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자리
산중에 있는 어떤 절에 갔더니
한 스님 방에 이름 있는 화가의 산수화가 걸려 있었다.
아주 뛰어난 그림이었다.
그러나 주인과 벽을 잘못 만나 그 그림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천연 산수가 있는 산중이기 때문에
그 산수를 모방한 그림이 기를 펴지 못한 것이다.
그런 산수화는
자연과 떨어진 도시에 있어야 어울리고
그런 곳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있을 자리에 있어야
살아서 숨쉰다.
- 류시화 엮음.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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