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뜨끈 매끈 싱가포르 여행
지난 주. 그야말로 우연하게 생긴 기회 때문에 전혀 계획하지 않았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싱가포르 여행을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국가 싱가포르 근처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빈탄 섬까지 여행할 수 있었으니 이중의 즐거움을 맛본 셈이다. 준비하는 며칠이 즐거웠고 여행 기간 내내 유쾌했으며 다녀온 이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니 좋은 여행이었음이 틀림없다.
<지난 해, 큰 맘 먹고 장만한 DSLR카메라는 부피가 큰 관계로 짐만 될 것 같아 두고 왔는데 LG G4 스마트폰 카메라는 작동이 느려서 여행 기간 내 아쉬웠다>
일행 중 재미있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고 특히 인도네시아 빈탐 섬 조용한 해변의 쉼터에서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모처럼 '힐링'이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그 이야기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려 했지만 매우 장황하고 분량이 많은 관계로 추후 적당한 기회에 풀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마리나 베이에서 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마리나 베이에서 본 시가지. 좌측에 두리안 에스플러네이트 국립극장이 보인다>
<마리나 베이에 위치한 머라이언 상>
그 옛날 투마시크 섬으로 불리던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어부와 해적들의 주거지로 이용되었던 작은 도시였으며 수마트라를 지배하고 있던 슈리비자야 왕국의 전진 기지이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이 살았던 16세기에는 포르투칼인들에게, 17세기에는 네덜란드인들의 지배를 받았던, 강자의 손에 의해 다양한 통치를 경험했던 바닷가의 작은 섬마을에 불과했다. 싱가포르의 초기 역사의 많은 학설 중의 하나인 말레이 연대기1에 따르면 슈리바쟈야 왕국의 왕자였던 Sang Nila Utama가 그들의 왕국을 이 지역에 건설한 것으로 되어 있다. 싱가포르라는 이름은 왕자가 이곳에 상륙했을 때 사자라고 생각되는 동물을 본 것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싱가’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해 있는 산스크리트어로 ‘사자’를 의미하며 ‘포르’는 '마을'을 의미한다.
고구려(高句麗), 우리의 조상 주몽이 만든 나라 '고구려'에서 구려는 '고을' 또는 '마을'을 의미한다. 한족이 만든 국가인 한나라에 비해 높고 고귀하다는 뜻에서 고(高)라는 접두어를 붙였다. 이렇듯 인류가 만든 지명이나 국명은 비슷한 동기와 유래가 있다.
<센토사 섬 머라이언 타워>
위의 사진 '머라이언(Merlion)'은 싱가포르의 상징물로서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을 한 가공의 동물이다. ‘Merlion’은 ‘lion’(사자)에 'mermaid'(인어)를 합성한 단어이다. 하반신의 물고기는 항구 도시를 상징하여 고대 싱가포르를 테마섹‘(Temasek, 자바어로 “바닷가 마을”)이라고 칭한 것에서 유래하며, 상반신의 사자는 싱가포르의 원래 국호 ‘싱가푸라’(Singapura, 산스크리트어로 “사자의 도시”)로부터 유래한다. 이 상징물 머라이언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며, 각종 기념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사진은 <보타닉 가든>이라고 하는 사설 식물원에서 찍은 것인데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뿌리를 보니 신기하다. 이 이색적인 열대나무 이름은 벵갈 보리수 나무. 이 뿌리들은 35도가 넘는 습한 기온에서 습기를 빨아당긴다. 어디부터 나뭇가지이고 뿌리인지 참으로 편리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나무를 보며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생존 본능은 강인한 것임을 느낀다.
<싱가포르에서는 길거리 흡연 금지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퇴근 시간 오피스 걸들이 건물 입구 근처에서 줄기차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성이 당당하게 담배 피우는 풍토가 그 사회의 남녀평등을 판단하는 척도일 것이다(물론 건강에는 아주 해롭다). 처마(Canopy)아래는 실내로 간주하여 무조건 금연이고 거리 곳곳에 흡연 구역이 있다. >
<아랍 거리의 힌두교 사원>
<마리나 베이 멀라이언 상>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 식물원 실내>
<싱가포르 North Bridge Road에 위치한 아랍인 거리, 뒤에는 술탄 모스크가 보인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야간 원경. 쌍용건설이 지었다는데 꼭대기는 배를 형상화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옥상 정원에서 본 싱가포르 야경>
<마리나 베이 선상에서 본 싱가포르 야경>
흔히들 싱가포르를 '일등국가'로 부르고 그 국민들을 '일등국민'으로 부르는 것을 자주 들었다. 나는 그야말로 상대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은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쓰레기를 발견할 수 없는 깨끗한 거리, 계획적인 조경과 건물이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 국가가 솔선한 결과 청년실업을 거의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은 인상적이었다. 도시국가 내 대기오염을 우려해서 자동차 구입에 과중한 세금을 물려서 공기가 깨끗하고 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은 점, 음주와 흡연에 관대하지 못한 점, 공동체 절대 다수의 삶에 방해가 되는 제반 행동에 엄격한 점 등은 본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이 나라가 실시 중인 내 마음에 쏙 드는 법규는 이런 것이었다.
‘공공장소에서 포교 활동 금지,‘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여호와의 증인2'은 제외’
<인도네시아 빈탄섬에서 이틀 묵었던 리조트>
<인도네시아 빈탄섬 수상 가옥>
<인도네시아 빈탄섬에서 이틀 묵었던 리조트>
♣
아내의 카카오스토리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처음 맞이한 적도의 아침!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닭울음소리, 창문 사이로 비치는 강렬하지만 포근한 햇빛……. 은근히 남반구 사람처럼 이국적인 모습이던 외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빈탄은 여기가 어린 시절 국민학교 여름방학 때 갔던 외갓집의 모습과 흡사해서 잠이 깨고 나서도 한참을 두리번거리게 했다. 천천히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동네. 천천히 돌아가는 또 다른 세상. 너무 빨리 달리고 속전속결 다져진 습관을 되돌아보게 한다.
보이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삶에는 분명 못 보았던 것이 보이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느듯 함께 30년 가까이 살았네. 가버린 날들의 아득한 느낌을 당신처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또 어디 있겠어요."’
- 말레이어로 쓴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으로 역사서(歷史書).15~16세기에 만들었다고 하며 말라카 술탄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1536년 이전에 만든 원본을 근거로 술탄 아브둘라 마아야 샤의 지시에 따라 1612년 개정본을 만들었다. 이 개정본의 필사본 하나만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연대기의 주제는 1400년경에 창건된 말라카 왕국의 위대함과 우월함을 찬양하는 것이다.〈세자라 멜라유〉는 모든 일이 하루 만에 다 일어난 것처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다른 역사자료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연대기에는 술탄의 활동과 궁정·관료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수많은 일화들이 상호 역사적 연관 없이 기술되어 있다. 여기에는 외국 통치자도 등장하며, 말라카의 외교관계와 무역 중심지로서 이 지역의 중요성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피지배자인 농민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세자라 멜라유〉는 말라카 왕국의 왕통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에서 기원한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말라카의 건국과 그 황금시대를 거쳐 1511년 포르투갈의 공격으로 왕국이 멸망하기까지의 역사를 서술한 중요한 사료이다. 이 책은 인물의 성격묘사가 뛰어나고 서술식 문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문으로]
- 1872년 찰스 테이즈 러셀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세운 국제성서연구회로 시작되었다.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이름은 1931년 러셀의 후임자인 조셉 프랭클린 러더퍼드 재임 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든 세속 정부로부터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으며, 병역 의무 수행을 거부하고 선거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이들의 목표는 신정국가인 하느님 왕국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다. 러셀은 1874년을 그리스도의 보이지 않는 재림의 해로, 1914년을 그리스도가 재림하고 이방인 시대를 마감하는 해로 잡았다. 이들은 왕국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침례를 베풀며, 간음을 제외한 상황에서 이혼을 인정하지 않고 수혈을 거부한다. 한국에는 1912년 선교사 R. R. 홀리스터에 의해 전파되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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