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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묵은해와 새해

by 언덕에서 2014. 1. 29.

 

 

묵은해와 새해

 

 

 

 


누가 물었다.

스님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느냐고.


나는 대답했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을 뿐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

바로 지금이지

그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다음 순간을, 내일 일을

누가 알 수 있는가.


학명선사는 읊었다.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라.

겨울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하지만

보라,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 류시화 엮음.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P145

 

 

☞학명선사(1867 ~ 1929) : 법명은 계시(啓示), 법호는 학명(鶴鳴), 자호는 백농(白農)이다.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의 고승. 내소사·월명암 주지를 거쳐 내장사 주지를 지냈으며, 불도수련과 교리전도에 힘쓰고 반선반농(半禪半農)을 권했다. 속성은 백씨(白氏),  1867년(고종 4) 전남 영광에서 출생하였다. 20세에 부모를 잃은 후 순창 구암사(龜巖寺)의 고승 설두(雪竇)화상의 설법을 들은 후 출가하였다. 내장사에 있는 동안 젊은 신도들을 모아 불도수련과 교리전도에 힘썼으며, 제자와 불자들에게 참선과 노동(농사)을 병행할 것을 권하는 반선반농(半禪半農) 사상을 가르치고 스스로 호(號)를 백농(白農)이라 지었다. 원적가(圓寂歌)·왕생가(往生歌)·해탈곡(解脫曲)·참선곡(參禪曲) 등의 불가(佛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