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버지의 아들을 믿기 때문에

 

 

 

그 아버지의 아들을 믿기 때문에

 

 

 

 

 

 

어느 책에선가 이런 일화를 본 적이 잇다.

 환경미화원인 아버지는 아이에게 옷 한 벌 사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고급 브랜드의 청바지를 입고 들어섰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그쳐 물었고, 아이는 성화를 이기지 못해 사실을 털어 놓았다.

 “죄송해요. 버스 정류장에서 손지갑을 훔쳤어요.”

 아버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몸을 가눌 수 없었다.

 “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잘못된 길로 빠져서는 안 된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고 경찰서로 갔고, 결국 아들은 법정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착하기만 했던 아들이 가난한 환경 때문에 나쁜 길로 빠진 것을 슬퍼하다가 아버지는 그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재판 날, 법정에서 어머니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들이 올바른 사람이 되도록  엄한 벌을 내려 주세요. 아이 아버지도 그걸 원할 겁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돌아가셨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판결할 시간이 되자 판사는 소년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 이유를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처럼 훌륭한 아버지의 아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자식의 잘못을 감싸 주는 것을 부모 사랑으로 잘못 알고 있는 세상이지만, 잘못을 저지른 자식을 손을 잡고 경찰서로 찾아가는 부모도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데 방법이 따로 있냐고 할지 모르지만 자식 사랑에도 원칙이 있다고 이 이야기는 전해 준다.

 부모가 자식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일은 어쩌면 쉬울지도 모른다. 가슴이 찢어져도 자식의 앞날을 위해 회초리를 드는 마음, 심장이 조각나도 자식의 인생을 위해 이를 악무는 마음. 그것이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피를 흘리고 깨지고 조각이 나야 했을지, 자식 몰래 얼마나 많은 세월을 울어야 했을지 헤아리게 된다.

 

- 송정림 저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p 138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