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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죽음이 두려워요

by 언덕에서 2013. 11. 20.

 

 

죽음이 두려워요

 

 

 

 

 

 

 

 Q : 저는 죽음만 생각하면 두려워집니다. 어떻게 하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떨쳐버릴 수 있을까요?

 

 A : 죽음은 누구나 다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낙엽이 떨어질 때 두려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죽음도 그와 같습니다. 죽음과 두려움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은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는 것처럼 그냥 자연현상입니다. 그러나 계속 봄이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여름으로 바뀌면 여러분은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봄이 여러분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여름이 여러분을 괴롭히는 것도 아닙니다. 봄에 집착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겁니다. 늙음은 괴로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하나의 자연현상일 뿐인데 여러분들이 젊음에 집착하기 때문에 늙음이 괴로움이 되는 겁니다. 늙고 죽는 것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늙고 죽는 것을 괴로워하지 않고 살 수는 있습니다.

 봄은 봄대로 좋고, 여름은 여름대로 좋고, 가을은 가을대로 좋고, 겨울은 겨울대로 좋습니다. 그것처럼 젊음은 젊음대로 좋고, 늙음은 늙음대로 좋고, 죽음은 죽음대로 좋습니다. 죽음을 그냥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면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으니까 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자꾸 사후의 일에 대해서 상상을 합니다. 그래서 죽으면 어떻게 된다는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사후에 대한 생각은 종교마다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 다릅니다. 그 생각은 어떤 것이 맞고 틀리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냥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두려움이 없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흔 두 살에 암이 발견돼서 곧 죽게 됐습니다. 의사가 일 년밖에 못 산다고 했어요.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많은 친구들이 위로 방문을 왔습니다. 그 중에 한 친구가 환자를 위로하고 돌아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어 버렸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 날 죽을 사람이 앞으로 일 년이나 더 살 사람을 위로하지 않았습니까?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일 년밖에 못 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닙니다. 일 년밖에 못 산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일년 내내 괴로워하다 죽는 것입니다. 괴로움은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생깁니다. 그 사로잡힘을 놓아 버리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가 남편이 죽어서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 여자는 남편이 죽었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남편이 죽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남편 장례를 치르고 있는 동안에도 맛있는 음식을 보고 순간적으로 맛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는 괴롭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는 남편이 죽었다는 생각을 놓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조금 있다가 또 남편 생각을 하면 괴로워집니다. 이것은 죽음이 괴로움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죽었다는 생각이 괴로움을 불러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이치를 잘 알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괴로움 없이 살 수 있습니다.

 

 

  - 법륜 저 <행복하기 행복 전하기> P 110 ~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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