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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사랑의 기술

by 언덕에서 2013. 10. 30.

 

 

 

사랑의 기술

 

 

 

 

 

지인 중에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는 사람을 만나면 그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준다. 볼펜도 주고 메모지도 주고 공책도 주고 가끔은 다 읽은 책도 건네준다. 그렇게 뭔가를 남에게 주는 일이 행복하다고, 그래서 늘 큰 가방에는 뭔가 넣어 다닌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곁에는 늘 사람들이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를 좋아한다. 그는 사소한 것을 줌으로써 소중한 사랑을 얻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한참을 뒤뚱거리다가 어느 순간 핸들을 좌우로 틀면서 방향을 조절할 줄 알게 된다. 그리고 페달을 발로 밟거나 떼며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에도 발차기 동작부터 시작해 점점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사랑의 기술>을 쓴 에리히 프롬은 사랑도 후천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이라고 말이다. 첫눈에 반해 사랑에 푹 빠지면 만사가 착착 진행되는 게 아니라 양보하는 법, 인내하는 법, 베푸는 법, 배려하는 법을 하나하나 배워 가야 한다. 그것이 사랑과 모든 인간관계의 법칙이다.

 

 “사람들은 항상 사랑받을 궁리만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랑에 실패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도 배우고 익혀야 할 후천적인 기술이라면, 결국 우리가 가장 열심히 배워야 하는 과목은 ‘받기’보다 ‘주는’ 공부일 것이다.

 

 

 

 

- 송정림 저.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p7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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