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는 무엇일까?
흔히들 북한은 ‘사회주의가 아닌 독재국가다’, 또는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신정일체(神政一體)의 국가다’고 말한다. 이 말은 현대 사회과학 이론에서 고찰해 볼 때 불변의 진리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어떻게 다른 건지 속 시원하게 설명하는 이는 드문 듯하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정치체제가 아닌 경제체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공산주의의 반대는 자본주의이고, 민주주의의 반대는 왕정· 과두정·금권정·귀족정 등 국민에게 주권이 없는 모든 체제를 의미한다. 신문 지상이나 방송에서도 간혹 민주주의의 반대를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있고 마르크시즘적 의미(맥락)에서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있다. 이 둘은 서로 일정한 차이를 지니고 있으며 이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경우, 사회주의는 계급간 평등을 주장했던 모든 이념을 이른다. 그러나 그것들은 매우 이상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다분히 철학적인 성격을 지닌 이론들에 불과하다. 칼 마르크스는 이러한 부분들이 이론적으로 불충분하고 모호하며 자의적인 이념이라고 자신의 저서인 <공산당선언>에서 비판하기도 했다.
마르크시즘적 의미의 사회주의의 발생은 다음과 같다. 마르크스는 이상적이고 감상적이었던 기존의 사회주의와는 다른, 경제학과 유물론에 입각한 새로운 사회주의 이론을 주창하는데, 그것이 바로 "과학적 사회주의", 즉 공산주의다. 공산주의라는 명칭은 마르크스가 생시몽, 오웬 같은 철학자들과 다른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명명한 명칭이기 때문이다.
이후 마르크스가 비판했던 이론과 이념은 현실적인 영향력을 잃고 사라진다. 이후 '사회주의'라는 개념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공산주의를 한층 정교하게 수정, 보완하여 더욱 발전시키게 된다. 여기서 또 (마르크시즘적 맥락에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개념이 갈린다. 즉, 전환적이고 과도기적 체제인 사회주의와 그 최종단계인 공산주의로 구분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주의는 각종 혁명과 개혁을 통해 자본주의적 체제를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체제를 완성시키기 위해 거쳐 지나가는 하나의 과도기적 체제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고, 공산주의는 그러한 혁명과 개혁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주의의 최종 형태, 즉 공산주의로 끝을 맺는다. 그러므로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가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상대적으로 "약한" 반자본주의라는 뜻이다. 보통 공산주의라고 하면, 그 의미를 반자본주의로 받아들인다고 볼 수 있다. 사회주의도 반자본주의다.
엄격하게 표현하면, 공산주의는 반자본주의자들이 꿈꾸는 이상향 경제체제를 신봉하는 것이고, 사회주의는 같은 종류의 반자본주의이지만, 자본주의와 어느 정도는 타협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인정하는 의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엄격한 의미의 공산주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수사(Rhetoric)로서 공산주의라고 하면 사회주의 중 더욱더 반자본주의적인 경제체제를 지지하는 경제이념이라고 정리하면 될 것이다.
사회주의는 사상적 관점에서, 공산주의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북한은 사상적인 관점에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경제학적으로는 공산주의를. 정치제도적인 면에서는 민주정치를 가장한 독재정치로 운영되는 집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사상적으로는 개인주의를, 경제학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정치제도적인 관점에서는 정당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오해하는 것들 가운데에는 사회주의를 독재정치나 낙후된 이념으로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사회주의는 유럽에서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면면이 이어져온 공동체 의식이라고 봐야 한다. 이를 흔히 전통적 사회주의라고도 부른다. 스칸디나비아반도나 유럽 선진국들이 표방하는.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하는 복지국가론의 근간이 되는 이념이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 공산주의가 세상에 나올 때, 전 세계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의 편중이 점차 심해지고 있었다. 열 살 이하의 어린이들이 하루 20시간의 중노동을 하면서도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우유로 목욕하는 귀부인이 넘쳐나는 시기였다.
이런 사회적 모순을 타개하고자 마르크스가 주창하고 레닌이 실천하여 내놓은 사상이 공산주의이다. 이 공산주의의 근간은 유럽사회에서 이어져 왔던 전통적 사회주의다.
다시 말하면, 공동생산으로 공동이익을 창출하여 빈부의 차이를 막고, 모두 다 잘 살 수 있는 사회 건설이 이 이념의 대표적인 슬로건이었다. 지금의 복지국가론과 별반 차이가 없는 급진적이지만 선한 목적을 가진 이념이었기 때문에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크게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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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해보자.
맑스에 의해 주장된 공산주의는 사유 재산 제도를 폐지하고 일체의 생산 수단과 소비 수단의 사회화를 주장하는 이념이다. 생산수단이 사회 전체의 소유에 속하며 계급적 착취 또는 계급적 대립이 소멸되어 근로자의 협력과 상호부조에 입각하여 있는 협동사회다. 거기서는 국가도 소멸한다고 외친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에 따라 계급투쟁이 격화되고 프롤레타리아트(무산계급)가 혁명에 승리를 얻어 프로레타리아트 독재의 수립과 강화의 결과로만 건설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는 갑자기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생산에 기여한 정도'에 따른 분배되는 데 불과한 일 단계 공산주의 즉, 사회주의가 건설된다. 그 밑에서 생산력이 급속히 발전하여 사회의 부(富)가 충분히 풍부해짐에 따라 능력에 의하여 일하고 욕망에 응하여 분배되는 한층 고도의 공산주의로 발전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완전한 공산주의사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실현되어 있지 않다. 공산국가의 종주국이었던 소련도 일국 사회주의의 단계이며 공산주의 사회의 실현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실토했다.
중세 이후 중국이나 당시 조선인 우리나라가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발전한 반면, 유럽사회는 유목사회로서 농업사회보다 협동이나 단결의 필요성이 중요한 관건이었다. 농업사회에서 협동은 단순히 노동을 지불하고 다시 노동을 되받는 노동력 교환이라면 유목사회에서는 노동력 교환보다는 무리의 협동이 더욱 중요시되는 사회다. 이웃의 손실은 단순히 이웃집 손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무리의 직접적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레닌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기반으로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주장하는 공산주의 이념을 발표했다.
영국의 노동당·프랑스의 사회당·독일의 기민당과 기사당·스페인의 노동자 사회주의당·이탈리아의 좌파 민주당 등 유럽 대부분 국가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 존재하며 총선 결과 집권하고 있다.
마르크스.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1848) 이후 러시아혁명(1917)과 함께 70여 년간 시행된 레닌. 스탈린식 사회주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중심적 내용은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사회민주주의나 복지국가에 용해되어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정책과 사상이 혼합되어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말한 사회주의는 아마도 영국이나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는 애초에 기술의 발전이 계급투쟁을 야기하고 그것이 상부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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