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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셰익스피어 희곡『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by 언덕에서 2011. 10. 13.

 

 

셰익스피어 희곡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영국 극작가 W.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희곡 중 5막 비극(悲劇)이다. 창작 연도는 1595년경으로 추정되며, 초판은 1597년에 나왔다. 그러나 1599년 발행의 4절판을 표준판으로 친다. 작자의 낭만적 비극으로는 최초의 작품이며 이탈리아의 소설가 마테오 반델로의 작품(54) 내용을 소재로 한 것으로 생각되나, 직접적으로는 아서 브루크의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화>(1562)에 의거하여 저작하였다.

 셰익스피어가 이 희곡을 쓰는 데 사용한 주요자료는 영국의 시인 아서 브룩이 쓴 서술체 장편시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극적 이야기(The Tragicall Historye of Romeus and Juliet)>(1562)이다. 브룩은 이탈리아의 작가 마테오 반델로(1485∼1561)가 쓴 이야기의 프랑스어 번역본을 토대로 이 시를 썼다. 셰익스피어는 배경을 7월의 베로나로 삼았다.

 이 이야기는 합창 교향곡(엑토르 베를리오즈.1839), 오페라(샤를 구노.1867), 오케스트라 전주곡(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1869. 1870. 1880), 발레(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935∼36), 영화(1908, 1936, 1954, 1968) 등 많은 작품으로 재구성되었다.

 셰익스피어는 불운의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별에 의해 쓰러진 연인들’이라고 했다. 당시에도 별이 사람의 운명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 태어날 때마다 하늘에 별이 하나씩 생긴다고 믿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베로나 시의 몬테규가(家)와 캐퓰릿가(家)는 옛날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몬테규가의 적자(適者)인 로미오는 친구의 권유로 캐퓰릿가의 무도회에 갔다가 그 집의 외동딸 줄리엣을 보고 사랑을 느낀다.

 그날 밤, 줄리엣의 방 창문 아래로 몰래 숨어든 로미오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 결혼을 약속한다. 다음 날 로렌스 신부의 주례로 비밀 결혼식을 올린 후 로미오는 거리에서 주리엣의 사촌오빠 티볼트로부터 결투 신청을 받지만, 거절한다.

 그러나 친구 머큐시오가 티볼트와의 결투에서 살해되자 그에게 복수한다. 이 죄로 추방 명령을 받은 로미오는 줄리엣의 방에서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만토바로 떠난다.

 한편, 케퓰릿은 줄리엣을 억지로 패리스 백작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진퇴양난에 빠진 그녀는 로렌스 신부와 의논 끝에 결혼식 전날 밤, 2일간 가사(假死) 상태에 빠지는 약을 먹는다. 줄리엣은 죽은 것으로 여겨 무덤으로 보내진다.

 로렌스 신부는 이 일이 계략임을 알리기 위해 존 신부를 사자(使者)로 로미오에게 보낸다. 그러나 존 신부가 도중에 흑사병 환자 집에 병문안을 갔다가 이웃들에 의해 집안에 갇히게 되어 길이 엇갈린다.

 결국 사자를 못 만난 로미오는 다른 경로로 줄리엣의 죽음 소식을 듣고 그날 밤 독약을 구해 베로나로 돌아온다.

 무덤 앞에서 만난 패리스를 죽이고, 로미오는 줄리엣의 옆에서 독약을 마신다. 눈을 뜬 줄리엣은 죽어 있는 로미오를 보고 단검으로 자살한다. 함께 죽어 있는 자식들을 발견한 양쪽 집안은 이를 계기로 서로 화해하게 된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1968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안 간의 반목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연인의 사랑을 그린 희곡이며, 그 극적인 구성과 아름다운 표현으로 청년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에게 커다란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1597년 처음 출간된 이후, <햄릿>과 함께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극 외에도 음악, 미술, 영화,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형태로 공연되어 왔으며 ‘로미오와 줄리엣’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연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표현과 극적인 구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으며 공연되고 있다. 또한 40여 년 전인 1968년 올리비아 허시가 줄리엣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슬픈 사랑 이야기로 각인되어 있으며, “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는 로미오인가요?”라는 줄리엣은 대사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엇갈린 운명에 고통받는 연인들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또 다른 낭만적 비극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들이 겪는 비극이 그들의 잘못된 행동 때문이 아니라 우연 혹은 불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로미오가 로렌스 신부의 편지를 제때에 받아보았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로미오는 성품이 곧고 행동이 바른 청년이고, 줄리엣은 이제 막 14살이 된 가냘픈 소녀이다.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는 것은 그들의 사랑의 성급함이나 무분별함 때문이 아니라, 두 가문의 오랜 반목과 불운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에는 애초부터 어두운 ‘불운’의 그림자가 따라붙는다. 서로 원수 집안의 지식인지 모르면서 사랑에 빠져 버리게 된 일, 로렌스 신부의 사자가 예정대로 도착하지 못한 일, 묘지에서 줄리엣이 눈을 뜨기 전에 로미오가 독약을 마셔버린 일 등이 그 예이다.

 그 둘은 ‘운수 나쁜 연인들’로 여러 차례 ‘불운’의 희생물이 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그들의 죽음에 의해 모든 장애물들을 초월한 영원성을 획득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