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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쉽게 상처받고 움츠러들어요

by 언덕에서 2014. 1. 22.

 

 

쉽게 상처받고 움츠러들어요

 

 

 

 

 


Q : 저는 주위 사람의 사소한 말에도 상처입고, 그 사람이 말하지 않은 것도 느낌으로 짐작해서 괜히 움츠러듭니다. 자신이 없어서 그럴까요? 어떻게 받아들이면 주위 사람들과 편하게 지낼 수 있는지요?


A : 내가 지금 안경을 착용하고 흰 색깔의 천장을 본다고 합시다. 내 안경에 빨간 색이 들어있으면 이 천장 색깔이 어떻게 보일까요? 빨갛게 보이겠지요? 그런데 내가 만약 날 때부터 빨간색 안경을 끼고 있어서 안경을 한 번도 안 벗어봤다면, 내 안경이 빨개서 저 천장이 빨갛게 보이는지 천장이 빨개서 내가 빨갛게 인식하는지 구분할 수 없을 겁니다. ‘저 천장이 빨갛기 때문에 내가 빨갛게 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이때 이 안경 색깔과 같은 것을 업식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자기 업식을 가지고 있어요.

 바깥 사물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각각 업식이 서로 다름으로 인해서 각자의 인식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상대가 문제라서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어요. 거꾸로 알고 있는 거죠. ‘내 안경 색깔 때문에 저 벽이 빨갛게 보인다’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인데, ‘저 벽이 빨갛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면 둘이 만나서 한 사람은 빨갛다 하고 한 사람은 파랗다 하면 밤새도록 얘기해도 서로 이해가 안 돼요. ‘왜 빨간 걸 저 사람은 파랗다 할까? 눈이 잘못됐나?’ 상대방도 또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까 둘이 만나서는 “나는 너한테 그런 말 안했어.” “네가 그랬잖아.”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네가 얘기할 때 나는 그렇게 들었단 말이야.” 아무리 이렇게 이야기해도 끝이 안 나지요.

 이런 건 각자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걸 알면 됩니다. 그런데 자기가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그가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럴 때는 ‘아! 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내 눈에는 파랗게 보이지만, 저 사람 눈에는 빨갛게 보이나 보다.’

 나는 그렇게 말을 안 했더라도 상대가 그렇게 들었다고 하면, ‘아, 너에게는 그렇게 들렸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돼요. 나는 그렇게 느꼈지만 상대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하면, 바로 그렇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사람들이 “너 과민 반응하는 거야”하면 ‘내가 과민하게 반응했구나’하고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상대가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라고 하면 그냥 받아들이세요. “나는 네가 나한테 욕하는 것 같더라.”하고 느낀 대로 말해요. 상대가 “난 욕한 게 아니야.”하면 ‘어, 안 했구나. 그런데 내가 그렇게 느꼈구나.’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이렇게 자꾸 받아들이면 고쳐집니다. 계속 “아니야, 네가 아까 그렇게 말 했으면서 왜 자꾸 변명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면 갈등은 영원히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 법륜 저 <스님 마음이 불편해요> P66 ~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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