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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수미산(須彌山)을 아시나요?

by 언덕에서 2012. 9. 27.

 

 

 

 

 

 수미산(須彌山)을 아시나요?

 

 

 

 

 


수미산(須彌山)은 불교의 세계관에 나오는 상상의 산이다. 세상은 아홉 산과 여덟 바다가 겹쳐져 있는데 가장 높은 산이 바로 수미산이다. 세계의 중앙에 있는 이 거대한 산의 중턱에는 사천왕이 있고 그 꼭대기에는 제석천(帝釋天)이 사는 곳이라고 한다. 수미산은 4보(寶), 즉 황금·백은(白銀)·유리(瑠璃)·파리(璃)로 이루어졌고, 해와 달은 수미산의 허리를 돈다고 한다. 한편 여덟 바다 중 가장 바깥쪽 바다의 사방에 섬(四洲)이 있는데, 그 중 남쪽에 있는 섬, 즉 남염부제(南閻浮提)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상상의 산이다.  

 

 

 

 

 그런데 이 수미산이 실제로 존재한다.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카일라스 산을 수미산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티베트의 가장 서쪽 지역에 있는 카일라스 산은 아시아에서 가장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티베트의 토착 종교의 본교를 모두 경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카일라스 산은 강디세 산맥의 최고봉으로 '소중한 눈의 보석'이라는 뜻의 강린포체라고도 부른다. 카일라스 산이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은 아니지만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봉우리가 주변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아 있다. 봉우리의 높이는 6,638미터로 빙하만 250개가 넘으며 거대한 티베트 고원으로 흐르는 4대 하천인 브라마푸트라 강, 인더스 상, 수틀레지 강과 카르날리(갠지스 강의 지류) 강이 발원하는 곳이다.

 

 

 

 

 카일라스 산(티베트어 : གངས་རིན་པོ་ཆེགངས་རིན་པོ་ཆེ, , कैलाश पर्वत,Kailāśā Parvata)은 산스크리트어로는‘ 카일라사 파르바타’(कैलाश पर्वत Kailāśa Parvata)인데 카일라스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수정’을 의미한다. 이 명칭이 영어 등에 전해지면서 ‘카일라쉬’(Kailash) 또는 ‘카일라스’(Kailas)로 전해졌다. 해발 6,656m의 미개척 봉우리로 신앙의 산이기 때문에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행 승려이자 음유시인이기도 했던 밀라레파(1040년 - 1123년 / 1052년 - 1135년)가 정상에 도달했다는 전설이 있다.

 카일라스 산은 티베트 불교에서는 ‘수미산’으로, 불교 본교에서는 ‘아슈타바다’(Ashtapada)로 간주된다. 따라서 불교(특히 티베트 불교), 본교, 힌두교, 자이나교에서 성지로 여긴다. 성지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를 들면, 힌두교에서는 카이라스 산을 링구아(남근)로 숭배하고, 폰교에서는 개파 조사인 시랍 미요가 강림한 땅으로 여기고 있다. 카일라스 산 주위의 순례로를 티베트 불교도는 오른쪽으로, 본도는 왼쪽 방향으로 ‘쿠얼러(코라)’라는 순례 행위를 한다. 일주 거리는 약 52km이며, 순례로는 게르와 그트파가 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순례로를 따라 탄보체, 몇 개의 곰파, 조장지(鳥裝)나 불교의 흔적이 있다. 순례로 최고점인 ‘드르마라’는 해발 5,630m에 이른다. 일반 순례로 내부에 난코르라는 순례로가 있다. 산기슭 남쪽에 타르첸 마을이 있다.

 많은 순례자는 쿠얼러를 13회 실시 한다. 티벳력의 오년(午年)에는 한 번의 쿠얼러(코라)로 12회분의 공덕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많은 순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체 투지(캐쟈)로 쿠얼러를 하는 사람도 종종 있으며, 순례로 하는 행위 자체가 공덕이라고 생각하고 오체투지를 하면서 카일라스 산을 목표로 신앙심을 높이는 두꺼운 티베트 불교도도 있다.

 현재 카일라스 산을 통과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의 건설이 중국 정부에 의해 계획되고 있으며, 중단을 요구하는 운동이 국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카일라스 산과 굴라만다타 산의 봉우리 사이에는 성호(聖湖, 마나사로바 호수)와 귀호(鬼湖, 락샤스탈 호)가 있다. 호수는 두 곳 모두 지하의 수로로 연결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마나사로바 호수는 담수호인데 비해 락샤스탈 호수는 염호이다. 수 세기 동안 순례자들은 정기적으로 이 산을 돌며 고행을 했는데, 평생의 업보를 지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카일라스 순례 과정에는 반드시 마나사로바 호수를 도는 의식과 딜타푸리 온천 방문이 들어간다. 티베트 사람들은 카일라스 산을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고 있다.

 

 

 

 

 이 일대는 티베트불교(라마교)·힌두교도의 성지이다. 둥그스름한 모양을 한 정상부는 수평의 역암층(礫岩層)이고, 하부는 화강암이다. 빙설로 뒤덮여 있어 입국이 어렵기 때문에 답사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1904년 이 산을 포함하여 동서로 뻗은 산계가 확인되어 카일라스산맥이라고 명명하였으며, 1907년 스웨덴 탐험가 스벤 A.헤딘(Sven Anders Hedin)이 일주하였다.

 

 이 베일에 싸인 산을 책을 통해서 만났다. 생활여행자 유성용이 쓴 「여행생활자 : 2012.7월. 사흘출판사」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다르첸에서 새벽 6시에 출발했다.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티베트의 서부이므로, 중국의 표준시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새벽 4시 정도나 됐을 그런 새벽에 드디어 카일라스 산의 서쪽으로 들어갔다. 이곳까지 오는 데만도 많은 날들이 걸렸다. 사막의 모래와 초원을 몇 날 며칠 달려야 했다. 그 사이 몸을 씻을 수도 없었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도 없었다. 먹은 음식이라고는 티베트 빵 몇 개와, 봉지라면, 그리고 반쯤 말린 야크고기가 전부였다. 지평선 쪽에서부터 하늘은 점점 푸른빛을 띠기 시작했다. 멀리서 설산 굴라만다타가 하얗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힌두의 산이라고 들었다. 삼라만상의 형상이 다 담긴 화려한 선들이 날카로운 능선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산 위로 작은 달이 하나 떠 있다.

 카일라시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늘부터 나는 3일간 이 산을 돌게 될 것이다. 서쪽에서부터 시작해서 북쪽과 동쪽을 거쳐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오는 코스다. 그렇다고 산정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도 그 산에 오를 수는 없다. 카일라시는 이들에게 신성한 산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 산에 대해 들었다. 수미산!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그 산이 여기 카일라시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점점 세상의 끝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여행생활자 p 86)

 

  나는 바로 천막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리고는 침낭 속에 들어가 다시 잠을 청했다. 밖은 너무 추웠다. 여행자의 삶이란 것은 마치 텐트 속의 잠과 같은 것이란 생각이 잠시 깜빡이고는 사라졌다. 다음날 동이 트고, 바로 길을 나섰다. 해를 아껴야 할 만큼 다음 숙소까지는 먼 길이었다. 오랫동안 천장(天葬) 터로 쓰였던 돌밭에 들어서자, 어제보다 많은 순례자들이 보인다. 중년의 사내 하나는 하루도 쉬지 않고 3개월 동안 이 산을 돌고 있다고 했고, 어느 칠순이 넘은 노인은 이 산을 여든두 번째 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대개 이틀 만에 산을 한 바퀴씩 돌곤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경이로움보다는 가슴 한 편이 답답해져 왔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고부터는 생각할 여유가 별로 없었다. 5,800미터가 넘는 드롤라패스가 눈앞에 솟아 있었다. 몇 걸음 걷고는 쉬고, 몇 걸음 걷고는 쉬고 해야 했다.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고산증으로 숨이 가쁘고 머리가 아파왔다. 내가 가끔씩 바위에 널브러져 있으면, 순례자 몇이 오체투지로 내 곁을 지나다가는 멈춰 서서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내 짐을 다 지고 이 코라를 마칠 것이다. 몇 번을 쉬었는지, 몇 번이나 물을 마셔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간신히 트롤라패스에 올랐을 때, 눈앞으로 얼음호수 하나가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얀 얼음의 표면 위에서는 분명 푸른빛이 났다. 눈이 부셨다. (여행생활자 p94)

 

 

 

 

 어제, 추석 연휴 때 읽을 책을 몇 권 샀다. 벌써부터 마음 뿌듯하다. <여행생활자>도 구입한 책 중의 하나다. 틈이 날 때마다 몇 페이지 씩 읽고 있다. 생활여행자 유성용은 이 산을 여행하기 위해서 고산증, 굶주림, 고독, 추위와 싸웠다고 했다. 힘들고 괴로울수록 여행의 기억은 오래 남는 법이다. 

 <여행생활자>는 꽤 두꺼운 책이다.  내가 꿈에도 그리던 카일라스 산을 그가 직접 여행했다니 부러울 따름이다. 사진으로 보는 카일라스 산은 경이, 자체다. 연휴가 끝난 후 이 책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