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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안톤 체호프 4막 희곡 『세 자매(Три сестры )』

by 언덕에서 2013. 3. 22.

 

안톤 체호프 4막 희곡 『세 자매(Три сестры )』

 

 

러시아 소설가·극작가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1860∼1904)의 4막 희곡으로 그의 4대 희곡 중 하나로 꼽히며, 1900년에 집필하여 이듬해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제정 러시아의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생기 없는 현실을 탈출하려는 세 자매의 동경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포병 여단이 주둔하는 어느 지방 도시를 무대로, 여단장이었던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뒤에 남게 된 아름다운 세 자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군인사회의 선의에 찬 사람들의 생활과 인간상을 그리면서, 제정러시아 시기의 생기 없는 현실과, 거기서 탈출하려고 하는 몸부림 등을 묘사하고 있다.

 체호프는 19세기 위대한 러시아 고전 문학 작가들 중 마지막 작가이다. 그는 비판적 사실주의의 전통을 계승하였고, 단편 소설과 중편 소설 장르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였으며, 세계 연극사에 커다란 영향을 준 희곡 예술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였다. 체호프는 러시아 사회의 심각한 전환기를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층위에서 자신의 시대를 진단했다. 그는 외모의 형상을 거의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등장인물의 사회적, 심리적 상황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체호프는 단편 소설과 희곡 작품에서 다양한 상황과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면서, 현실을 통찰력 있게 보여주었는데, 그는 어느 한 사회 집단의 삶이 아닌 러시아 사회 전체 모습과 ‘평범한 민중’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제시해 보여준다. 이렇듯 체호프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하고, 인간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영화 [세 자매 Three Sisters] , 2007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모스크바에서 나고 자란 세 자매 올가, 마샤, 이리나 그리고 그들의 남매 안드레이는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지방의 한 소도시로 이사해 온다. 시간이 지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들은 그곳에 남은 채 모스크바에 돌아가길 희망하며 살아간다. 막내 이리나의 생일날 모스크바에 발령받아 이주한 중령 베르쉬닌이 이들의 삶 속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첫째 올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이 있으나 책임감 때문에 현실을 살아가고, 둘째 마샤는 교사인 남편이 있지만, 모스크바에서 온 군인 베르쉬닌과 사랑에 빠진다. 막내 이리나는 항상 모스크바를 동경하며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생각하지만, 그녀를 짓누르는 현실로 인해 뚜젠바흐와 약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올가의 동생이자 마샤와 이리나의 오빠인 안드레이는 세 자매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되려 본인 자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방 시의회에서 일하며 나따샤와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게 된다.

 지방 도시에 사는 올가ㆍ마샤ㆍ이리나 세 자매의 인생의 꿈은, 전에 살았던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올가의 남동생 안드레이는 미래의 대학교수라는 집안의 기대를 저버리고 속물녀(俗物女) 나타샤와 결혼하고부터는 하찮은 사나이가 되어갔다. 이 마을에 주둔한 포병연대 장교들이 날마다 이 집을 찾아왔다.

 마샤는 남편 있는 몸이나 모스크바에서 부임해 온 장교 베르시닌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 사랑은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막내 여동생 이리나는 모스크바에 가고 싶은 마음에서 투젠바흐 남작과 약혼을 하는데, 그는 이리나를 남몰래 사랑하는 연적 소료누이와 결투하여 피살된다. 이윽고 연대가 마을을 떠나자, 세 자매는 사랑도 꿈도 모두 잃고 만다. 그래도 세 자매는 한데 모여 서로 격려하면서 살아나간다.

 

연극 [세 자매]

 

 

 「세 자매」는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동산>과 더불어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00년에 집필하여 이듬해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포병 여단이 주둔하는 어느 지방 도시를 무대로, 여단장이었던 아버지의 사망 뒤에 남겨진 아름다운 세 자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군인사회와 주변인들의 인간상을 묘사하면서, 제정러시아 시기의 생기 없는 현실과 거기서 탈출하려는 몸부림 등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이리나, 마샤, 올가 세 자매와 안드레이, 이렇게 네 남매는 작은 지방 소도시에서 11년 동안 살아왔다. 그들은 모스크바출신이며 언젠가는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길 고대하고 있다.

 그들은 장교였던,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지방으로 이사 왔다. 안드레이는 자신의 힘으로 가족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생활을 이루길 바라지만, 도박에 정신이 팔려 유산을 까먹고 있다.

 이 작품에 나타난 주제 전개의 교향악적 수법은 근대 극작 기술의 도달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른바 ‘기분극’으로서, 지방 도시에서 헛되이 몰락해 가는 지성인 세 자매의 생활을 그리고, 동시에 빛나는 미래의 생활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초연 이래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중요한 공연 작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근래에는 그들의 사회적 관점에서 이 작품을 해석하고 창조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체호프는 극 중 마샤 역의 올가 크니페르와 1901년에 결혼했다.

 

 

 

 

 4막으로 구성된 이 희곡은 읽으면 읽을수록 모호함의 깊이가 더해 간다. 등장인물들은 독백인지 대화인지 구분이 애매한 말들을 말줄임표를 끝없이 섞어가며 늘어놓는다. 거기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없고, 심장이 벌렁거릴 만한 큰 사건도 스토리 상  일어나지 않는다. 희곡 속에서 그나마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만한 게 이리나를 사이에 둔 투젠바흐와 숄로느이의 결투 정도다.

 "조금 전 남작이 결투에서 사망했어요"라는 체부트이킨의 말에 이리나는 그저 흐느끼며 "그래, 난 알았어. 난 알았어"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 체부트이킨은 한숨을 쉬고 신문을 꺼내 읽으며 "타툼타툼…" 노래를 부른다.

 체호프는 등장인물들을 동정도 비난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무대 위에 버려둔다. 체호프가 등장인물들을 미화하거나 꾸며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체호프의 희곡은 복잡한 내면의 심리적인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그의 희곡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무대에서 연출되는 공연의 내용은 모든 것이 일상의 삶처럼 복잡하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하다. 체호프의 등장인물들은 식사를 하고, 날씨에 관해 이야기하고, 이곳저곳을 왕래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왜 불행하고,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지, 또 그런 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누가 자신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의 단순한 대사 속에는 의미심장하고, 때로는 비극적이기까지 한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행동이 숨겨져 있다. 바로 이것이 유명한 체호프의 ‘숨겨진 텍스트’이다.

 체호프의 희곡 작품들에 대한 평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양상들이 ‘삶과 인간’ 그리고 ‘현실과 문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 풍요롭게 하면서, 그 지평을 확장시켜 준다. 체호프와 그의 예술 세계가 지금,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자신과 ‘소통의 한 공간’을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