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부터
내가 젊고 자유로워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다. 내가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게 되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사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아 그러나,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제 죽음을 맞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다면 그런 나를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좀 더 좋게 바꿨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세상도 변화되었을 지를!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
- 신현림 엮음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2>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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