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 현대소설

오 헨리 단편소설 『경찰관과 찬송가(The Cop and the Anthem)』

by 언덕에서 2015. 12. 21.

 

오 헨리 단편소설 『경찰관과 찬송가(The Cop and the Anthem)』  

 

미국 소설가 오 헨리(William Sydney Porter,1862~1910)의 단편소설로 1905년 출판된 단편집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에 실려 있다.

 오 헨리는 은행원을 지냈으며 40세 가까이까지 기구한 생활을 하다가 단편소설을 써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심한 남작(濫作)과 음주로 건강을 해쳐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다.

 어릴 때 부모를 잃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오 헨리는 은행돈을 몰래 쓰고 중미 온두라스로 도망갔다가 아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체포되었다. 은행원으로 일했던 오 헨리는 공금횡령 혐의를 받아 온두라스로 도망쳤는데,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서 순순히 붙잡혔다. 그렇지만 어린 아내는 병이 깊어 곧 죽어 버리고 만다. 애도할 틈도 없이 5년간의 복역을 언도받은 그는 죄수로 지내며 감옥 약국의 야간 담당 약제사로 일했다. 오 헨리라는 필명의 유래가 이 감옥의 간수 중 한 사람의 이름이었다는 설도 있다. 수감 태도가 좋아 모범수로 조기 석방되었다. 3년간 감옥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한 오 헨리는 10여 년 동안 300편 가까운 단편소설을 썼다. 그의 작품 속에는 따뜻한 유머와 감정이 녹아있다고 평가되며, 모파상이나 체호프와 비교되기도 한다.

 하나 있는 딸에게 ‘아빤 횡령해서 감옥 간단다’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출장이라고 둘러대야 했고, 재혼은 불행했다. 첫 번째 아내는 죽어서, 두 번째 아내는 산 채로 그를 떠났다. 이후 알코올 중독과 당뇨 등으로 병에 시달리다 윌리엄 시드니 포터는 불과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은 오 헨리 단편 중 잘 알려진 이야기인 『경찰관과 찬송가』의 배경이 된 교회에서 열렸다고 한다. 코믹한 이 작품은 이래서 비극적이다.

영화 [ O Henry's Full House} 중 <경찰관과 찬송가>, 1952년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노숙자 머피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자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따뜻한 교도소에서 겨울을 보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

 일류 레스토랑에 가서 마구 음식을 시켜먹고 돈 없다고 했으나 허름한 옷차림 탓에 입구에서 제지당하고 다른 식당을 찾아가 실컷 음식을 먹었지만 식당주인은 경찰을 부르기는커녕 식당 밖으로 내팽개쳐 버린다. 길거리에서 유리창을 깨고 유유히 기다리다 나타난 경찰에게 자신의 짓이라 주장을 해도 경찰은 믿어주지 않는다. 경찰관 앞에서 지나가는 여인을 희롱했으나 여인은 오히려 좋다고 달라붙는다. 길거리에서 고성방가를 하며 행패를 부려도 경찰관은 승리감에 도취된 열성 축구팬 정도로 생각한다. 어떤 신사의 우산을 빼앗아 자신의 우산이라 우겨도 그 신사는 사실 자기가 주운 우산이다 미안하다 하고 도망가 버린다.

 결국 지친 머피는 어느 교회 앞에서 들려오는 찬송가를 들으며 문득 잘못을 뉘우치고 떳떳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바로 그때 경찰관이 나타나 수상한 놈이 밤중에 서성거린다고 하면서 머피를 잡아가 버리고 그는 판사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받는다.

 

 

 온갖 노력을 다하여 체포 당하기를 기다리지만 머피의 기다림은 성취되지 않는다. 결국 지친 소피는 어느 교회 앞에서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찬송가를 들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떳떳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바로 그때 경찰관이 나타나 수상한 놈이 밤중에 서성거린다고 하면서 소피를 잡아가고 그는 담당판사로부터 징역 3개월 금고형을 선고받는다. 오 헨리의 작품 중 가장 유머러스한 단편소설 「경찰관과 찬송가」의 주된 내용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 생계형 범죄를 무조건 벌주거나 구제하는 것보다는 다시는 그런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재삼 절감하게 된다. 시대를 불문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인 양극화가 심해짐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는 계속된다.가지지 못한 이들의 기초생활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주인공 머피는 월동 준비를 궁리하다가 공짜로 재워 주고 밥도 주는 무료 숙소는 바로 감옥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봄이 오기 석 달 정도 감옥에서 지낼 수 있을 만큼의 경범죄를 수도 없이 저지른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게 자신은 도대체 체포되지 않는다. 다들 그의 행패에 별 관심이 없거나 그냥 용서해 버리는 바람에 따뜻한 공짜 숙소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가기만 한다.

 이 겨울을 어떻게 나나, 한숨을 쉬고 있는 그의 귓가에 교회에서 누군가가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찬송가 소리가 들려온다. 이 찬송가가 그의 마음을 묘하게 흔든다. 그래 나도 한 번 제대로 성실하게 살아 보자, 내일 직원으로 써 준다고 한 사람에게 찾아가 보자, 하는 결심을 하자마자 순찰 중이던 경관이 그를 불러 세운다. 수상한 인물로 여겨진 그는 약식 재판에서 찬송가를 듣기 전에 그토록 원했던 3개월간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버린다. 주인공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찬송가가 흘러나온 바로 이 교회에서 그는 세상과 작별한다.

 오 헨리가 죽은 후에 ‘나와 친구였던 오 헨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하는 식으로 그와의 친분을 주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고가 뜬금없이 쏟아져 나왔다는데. 오랫동안 오 헨리와 교류했던 편집자는 그 이야기들을 두고 ‘지금 오 헨리는 천국에서 하이볼 잔을 기울이며 이 사람들을 차갑게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한다.


영화 <인생의 종착역(終着駅, O Henry's Full House. 1952)>

☞1957년 6월 8일 개봉된 미국의 드라마 영화로 117분 짜리다. 미국의 유명한 단편작가 오 헨리의 단편 5개를 5명의 감독들이 각각 맡아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한 이색작이다. 감독은 하워드 혹스 Howard Hawks, 진 네글레스코 Jean Negulesco, 헨리 해서웨이 Henry Hathaway, 헨리 킹 Henry King, 헨리 코스타 Henry Koster 등 5명이며 진 피터스, 프레드 알렌, 그레고리 래토프, 마릴린 먼로, 앤 박스터, 찰스 로튼, 리차드 위드마크, 리차드 알렌, 필 아놀드, 진 크레인, 팔리 그레인저 등이 주연을 맡았다.

<나팔 소리(The Clarion Call)>, <마지막 잎새(Last Leaf)>, <인디언 추장의 몸값(Ransom Of Red Chief)>, <동방박사의 선물(Gift Of The Magi)>, <경관과 찬송가(Cop And The Anthem)>의 5편으로 되어있다. 작품으로는 평작이나, 화려한 출연진이 더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5편 중에서는, 진 네글레스코가 감독하고 앤 백스터와 진 피터스 가 가난한 예술가 룸메이트로 나오며 그레고리 래토프가 마지막 잎새를 그리는 늙은 화가로 나오는 <마지막 잎새> 편이 가장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