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성 설화(三台星說話)
신기한 재주를 익힌 세 쌍둥이가 해를 지키는 삼태성이 되었다는 설화로, 중국 연변 일대에서 전승되는 조선족 설화의 한 유형이다. <조선족민간고사선>(1985)ㆍ<삼태성>(1983) 등에 수록되었고, <중국민족민간문학>(1987)이란 책에 조선족의 민간문학을 요약, 소개하는 조성일의 <조선족민간문학>이라는 글 속에 조선족의 대표적 민담 유형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이 설화는 정리자의 문학적 가필이 이루어져 구연 그대로의 설화의 모습은 변모하였으나 천체의 기원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신화적 성격을 보여 주는 자료이다. 태양을 삼키는 흑룡은 재해의 상징이면서 암흑과 혹한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은 광명의 원천이고 생명체를 보호하는 신이다.
이 설화는 재해를 주는 악룡과 싸워 물리치고 빛과 생명을 주관하는 태양을 보호하는 영웅적 인간의 활약을 보여 준다. 이러한 이야기는 백두산 주변에서 악천후를 극복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강인한 투쟁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영웅적 인간과 악독한 흑룡과의 싸움은 <천지 설화> 및 <백일홍 설화> 등에서도 나타나는 삽화로서 만주 지방에서 전승되는 우리 민족 설화의 한 특징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흑룡담이라는 큰 늪이 있는 마을이 있었는데 여기에 한 여인이 유복자로 세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그 어머니는 아들 삼 형제가 여덟 살 되던 해 십 년을 기약하고 훌륭한 재주를 배워 오라고 집에서 내보냈다.
삼형제는 각기 흩어져 신기한 재주를 배웠는데, 첫째는 하늘을 나는 방석을 타고 날아다니는 재주를 배웠고, 둘째는 한 눈을 감고 다른 한 눈으로 구만리까지를 볼 수 있는 재능을 배웠으며, 셋째는 무예를 익혀 칼과 활의 명수가 되었다. 십 년 후에 삼 형제는 다시 어머니에게 돌아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하루는 폭우가 몰아치더니 해가 없어지고 말았다.
삼형제의 어머니는 아들들을 불러 놓고 해를 찾아올 것을 명령하였다. 삼 형제는 해를 찾아 몇 년을 헤매었으나 찾지 못하고 스승을 찾아가서 상의한 뒤 스승의 스승을 찾아가서야 비로소 흑룡담에 사는 한 쌍의 흑룡이 해를 삼켰기 때문임을 알아내었다.
삼형제는 곧바로 방석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 흑룡과 싸우기 시작하였다. 흑룡은 매우 흉포하였으나 삼 형제와 그들 스승의 협력으로 해를 삼킨 흑룡을 활로 쏘아 해를 토해 내게 하였다. 두 마리의 흑룡은 삼 형제에게 패해 달아나다가 한 마리는 흑룡담으로 피하여 숨고 또 한 마리는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지상에서는 해를 되찾아 환희로 가득 찼다. 그러나 삼 형제의 어머니는 살아남은 흑룡이 언제 다시 해를 삼킬지 알 수 없다며 삼 형제에게 하늘에 올라가 영원히 해를 지키라고 하여 삼 형제는 하늘에 올라가 삼태성이 되었다.
삼태성(三台星)은 큰곰자리에 딸린 세 별인데, 큰곰자리는 자미성1(紫微星)을 가리킨다고 한다. 자미성이 천자(天子)를 의미하니까 삼태성은 천자를 지키는 세 중신을 뜻한다. 결국 이 설화는 삼태성이 생긴 유래를 설명하는 천체 유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설화는 중국 연변 지역에 사는 조선족의 전설로, 신이한 재주를 배운 삼 형제가 힘을 합쳐, 태양을 삼킨 흑룡을 물리치고 삼태성이 되어 태양을 계속 지킨다는 내용의 전설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태양을 바다의 흑룡으로부터 지키는 삼태성의 유래담이면서 태양을 숭배하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확인시켜 주는 이야기이다.
흑룡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서대석이 쓴 『백두산과 민족 신화』에 의하면 흑룡의 불칼은 화산의 분출로 뿜어 나오는 화염과 용암을 의미하기도 하고 극심한 가뭄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에서 형상화된 흑룡의 모습은 가물 때의 햇볕이라기보다는 화산에서 내뿜는 연기와 마그마에 가깝다.
♣
옛 사람들은 땅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하늘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해가 가려지는 자연 현상이 땅에 재앙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재앙은 하늘의 도움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해가 잠시 보이지 않게 된 자연 현상을 땅의 일과 관련지어 집단의식을 고양시키는 이야기로 만든 듯하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신성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지하거나 저절로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고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이후에 어려움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이 설화의 주인공들은 진취적인 기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이야기는 개인이나 가정보다 집단, 국가를 우선하는 향유 층의 사고가 잘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큰곰자리 부근에 있는 자미원의 별 이름. 북두칠성의 동북쪽에 있는 열다섯 개의 별 가운데 하나로, 중국 천자(天子)의 운명과 관련된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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