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해운대의 하늘(Sky Line), 이래도 됩니까?
해운대는 부산이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해수욕장입니다.
신라시대 학자 고운 최치원이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향하던 중 이곳에 들렀다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오랫동안 머물렀다 자신의 자(字)인 해운(海雲)을 바위에 새겨 넣은 후 해운대라 불리게 되었다지요. 해운대를 품은 동백섬은 원래는 섬이었으나 장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해운대 백사장의 모래를 실어와 쌓여서 현재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기에 걸어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산의 절벽이 바다 속에 빠져 있어 그 형상이 누에의 머리와 같으며, 그 위에는 온통 동백나무와 두충나무 그리고 소나무·전나무 등으로 덮여 있어 싱싱하고 푸르기가 사철 한결같다고 기록될 정도로 알려진 명승지로서 대한팔경의 하나입니다.
현재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온천, 고급관광호텔 등의 숙박시설 및 위락시설이 고루 갖추어져 있는 우리나라 제일의 관광지·피서지·피한지 중의 하나이지요.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걸으면 2005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누리마루와 인어나라에서 시집온 황옥공주의 전설이 깃든 인어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총 길이 1.5㎞에 58㎢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모래의 질이 좋아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국내 최대의 해수욕장입니다. 부산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 해운대해수욕장이라고 할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이며, 해마다 여름철 피서객을 가늠하는 척도로 이용될 만큼 국내 최대 인파가 몰리는 곳입니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의 달맞이축제를 비롯해 북극곰 수영대회, 모래 작품전, 부산바다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로 즐거움을 준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10월이면 영화 마니아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지요.
뿐만 아니라 해운대 주변의 자연 경관은 태종대·몰운대·신선대·오륜대·의상대·겸효대·강선대와 함께 부산팔경에도 속하며, 해운대 자체에도 팔경이 있을 정도로 경치가 수려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해운대 주변의 경관 특히 스카이 라인이 파괴되기 시작하는군요.
부자들의 앞마당이 된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를 살려주세요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30층 이상 건물은 이미 30개가 넘고 있습니다. 스카이라인은 완전히 무너졌구요. 해변의 모래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피서철이 아닌 평상시에도 교통체증은 심각한 수준으로 피서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최근에는 108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공공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 주민들과 시민들의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헐값에 국방부 부지를 불하받고 민간소유 상가까지 강제 수용한 뒤 아파트는 절대 짓지 않겠다, 시민을 위한 공공개발을 하겠다고 애초 약속했는데요. 그런데 어느새 초호화 아파트로 둔갑하고 말았습니다. 부산시의 공공개발은 민간업자 배불리기 사업으로 변질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
부산시는 인구가 400만에 가까운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이 없어 아이들이 코끼리. 사자를 구경하러 대구나 대전으로 갑니다. 식물원도 없습니다. 변변한 놀이공원도 없구요. 무능한 시장(市長)을 둔 시민들은 이렇게 불행하군요.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30층 이상 건물이 30개가 넘는 상황에서 53층, 72층, 80층짜리 건물이 괴물처럼 들어섰는데 108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또 2개나 들어선다면 해운대는 피서지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네요.
환경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백사장의 모래 유실, 초고층 건물로 인한 바닷바람의 영향, 스카이라인의 훼손 등 환경문제를 우려하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전 국민의 쉼터가 되어야 할 해운대 해변이 900가구 부자들의 앞마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달맞이 고개는 빌딩맞이 고개가 되어 버렸네요. 거대한 콘크리트 괴물이 가득한 해운대, 이 난개발을 후손들은 어떻게 평가할까요? 무능한 시장(市長), 무계획 행정을 한 구청장이 주범입니까? 환경을 생각하는 뜻있는 분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늦었지만 더 이상의 난개발 저지를 위한 반대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요? 건축허가 과정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해야 하지 않나요? 괴물의 모습으로 무너져 가는 해운대의 SKY라인, 이래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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