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슨 모험소설 『보물섬(Treasure Isalnd)』
영국 소설가 R.L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1850∼1894)의 모험소설로 1883년 발행했다. 의붓아들인 오즈번이 가공으로 그린 섬 그림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소년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1881~1882년 [영 포크스(Young Folks)]지(誌)에 연재하였다. 처음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으나 단행본으로 출판되자 성인 독자들의 큰 호평을 얻어 작자의 출세작이 되었다. 이 작품이 아동문학의 고전으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까닭은 줄거리가 흥미 있고 뛰어난 성격묘사와 실감 나는 묘사로 엮어나간 점이다.
『보물섬』이 출간되자마자 그는 단숨에 인기 작가로 명성을 높이게 되었다. 1886년에 <납치>를 발표하고 이후 1893년에 그 속편 <카트리오나>를 발표했다. 그 외에도 <발란트래의 거장>을 비롯하여 <심술궂은 자넷>, <명랑한 사람들> 등 그의 과거 스코틀랜드 문화에 대한 지식과 향수를 드러내주는 단편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악의 존재라는 고전적 주제를 새롭게 다룬 그의 대표작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환상 문학의 한 획을 그었다.
1888년, 건강이 악화된 스티븐슨은 아내와 함께 고국을 떠나 남태평양의 사모아제도로 떠나 숨을 거둘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베일리마'라고 이름을 붙인 그곳에서 그는 원주민에게 추장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았다. 주요 소설 작품으로는 <유괴>, <발란트래 경>이 있으며, 말년에 사모아제도를 여행하며 쓴 <팔레사의 해변>, <썰물>등의 여행기가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여관 '애드미럴 벤보우'의 짐 호킨즈 소년은 자기 여관에 투숙하고 있던 해적선 '바다코끼리 호'의 부선장 빌리 본즈가 죽은 뒤 그 유품 중에서 종이에 싼 물품을 입수하게 되었다. 짐은 그것을 의사 리브지와 지주 투리로니에게 가지고 가서 펼쳐 보았더니 한 장의 해도가 나왔다. 그것은 '바다코끼리 호'의 선장이었던 프린트가 보물을 묻어 둔 섬의 지도였다.
의사와 지주가 중심이 되어 짐 소년, 그들이 타고 갈 배 '히스파니오라호'의 선장 스몰레트 및 승무원들이 일행이 되었다. 짐은 특히 외다리인 존 실버와 친해지게 되었으나, 배가 섬에 가까이 접근하게 된 어느 날 짐은 우연한 기회에 실버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버는 일찍이 '바다코끼리 호'의 선원이었던 것이다.
짐은 실버의 음모를 의사와 지주 및 선장에게 알렸다. 그들은 악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대항책을 강구하였다. 다음 날 아침 섬에 상륙한 짐은 일행에게서 이탈하여 섬을 둘러보다가 3년 동안이나 섬에 버려진 벤 건을 만나 한 패가 되게 하였다.
의사와 지주 일행도 뒤따라 상륙하여 섬에 있던 성채와 같은 오두막을 점령하였다. 그들은 실버를 두목으로 하는 악인들과 전투를 벌였고 짐은 벤 건의 안내로 지주 일행에 가담하였다.
짐은 적들이 점령하고 있는 히스파니오라 호를 탈환하기로 마음먹고 몰래 배에 올라탔다. 바닷물에 흔들리는 배 때문에 애먹으면서도, 마침내 악인 두 명이 지키는 배를 탈환하였다. 그러나 오두막으로 돌아와 보니 지주와 의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실버 일당이 오두막을 점령하고 있었다.
보물은 벤 건에 의해 다른 곳에 옮겨져 있어서 지도와 오두막을 실버 일행에게 넘겨주고, 일행은 벤 건의 동굴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짐은 그대로 실버와 함께 머무르고 있었다. 형편을 보니 실버는 다른 악인들에게 미움을 사고 있었다.
일행은 무사히 실버와 보물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어느 항구에 잠시 기항한 사이에 실버는 금화 한 자루를 들고 행방을 감추고 말았다. 영국으로 귀환한 호킨스 일행은 보물을 분배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1881년 8월, 스티븐슨은 부모의 양자인 로이드 오즈번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오두막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스티븐슨은 아이를 즐겁게 해 주려고 섬 지도를 그렸다. 지도가 그려지자 스토리는 저절로 떠올랐고, 몇몇은 최초의 독자인 로이드 오즈번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조정되었다. 이 소설에 호킨스 부인을 제외하면 어떤 여성 인물도 나오지 않는 것은 로이드의 요구를 따르기 위해서였다.
『보물섬』은 우연한 기회에 보물섬 지도를 손에 넣게 된 소년 짐 호킨스가 우여곡절 끝에 보물섬을 찾아가는 모험 가득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바다, 범선이 주는 낭만적 흥취, 숨겨진 금은보화, 외다리 선원, 해적들의 음모와 배반, 말하는 앵무새, 무인도, 섬에 버려진 사람들과 황금을 얻는 자, 음습한 숲 속의 분위기 등 모험 소설로서의 소재들이 가득하다. 한편,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보물을 향한 벌거벗은 탐심과 이것이 빚어내는 인간 군상들의 속일 수 없는 날것의 행동들이 보물섬 안에서 펼쳐진다.
R. L. 스티븐슨은 뛰어난 상상력, 생생한 묘사로 보물찾기 모험을 그려낸다. 정직함과 지혜로움, 용감함, 교활함과 잔인함 등 인간의 다양한 특성이 반영된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숨 가쁘게 이어진다.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믿음과 배신은 한순간에 뒤바뀌고, 영원한 영웅도, 영원한 악당도 없다는 사실에 독자는 전율 섞인 쾌감을 느끼게 된다.
『보물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바로 외다리 선원 존 실버이다. 권선징악이 당연시되는 아동문학 작품에서 해적 존 실버가 무사히 탈출한다는 설정은 매우 인상적이다. 스티븐슨은 존 실버라는 복합적인 인물을 통해 선과 악이란 그렇게 뚜렷이 갈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드러낸다.
♣
『보물섬』을 출간하면서 스티븐슨은 이렇게 호언장담했다. “이 책이 아이들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어린 시절 이래로 아이들이 썩었다는 뜻이다.” 저절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는 물론 환상적인 캐릭터와 배경을 지닌 등장인물들로 무장한 『보물섬』은 수많은 모방작들을 낳았다. 그 결과,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영화는 아직도 해적에 대한 낭만을 부채질하고 있다. 스티븐슨의 대중성에 대해 딴죽을 거는 무수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여전히 고전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가 처음 생각했던 이 책의 제목이 ‘배의 요리사’였다. 배의 요리사 외다리 실버는 스티븐슨이 생각한 『보물섬』의 중심인물이었다. 실버는 인간의 양면성과 그 안의 심리 갈등을 보여 주는 인물이다. 실버는 의리와 신의를 갖춘 남자다운 뱃사람이면서, 동시에 탐욕과 천박함, 간사함을 지닌 해적이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주인공 짐 호킨스가 자의식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보다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실버다. 이 이야기가 그저 모험이나 쫓는 대중적이고 자극적인 주제만 다룬다고 말할 수 없는 점이 여기에 있다. 바로 인물의 내면 심리와 갈등 묘사가 이 책이 지금까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는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 실버는 해적이었고 나중에 초라한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서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외다리 영웅의 대표적인 인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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