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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자유 없는 진리 VS 진리 없는 자유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by 언덕에서 2015. 9. 11.

  

 

자유 없는 진리 VS 진리 없는 자유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이 책은 자유 없는 진리보다 진리 없는 자유를 택하겠다는 마광수 교수의 열망이 만들어 낸 에세이집이다. 작가의 핵심사상인 에로티시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이중적 성의식, 거기서 파생되는 판단력의 부재, 학벌과 외모 같은 외형적인 것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우둔함, 지적 사유를 권리로 잘못 인식하는 지식인들의 표리부동한 모습 등을 한 명의 논객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과 관련된 작가의 생각도 5장에 담아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은 집단의 횡포, 도덕적 테러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간단명료하다.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자유를 보장할 것, 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 것, 그리고 집단적 가치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를 경계할 것, 지적 허영심을 떨쳐버릴 것 등이다. 작가와 같은 소수의 권리, 소수의 취향을 억압함으로써 집단의 존재의미를 세우려는 우둔한 지식인들이 개인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추잡하고 더러운 것으로 규정짓는 사회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광수 작가의 예리하고 명쾌한 논리들을 통해 한 개인이 부적절한 세계에 대항하는 진지함을 접할 수 있다.

 섹스를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만 접근하여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부정적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기득권 지배층에 의해 선전된 도덕과 윤리는 다분히 금욕주의적 측면에 치중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금욕주의적 인식이 강할 때 반드시 '복종의 미덕'이 생기고, '인내심의 함양'이  최고의 덕목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소수의 지배계층은 이성우월주의에 입각한 '엘리트 독재'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_ 179~180쪽

 

 Ⅲ

 

 그가 예견하는 21세기의 결혼관과 개인의 섹스관은 사회학적으로 고찰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21세기의 섹스는 다원주의적 결혼관, 성관, 가족관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것 같다. 일부일처제가 쉽사리 포기되지는 않겠지만 '결혼 - 이혼 - 재혼'의 되풀이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독신주의자가 늘어나 프리섹스를 즐기려 들 것이고, 완벽하고 간편한 피임약의 개발은 그러한 프리섹스를 촉진시켜 줄 것이다. 자식을 낳고 안 낳는 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되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어머니 개인의 몫이 되었다가 (다시 말해서 모계사회적으로 되었다가) 점차 사회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_ 181쪽

   

 

 

 

 

 

마광수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저자 중의 하나이다. 그의 긴 약력☜이 보여주는 것은 그간 마광수의 글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동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모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구속', '수감', 항소심' 등이 말이 등장하는 마광수의 이력은, 마치 무슨 민주화 운동가의 이력을 보는 듯할 만큼 극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마광수가 정작 자신은 자신을 '무슨 운동가'로 규정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론 마광수가 자신을 규정하는 사회적 주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마광수의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자신은 자신의 하고 싶은 말, 옳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뿐이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은 처벌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마광수는 무슨무슨 운동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광수수의 글과 생각은 그것이 발표될 때마다 일종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마광수의 생각이 가지는 일종의 '솔직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마광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발언한다. 이것의 그가 대중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동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지탄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로 인해서 옥고를 겪거나 위기에 처했지만 마광수는 유난히 많은 문제를 겪었다. 재직하던 학교에서 해직되어서 시간 강사로 일하기도 했으면 재판정에 나가고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광수는 행복한 저자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이 마광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책을 써냈기 때문이다. (연세대 국문학과 학생회 쓰고엮음『마광수는 옳다』’) 사회적 논란을 가져온 많은 저자들이 있었지만 그를 옹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내기까지 한 일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마광수는 옹호자를 가진 행복한 저자이다.

 마광수가 이름을 알린 것은 분명히 성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발언들 때문이다. 그러나 그 주제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마광수는 한국 사회가 가지는 '관용의 정신'이 어느 정도인가를 시험하는 일종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보통 음습한 곳에서만 이야기되던 개인의 성적 취향을 사회의 토론장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마광수에 대한 비판의 주된 근거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 마광수는 자신만의 주제와 글쓰기 스타일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주요한 논제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마광수는 아직도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생각이 없으며, 동시에 한국 사회 또한 마광수에 대한 비판을 멈출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1

 

 

 누군가 나에게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건전한 사람이 누군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하겠다.  

 "마광수 교수입니다!"  

 마광수는 ‘즐거운 사라’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가진 불관용과 편견의 적나라함을 폭로시켰다. 그는 욕망과 편견 사이에서 우물쭈물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위선적인 인간들에게 통렬한 일침을 날린다. 이 책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는 수많은 저서 속에 산재되어 있는 마광수의 전반적인 생각들을 한군데에 묶은 책이기도 하다. 내용을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진정한  자유주의자와 진짜 섹스와 제대로 된 진보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들의 고정 관념과 절대주의적인 신념이 만든 ‘마광수에 대한 편견’은 사유의 자유마저 막아버렸다.  마광수는 인간에게 보장된 '자유'야 말로 진리에 이르는 길이며 포스트모던적 관점에서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건전한 욕망의 씨앗이 된다고 말한다.

 마광수에 대해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이들에게 ‘마광수가 쓴 책을 읽어보았거나 그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한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니 또는 짐작컨데 ‘변태성욕자'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보수언론이 행한 필요 이상의 과다한 공격과 그의 소설을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그랬다더라. 그 변태 새끼가…….' 라는 편견이 그를 비정상적인 인물로 만든 것임은 자명하다. 실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주인공은 수십 명의 여자들과 성관계를 갖고 있지만 그들은 그것을 그럴 수 있는 작품으로 넘긴다. 반면에 비슷한 내용이지만 한국에서 자유분방한 성관계를 묘사했다는 이유로 마광수의 책은 금서가 되고 그는 구속이 되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우리 사회 문화의 후진성이 어느 정도인가 알 수 있게 한다.

 일부 페미니스트는 '성 결벽주의'에만 얽매여 마치 그를 '강간마' 취급했다. 그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서 독자인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가 이 책에서 고백하듯이 "'제도권 윤리와 위선'에 휘말려 '어른'이라고 규정받고 살 바에 평생 철부지 어린애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자유롭게 살겠다."는 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마광수(馬光洙.1951.4.14∼  )  시인ㆍ소설가. 서울 출생. 1968년 대광고등학교 졸업, 1972년 연세대 국문과, 1974년 동대학원 졸업. 1983년 문학박사(연세대학교).   1977년 [현대문학]에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당세풍의 결혼>, <겁>, <장자사> 등 여섯 편의 시가 박두진 시인에 의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 1989년 [문학사상]에 장편소설 <권태>를 연재하면서 소설가로도 등단.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 교수.

▶1951년 3월 10일(음력) 본적은 서울.

▶1963년 서울 청계초등학교 졸업. 대광중학교 입학.

▶1969년 대광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국문과 입학.

▶1973년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입학.

▶1975년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석사). 방위병으로 군복무.

▶1976년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입학.

▶1978년까지 연세대, 강원대, 한양대등 시간강사 역임.

▶1977년 [현대문학]에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당세풍의 결혼>, <겁>, <장자사> 등 여섯 편의 시가  박두진 시인에 의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

▶1979년 홍익대학교 국어교육과 전임강사로 취임. 1982년 조교수로 승진(∼1983)

▶1980년 처녀시집 <광마집>을 심상사에서 출간.

▶1983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윤동주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 받음(정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

▶1984년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조교수로 취임. 1988년 부교수로 승진.

▶1985년 문학이론서 <상징시학>을 청하출판사에서 출간. 시선집 <귀골>을 평민사에서 출간.

▶1986년 문학이론서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를 편저하여 청하출판사에서 출간.

▶1987년 평론집 <마광수 문학론집>을 청하출판사에서 출간. 문학이론서 <시창작론>을 오세영 교수와 공저로 방송통신대학 출판부에서 출간.

▶1989년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자유문학사에서 출간. 시선집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자유문학사에서 출간. 5월부터 [문학사상]에 장편소설 <권태>를 연재하기 시작하여 소설가로서의 활동 시작.

▶1990년 장편소설 <권태>를 문학사상사에서 출간. 에세이집 <사랑받지 못하여>를 행림출판사에서 출간. 장편소설 <광마일기>를 행림출판사에서 출간.

▶1991년 1월에 이목일ㆍ이외수ㆍ이두식씨와 더불어 동숭동 '나우겔러리'에서 ‘4인의 에로틱 아트전’ 을 가짐. 문화비평집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를 민족과 문학사(재판부터 사회평론)에서 출간.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를 서울문화사에서 출간.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제제로 출판사측에서 자진 수거 절판함.

▶1992년 에세이집 <열려라 참깨>를 행림출판사에서 출간.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 개정판을 청하출판사에서 출간. 10월 29일 <즐거운 사라>가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검찰에 의해 전격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 12월 28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받음.

▶1993년 2월 28일 연세대학교에서 직위해제됨.

▶1994년 1월에 서울 압구정동 '다도화랑'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가짐. 유화, 아크릴, 수묵화 등 70여 점 출품. <즐거운 사라> 일본어판이 아사히 TV 출판부에서 번역 출간됨. 문화비평집 <사라를 위한 변명>을 열음사에서 출간. 7월 13일 ‘즐거운 사라 사건’ 2심에서 항소 기각 판결을 받음.

▶1995년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 진상과 재판과정, 마광수의 문학세계 분석 등을 내용으로 연세대 국문학과 학생회에서 쓰고 엮은 <마광수는 옳다>가 사회평론 에서 출간됨. 6월 16일 ‘즐거운 사라 사건’ 대법원 상고심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받음. 동시에 연세대학교에서 해직되고 시간강사가 됨. 전작 에세이 <운명>을 사회평론에서 출간.

▶1996년 장편소설 <광마일기> 개정판을 사회평론에서 출간. 장편소설 <불안>을 도서출판 리뷰앤리뷰에서 출간.

▶1997년 문학이론서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를 철학과 현실사에서 출간. 전작에세이 <성애론>을 해냄출판사에서 출간. 문학이론서 <시학>을 철학과 현실사에서 출간. 시집 <사랑의 슬픔>을 해냄출판사에서 출간.

▶1998년 장편소설 <자궁 속으로>를 사회평론에서 출간. 3월31일에 사면, 복권되고 5월1일에 연세대 교수로 복직됨. 에세이집 <자유에의 용기>를 해냄출판사에서 출간.

▶1999년 장편 에세이 <인간>을 해냄출판사에서 출간. 장편소설 <별것도 아닌 인생이>를 자작 삽화와 연재.

▶2003년 9월 연세대 문과대 인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부교수.

▶2006년 연세대 문과대 인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

【시집】<광마집(狂馬集)>(처녀시집.심상사.1980) <귀골(貴骨)>(평민사.1985) <사랑의 슬픔>(해냄.1997) <야하디 얄라숑>(해냄.2006)

【시선집】<귀골>(1985) <가자, 장미여관으로>(자유문학사.1989)

【장편소설】<권태>(문학사상사.1990) <광마일기(狂馬日記)>(행림출판사.1990) <즐거운 사라>(서울문화사.1991) <불안>(리뷰앤리뷰.1996) <자궁 속으로>(사회평론.1998) <별것도 아닌 인생이>(1999)

【에세이집】<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자유문학사.1989) <사랑받지 못하여>(행림.1990)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민족과문학사.1991) <열려라 참깨>(행림.1992) <사라를 위한 변명>(열음사.1994) <운명>(사회평론.1995) <철학적 인생론>(사회평론.1995) <불안(不安)>(사회평론사.1996) <성애론(性愛論)>(해냄.1997) <자유에의 용기>(해냄.1998) <인간>(해냄.1999) <사인사색>(공저.고도.1999) <남자도 이혼을 꿈꾼다>(동서고금.1999)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에이원북스.2008)

【저서】<윤동주연구>(정음사.1984) <상징시학(象徵詩學)>(청하.1985)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청하.1986) <마광수 문학론집>(청하.1987)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철학과현실사.1997) <시학(詩學)>(철학과현실사.1997) <광마잡담>(해냄.2005) <로라>(해냄.2005)

 

 

 

  1. 인터넷 서점들이 소개하고 있는 작가 소개에서 인용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