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중편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 In Prose. Being a Ghost Story of Christmas)』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1812∼1870)의 중편소설로 1843년에 발표되었다. 원제는 <A Christmas Carol. In Prose. Being a Ghost Story of Christmas>이다. 그 후 해마다 발표된 5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1>의 제1작이며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1843년 당신, 초판 6000부가 단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끈 이 작품은 디킨스를 위대한 영국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너무나도 분명한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별도의 설명 없이 아이들에게 그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어른들에게도 '새롭게 태어난 스크루지'의 마음을 갖게 한다.
주인공 스크루지는 자린고비 구두쇠로서 인정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수전노이다. 굽은 매부리코, 우그러든 뺨, 뻣뻣한 걸음걸이, 충혈된 눈, 얄팍한 입술, 그리고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가진, 생김새부터 인색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거지들도 스크루지에게는 동전 한 닢 구걸하지 않고, 맹인의 안내견조차 스크루지만 보면 주인을 후미진 길로 인도한다.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전날 밤 함께 사업을 하다가, 7년 전에 죽은 동료인 말리의 유령을 만나게 된다. 말리는 자신을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돌아보게 인도한다. 그 과정을 통해 스크루지는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지, 얼마나 베풀지 못하고 살아 왔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크루지는 욕심쟁이요 구두쇠이다. 금년에도 혹독한 추위와 깊은 안개를 물고 크리스마스이브가 찾아왔지만, 사무실 서기 크로체트의 방에는 오직 한 덩어리 석탄 조각이 타고 있을 뿐이었다. 스크루지는 모두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는 말을 귀찮게 여기며, 텅 빈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 밤, 그에게 예전의 동업자인 말리의 망령이 나타난다. 망령은 "살아생전에 욕심쟁이요 구두쇠였기 때문에 쇠사슬에 묶인 채 이렇게 고생하는데, 너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망령은 뒤이어, "그러나 네게는 구원의 길이 남아 있다. 내일 밤부터 하룻밤에 한 가지씩 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이는 망령이 나타나 네게 구원의 길을 가르쳐 주리라"고 말한 뒤 사라진다.
시계가 새벽 1시를 치자 첫 번째 유령이 나타나서 따라오라고 한다. 그것은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그에게 그의 쓸쓸한 소년 시대와, 지금은 없는 착한 누나와, 그가 돈 때문에 버린 옛 애인을 보여준다.
두 번째 유령은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그를 서기 크로체트네 집으로 데려간다. 일가족이 모여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행복스럽게 지낸다. 또한 스크루지를 위해 축배를 드는 조카의 집도 보여준다.
세 번째 유령은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스크루지가 차디찬 방에 홀로 죽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죽음에 대해 마을 사람들은 슬퍼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한다.
이런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은 스크루지는 망령을 붙들고 필사적으로 자비를 구한다. 그러나 깨어 보니 그것은 꿈이었고, 때는 크리스마스 아침이다. 회개한 스크루지는 맨 먼저 할 일이 있었다. 익명으로 서기 크로체트네 집에 큼직한 칠면조를 보내는 일이었다. 뒤이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많은 액수의 돈을 기부하고, 조카네 집으로 달려가 즐거운 크리스마스 만찬에 참석한다. 이 축복받은 크리스마스 이후 그는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바뀌었다.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적 메시지로 인해, 『크리스마스 캐롤』은 아이들에게 곧잘 들려주는 이야기가 되었다. 나아가, 크리스마스 본연의 의미, ‘배품’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이 소설은 현재까지도 흔히 ‘크리스마스 철학’으로 일컬어진다.
당시 시대적으로 영국 기독교계가 공립학교 설립에 반대하자, 디킨스는 그러한 반대가 무지와 가난을 만들어낸다고 논박하는 등 배경에는 영국식 사회주의 의식이 있는 소설이다. 또한 멜서스가 빈곤 계층의 인구를 복지예산 축소로써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자, 디킨스는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말이라고 재논박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산업혁명 후 19세기 영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빈자들의 애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소설 발표 후 당시 영국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던 미성년자의 학대, 재판의 비합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고, 개선되기도 하였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그 유명한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이다. 수전노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스크루지는 인색하기 짝이 없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사람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거지들도 스크루지에게는 땡전 한 푼 구걸하지 않고, 맹인의 안내견조차 스크루지만 보면 주인을 후미진 골목길로 인도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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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기독)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1/3이 채 되지 않는 한국에서 예수 탄생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서 이 날을 공휴일로 제정한 것은 분명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성탄전야는 '유흥의 밤'이 되어버렸다. 젊은 연인들은 이 날 밤을 '애정을 나누는 밤' 정도로 인식하는 풍조도 있는 모양이다. 특정일을 겨냥해 매출을 올리려는 상술이 만든 결과로 믿고 싶지만 지나치게 저속하고 또 천박하다.
소설 속의 스크루지 영감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비방하며 손가락질하는 게 일쑤지만, 자신 있고 당당하게 자신은 스크루지 같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예수는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죄인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치라.”고 하며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교훈을 전해 준 바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과거의 스크루지를 두고 힐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의 시간으로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볼 줄 알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넉넉한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난 스크루지’가 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깨닫고 실천하는 길이며, 작품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일일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으며,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교회와 학교 등에서 연극으로 상연되기도 하고, 영화·오페라·발레·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공연되고 있기도 하다.
☞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1812.2.7∼1870.6.9) 영국의 소설가. 새커리(1811∼1863)와 함께 빅토리아조(朝) 전반의 소설계를 대표하는 거장. 포츠머스 군항(軍港) 부근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은 해군 경리부의 서기(書記). 소년시절에 스몰리트(1721∼1771)ㆍ필딩(1707∼1754)ㆍ골드스미스(1728∼1774) 등을 탐독했다. 11세 때 런던으로 이사, 얼마 후 아버지기 빚 때문에 투옥되자 허약한 그는 구두약 공장에 다니면서 갖은 고생을 경험했다. 아버지는 이듬해 출옥, 그도 학교로 돌아갔으나, 초등학교를 마치는 즉시 변호사의 서생이 되고, 속기술을 배워 신문의 의회 통신원이 되었다. 기자생활 5년간(1831∼1836)에 그때그때의 런던의 견문기를 잡지에 기고했는데, 이것을 모아 1836년 책으로 출판한 것이 처녀작 <보즈의 스케치(Sketches by Boz)>이다. 이어 출세작 <피크위크 페이퍼스>(1837)가 나와 다년간 고생한 보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후 <올리버 트위스트>(1838), 야만적인 소학교에 대한 조매(嘲罵)로 유명한 <니콜라스 니클비>(1839) <골동품 상점>(1841), 역사물 <<바나비 러지>(1841) 등이 계속해서 나왔다. 1842년에 미국 여행, 돌아와서 인상기 <미국잡기(雜記)>(1842), 소설 <마틴 처즐위트(Martin Chuzzlewit)>(1843∼1844> <크리스마스캐롤>(1843) 이하 일련의 크리스마스물(物)을 내고 1844년에는 이탈리아ㆍ스위스를 여행, <돔비와 아들>(1846∼1848), 일대의 거작 <데이비드 코퍼필드>(1849∼1850)를 내어 더욱 이름을 날렸다. 이후에도 많은 작품을 내었는데, 그 중에 프알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1859) 등이 있다. 대개 그의 작품은 저속하다는 비난도 있으나, 감상(感傷)과 유머를 특색으로 한다. 이상하게 발랄한 인물을 모사하는 데 묘를 얻었으며, 또 즐겨 하층사회에서 취재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었다. 1874년 존 포스터(1812∼1876)가 유명한 전기를 썼다.
-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중편 소설로 1843년 12월 19일 발표되었다. 그 후 해마다 5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발표하였으며, 이 소설은 제1작으로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원작은 영국 런던에서 채프먼 앤 홀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으며,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두 가지 형태로 간행되었고 삽화는 존리치에 의해 그려졌다. [본문으로]
-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 리카도 등과 함께 영국 고전경제학을 대표한다. 1774년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여 역사와 문학을 배운 다음, 1794년 영국 국교회의 목사보가 되어 올드베리에 부임. 재임 중 고드윈(W.Godwin)에 반대하여 『인구론』을 저술함으로써 일약 유명해졌다. 1805년 동인도회사의 동인도학교의 근대사 및 경제학 교수가 되었고, 재임 중 급서했다. 그는 『인구론』에서 음식물이 인간의 생존에 필요하며 양성간의 정욕은 필연적이라는 두 가지 사실에서 출발하여, 인구와 음식물의 증가력을 비교했다.전자의 증가가 저지되지 않으면 후자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하여, 이로부터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인구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그의 고찰에 따라서 산업혁명 후 두드러졌던 실업과 빈곤 등의 사회악에 대하여 '도덕적 억제'에 의해 인구를 조절할 것을 설명하는 것이 맬서스주의이며, 이어 19세기 말에 이러한 금욕생활의 부자연성을 비판, 산아제한에 의한 인위적 인구억제를 주장한 것이 신맬서스주의이다. 사회악의 근원을 자본주의 제도에서 찾지 않고 인구원리에서 찾아, 노동운동에 의한 사회개혁에 대립하는 점에서 반동사상으로 여겨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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