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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서사시『변신 이야기(變形譚.Metamorphoses)』

by 언덕에서 2015. 2. 10.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서사시변신 이야기(變形譚.Metamorphoses)

 

 



로마 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1의 서사시ㆍ설화시로. <전신보(轉身譜)>라고도 한다. 이것은 서사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15권의 작품으로, 케사르에 관한 이야기와 예로부터의 신화 ․전설 속의 변신 이야기를 다루어, 하나의 신화로 집대성이 되고 있다. 풍부한 상상력에 의하여 회화적인 묘사로 넘쳐 흐르고 있으나, 신화를 다루면서도 거기에 나오는 인물은 당시 상류사회의 남녀를 느끼게 한다. 전신적(轉身的) 서사시 형식을 이용, 변형을 주제로 250가지에 이르는 그리스ㆍ오리엔트ㆍ로마의 신화와 전설을 썼으며, 우주의 개벽부터 연대순으로 다루어 카이사르가 승천하여 별이 되는 이야기로 끝난다.

 <변신 이야기>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간을 이루는 인간과 신의 대파노라마다. 대개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불핀치의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2'(원제는 「전설의 시대 The Age of Fable」)는 오비디우스와 호메로스를 대중의 입맛에 맞게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불핀치의 신화도 나름대로 그 의미가 있겠다고 하겠지만 <변신 이야기>에 비한다면 많이 변질된 신화라고 하겠다.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신보(轉身譜)'라든지 ‘변신담(變身談)'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이야기는 주로 그리스 신화나 전설의 형식으로 쓴 15권의 이야기책이다. 신이나 인간이 별이나 나무나 동물 등으로 변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2백여 편 모아 놓은 책이다. 이 설화는 태초에 카오스(혼돈)가 천지의 질서로 변하는 신화에서부터 시작되어 로마의 장군 시저가 죽은 뒤에 별이 되는 이야기로 끝난다.

 이 두 개의 이야기 사이에 온갖 신화와 전설이 전개 되는 바,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통일을 취하고 있다. 전체가 그리스 신화의 백과사전처럼 되어 있어 중세와 근세에 걸쳐 널리 애독되었다. 오늘날 그리스 신화로서 우리들에게 이야기 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이 이 설화집에 의한다. 서기 7년경에 씌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이야기 가운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파에톤은 아버지인 태양의 수레를 타고 너무 대담하게 몰았기 때문에 햇빛에 타 죽고 말았다. 그 죽음을 슬퍼하는 누나들은 포플러 나무가 되었고, 그 눈물은 호박이 되었다. 메아리의 요정인 에코는 아름다운 소년 나르키소스를 사랑했으나 자기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자 그리움으로 해서 몸을 사루어 목소리만이 남게 되었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치는 제 모습에 반하여 그만 빠져 죽고 말았다. 퓨라무스와 티스베는 바빌론에 살았는데 그들은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였다. 어느 날 그들은 니노스의 무덤에서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오해로 퓨라무스는 티스베가 사자한테 물려 죽은 것으로 잘못 알게 되었다.

 그는 슬퍼한 나머지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고, 뒤늦게 여인의 죽은 모습을 본 티스베도 같은 칼로 자결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때까지 하얗던 오디(뽕나무 열매)가 두 사람의 피를 뒤집어쓰게 되어 까맣게 변하고 말았다. 음악에 뛰어난 소질을 지니고 있던 오르페우스는 뱀한테 물려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아 죽음의 나라로 가서 끝내 사랑하는 아내를 삶의 나라로 다시금 데려오고야 말았다. 가난한 농부인 피레몬과 그의 아내 파우키스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찾아온 제우스 신을 집에 맞아들여 정성껏 대접했다. 제우스는 그 두 사람에게 말하기를, 어서 산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그들이 그 말에 따라 산 위로 피신하자, 이 땅에 대홍수를 퍼부었다. 결국 이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죽고 말았고, 살아남게 된 사람은 그들 두 사람뿐이었다. 그들은 죽기 전에 두 그루 나무로 변신하여 길이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아르테미스와 칼리스토 티치아노(Vecelli Tiziano, 1488/90~1576), 1568년 작, 캔버스, 183x200cm,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

 

 

 헬레니즘 시대에는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전해지는 불가사의한 ‘변신(變身)’을 시의 소재로 취급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오비디우스는 주로 그리스의 전설을 바탕으로 우주의 생성과 변전(變轉), 그리스ㆍ로마의 전설적ㆍ역사적 인물의 변신을 묘사하였다. 이야기의 흥미는 주인공의 변신에 두었으며, 특히 전체를 통일하는 사상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아도니스3ㆍ나르시소스4 등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에 혼돈이 질서 있는 우주로 변형되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수목ㆍ암석ㆍ조수(鳥獸)ㆍ하수(河水)ㆍ천체 등으로 변형한 진기한 신화ㆍ전설을 이야기하고 나서, 율리우스 카에사르의 승천으로 끝난다.

 그러나 변형에 대해서 그다지 중점을 두지 않으면서 피타고라스파5의 교의나 바빌론의 연애 이야기까지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그리스ㆍ로마의 신화ㆍ전설의 일대 집성을 이룩한 작품이다. 신화의 간단한 계보적 나열이 아니고,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교 있게 섞어나가면서, 능숙한 수사와 풍부한 상상력을 구사하여 이야기 작가로서의 역량이 발휘되어 있다. 또한 많은 신들을 등장시키고 있기는 하나, 신을 외경하는 점은 조금도 없고, 도덕적ㆍ종교적 교훈도 전무하다.

 그러나 오비디우스는 이 작품에서 설화작가로서 최상의 수완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이처럼 망라한 작품은 달리 없으며 후세의 문학과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자신과 사랑에 빠진다



 <변신이야기>는 그 내용의 방대함은 물론 수려한 문체로 그리스 · 로마 신화의 최고전범으로 평가된다. 서양 중세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아직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서양 고대의 인식체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한편 시대를 뛰어넘어 수많은 작가와 시인과 화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창조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 담긴 세계에 대한 풍부한 모티프들과 시적 상상력들은 서양의 인문학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하늘이 열리던 아득한 때와 사람이 살게 된 시대 사이에 가로놓인 긴긴 세월을 일시에 뛰어 넘는 신화적 경험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아도니스의 죽음을 탄식하는 비너스 (1768) by 웨스트 Benjamin West (1738-1820) 캔버스에 유채, 162.6 X 176.5 cm, 카네기 미술관, 피츠버그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간이 되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호메로스나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처럼 단일한 주제를 노래하지 않고 몸을 바꾸며 변해온 삼라만상을 노래하고 있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인류의 시원에 대한 관심, 다이내믹한 상상력, 서양 고대의 인식 체계,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상징과 은유, 풍부한 모티브 등을 녹여내 모든 고전 신화를 집대성하였다.

 작가의 취향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이미 고전이 된 서양문학 중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을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비디우스는 초서, 스펜서, 셰익스피어, 밀턴을 비롯한 작가들에게 참된 시인의 모델로 지목되었으며 후대의 제임스 조이스, 엘리엇 역시 <변신이야기>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시를 전개해 나간다. 또한 단테, 보카치오, 괴테, 릴케, 세르반테스 등도 모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작품을 썼다.

 

 

 

 

  1. 오비디우스(기원전 43년 ~ 기원후 17년 또는 18년)는 로마사와 로마 문학사에서 흔히 ‘아우구스투스 시대’라고 부르는, BC 43년 중부 이탈리아 펠리그니의 술모(Sulmo, 현재 술모나)의 기사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로마에서 웅변술의 대가였던 아우렐리우스 푸스쿠스와 포르키우스 라트로에게서 수사학을 사사한 뒤 잠시 법관으로 관료 생활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신분 계층이라면 시간만 지나면 따놓은 당상이었던 원로원직을 과감히 포기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본문으로]
  2.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신화학자인 토마스 불핀치 지음. 1855년 출판. 그리스와 로마의 각 신들의 설명부터 천지창조, 아르고 호의 원정과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오이디푸스 등 신화 속의 영웅들 이야기를 조각과 회화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신화를 읽는 당신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 신들과 인간 세상, 아르고 호의 영웅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후예, 테세우스, 오이디푸스, 테베의 싸움. [본문으로]
  3.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청년 사냥꾼ㆍ미소년. 아프로디테 여신의 애인.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탐무즈와 동일시된다. 전설에 의하면, 시리아의 왕 테이아스와 그의 딸 스미르나(미르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의 아름다움에 반한 아프로디테는 젖먹이 아도니스를 상자 속에 넣어 지하세계 왕비 페르세포네에게 보살펴주도록 부탁했다. 그런데 페르세포네 역시 이 미소년에게 반해 그를 돌려주지 않으려 하자, 결국 주신(主神) 제우스는 아도니스에게 페르세포네와 3년, 아프로디테와 3년을 보내고 나머지 3년은 아도니스 스스로가 결정하도록 했다. 이 전설은 여러 가지 이형(異形)으로 남아 있다. 아도니스라는 이름은 페니키아어 아돈('군주')에서 유래한 듯하며, 바빌로니아 신 탐무즈와 같은 신으로 추정된다. 현대 학자들은 아도니스를 해마다 죽었다가 부활하는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는 초목의 정령이라 보고 있다. 아도니스의 죽음과 부활을 기리기 위해 아도니아라는 축제가 비블로스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해마다 열렸는데, 이때 그의 초상화나 다른 물건들을 물에 던지면 비가 내린다고 믿었다. 아테네에서 행해지는 아도니스 축제 중 특이한 것으로 '아도니스의 정원'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조그만 화분에서 빨리 자라고 빨리 시드는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이 풍습은 키프로스의 그리스도교도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행해지고 있다. [본문으로]
  4. '나르키소스(Νάρκισσος, Narcissus), 나르시스 또는 나르시시스는 그리스 신화의 등장 인물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등에 등장한다. 나르키소소라는 낱말은 [본문으로]
  5. 교단 본래의 종교적 활동은 오르페우스교(敎)와 똑같다하며, 신적(神的) 존재이면서도 육체의 감옥에 갇혀서 겹치는 윤회(輪廻)로 고통을 받고 있는 영혼의 청정(淸淨: katharsis)을 목적으로, 엄격한 규정과 청정의식(淸淨儀式)을 준수하고 ‘신에 복종하는’ 일상생활을 가르쳤다. 이러한 계율(戒律)은 오르페우스교의 계율과 비슷한데, 청정(淸淨)의 수단으로 음악과 수학의 학적인 면을 가미하여 삼오(深奧)하게 만든 점에 피타고라스의 문화적 중요성과 그리스적 창견(創見)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 자신은 문헌을 남기지 않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