'은 물동이를 두드리며 서러워한다는 뜻으로아내가 죽은 아픔을 말한다버치2를 두드리는 슬픔이라는 뜻으로 '고분지척(鼓盆之戚)'이라고도 한다아내를 여읜 한탄을 뜻하는 말은 '고분지탄(鼓盆之歎)'이라 하며남편을 잃은 아내의 슬픔을 나타내는 것을 '붕성지통(崩城之痛)'이라고 한다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莊子:BC 369BC 289?)가 쓴 <장자>지락편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장자의 친구 혜자가 장자의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 갔는데 장자는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 부르고 있었다[鼓盆而歌].혜자는 장자에게 부인이 죽었는데 슬퍼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건 지나치다고 말하였다.장자는"아내의 죽음에 금방은 슬펐지만,인간은 본래 생명이 없었고 형체도 기()도 없었으며 나중에 기가 생기고 기가 유형으로 변하고 형체가 생명을 갖추었다가 죽음으로 바뀌게 되었으니 계절의 변화와 같은 것이다.아내가 죽은 뒤 천지 사이에서 편히 쉴 테니 통곡하면 천명에 통하지 못하므로 울음을 그치고 동이를 두드린다."하였다고 전해진다.아내가 죽었을 때 동이를 두드리며 슬퍼한 장자의 고사에서 나온 말로 상처한 설움을 나타낸다.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과 사별 겪는 것은 다가오는 시기가 다를 뿐이지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이다. 천수를 누려 생을 다하는 사별이면 그나마 아픔이 덜하겠지만 중간에 우여곡절로 사별하는 경우에는 그 슬픔과 아픔이 매우 크다. 

 그래서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이 있는데 남편이 죽으면 천붕지통(天崩之痛 ), 부인이 죽으면 고분지통(叩盆之痛 ), 형제가 죽으면 할반지통(割半之痛 ), 자식이 죽으면 상명지통(喪明之痛 )이라 표현하였다. 이 네 가지 아픔(四通) 중 고분지통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나머지 3통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이해도 되는 것 같아 '인생은 고해'라는 말을 실감 나게 해준다.    

 이 설화에서 남편이 거짓으로 죽은 체하여 자기 부인이 다른 남자를 가까이하는 장면을 본다. 이것은 남편에게 견디기 어려운 충격이고 고통이지만,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을 미리 경험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설화의 귀결점은 부인의 죽음과 남편의 후회다. 부인의 죽음은 남편의 관점에서 다른 남자를 가까이한 자기 부인에 대한 응징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일부종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남편을 후회하게 만든 것은 그래도 부인의 처지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보여 준다이 설화는 부부 사이의 충실성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하게 만든다또한가짜 열녀설화를 좀 더 일반화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1. 물동이를 두드리는 슬픔이라는 뜻으로, 아내가 죽은 슬픔을 이르는 말. [본문으로]
  2. 자배기보다 조금 깊고 아가리가 벌어진 큰 그릇.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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