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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집 감상

김소월 모든 글을 묶은 『김소월 전집』

by 언덕에서 2012. 5. 16.




김소월 모든 글을 묶은 『김소월 전집』






우리 모두에게 김소월은 고향 동산이며 온돌방 아랫목이요 모국어 그 자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소월이 쓴 작품으로 판명된 시는 대충 250여 편이다. 이에 대하여 두 편의 소설과 세 편의 수상, 그리고 한 편의 평론과 기타 서간, 산문, 번역 등이 그가 우리에게 끼치는 작품의 총량이다. 

 김소월 시집이나 전집의 발표 당시에 오류가 교정되지 않은 것과 현행표기법으로 고치면서 잘못된 것이나 오독으로 파생된 잘못, 동일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둔갑한 것과 소월의 작품이 아닌데 소월의 작품으로 오해된 것 등을 면밀하게 검토를 하여 모두 바로잡았다고 한다.

 안서 김억의 오산학교 시절 제자로 1920년 「낭인의 봄」, 「그리워」등을 발표하면서 시인이 된 김소월(1902~1934)은 한국의 전통적인 한을 노래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짙은 향토성을 전통적인 서정으로 노래한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그의 시와 소설, 산문을 서울대 김용직 교수가 엮은 것이다. 그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집중적으로 감상해 보자.





못잊어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을리라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공주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