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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사계절 나무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그 꽃과 향이 담긴 책 『내 마음의 나무 여행』

by 언덕에서 2012. 5. 1.

 

 

 

 

 

사계절 나무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그 꽃과 향이 담긴 책 『내 마음의 나무 여행』

 

 

 

 

 

은행나무에는 왜 벚나무처럼 화려한 꽃잎 대신 이상스러운 모습의 꽃이 피어날까요? 사실 나무나 풀이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피워 내는 건 사람들이 아니라 효율적인 꽃가루받이를 도울 곤충들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지요. 이런 식물들을 '충매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풍매화'예요. 곤충이 아닌 바람의 힘을 빌려서 수꽃의 꽃나무가 암꽃에 닿아 인연을 맺습니다. 그러니 구태여 눈에 띄는 꽃잎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대신 꽃가루를 아주 많이 만들어서 사방에 보낸답니다. --- p43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새봄이 시작할 때까지 이 땅에 살아가는 나무를 따라 ‘내 마음의 나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책의 제목처럼『내 마음의 나무 여행』은 열두 달을 기준으로 시기에 맞는 나무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무에 관한 설명서요, 편안한 사전이라고 부르고 싶다.

봄부터 겨울까지 나무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그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고, 또 우리에게는 어떤 존재인지 빛 따라 계절 따라 변화무쌍한 나무의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230여 컷의 생생한 작가 사진에는 생명의 원천인 나무를 향한 송기엽 작가의 한없는 사랑이 녹아 있다. 나무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작가의 열정과 애정이 책 속에 투영되어, 책을 읽는 내내 이 땅의 나무를 새롭게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과 꽃과 향기까지 경험하는 ‘내 마음의 나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꽃으로 열매로 즐겁고 행복한 앵도나무

 

 화사하기로 치면 복사꽃이나 벚꽃이 더 할 수 있지만, 복사꽃은 좀 더 자극적인 분홍빛이며, 벚꽃은 낙화의 미학이 마음 한편에 쓸쓸함을 남기지요. 그러나 앵도나무 꽃은 소박하고 마냥 정겨우며 다정합니다. 우물가도 좋고 담장 곁도 좋고 그렇게 환한 모습으로 나무 한가득 꽃을 피우니 누군들 설렘이 일지 않을까 싶습니다.---p.54

 

 

 

 

 

 맑은 계류 곁에서 청량한 향기가 된 찔레꽃

 

 우리 어머니는 찔레꽃을 좋아하셨습니다. 정확히는 찔레꽃의 향기를 좋아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찔레꽃 향기를 닮은 향수를 쓰셨고 어머니에게선 언제나 찔레꽃 향기가 났습니다. 식물을 공부하고 나서 산야에 지천인 찔레꽃을 만났습니다. 특별히 산이 머금은 맑은 물들이 흘러나오는 산 가장자리 계류에서 물가를 향해 늘어진 가지와 송이송이 달려 아름다운 그 나무를 만났습니다. 순결한 순백의 꽃 빛에 스며 나오는 야생의 찔레꽃 향기는 어릴 적 알고 있던 향보다 훨씬 더 청량하였습니다.---p.80

 

 

 

 파란 하늘 아래 단풍 들어 눈부신 가을 숲길로

 

 가을 숲길로 떠나 보세요.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좋습니다.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는 숲길의 감촉과 사각거림, 서늘해진 바람을 타고 묻어오는 가을 숲의 향기, 깊어 가는 가을의 나무 틈 사이로 비추는 청명한 하늘빛, 무엇보다도 마음을 크게 열어 나무와 숲이 속삭이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나무는 여러분에게 위로와 휴식을 건네는 일에도 결코 인색하지 않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p.209

 

 

 

 겨울눈 속에서 지난 세월과 새봄을 함께 읽다

 

 나무와 깊이 사귈수록 놀라운 것은 나무는 겨울마저 그 아름다움의 깊이를 더해 간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앙상하게 드러난 나뭇가지려니 했던 줄기는, 그를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보여 주는 멋진 세상을 숨기고 있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벚나무를 알아보지 못하고, 노란 물이 들기 전에는 은행나무가 곁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우리지만, 진짜 나무를 알게 되면서 비로소 겨울나무의 멋과 맛이 눈과 마음에 들어옵니다.---p.224

 

 

 

 이 책을 펼치면 숲길에서 만난 나무의 일 년 열두 달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무의 노래를 카메라로 들려주는 송기엽 작가의 사진과 국립수목원에서 우리 식물을 연구하는 이유미 박사의 글을 통해, 푸른 생명력과 넉넉한 품으로 곁을 지키는 우리 나무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송기엽 사진작가와 이유미 박사는 1990년의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국의 야생화 대탐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나 식물과 사진의 세계를 공유하며 지금까지 소중한 인연을 이어 왔다고 한다. 두 작가는 2011년 꽃 한 송이를 위해 떠나는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을 엮은 데 이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계절 나무의 생태와 이야기를 이 책《내 마음의 나무 여행》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 책은 열두 달을 기준으로 시기에 맞는 나무 이야기를 소개한다. 봄 나뭇가지에 꽃이 먼저, 잎이 먼저, 새싹 구경도 함께 해요(3월), 무엇이든 주는 나무 그늘에서 숨을 쉬다(8월), 파란 하늘 아래 단풍 들어 눈부신 가을 숲길로(10월), 나무들의 겨울나기와 봄 기다리기(12?1?2월)까지 자연 속에 순응하며 작은 씨앗에서부터 그늘 깊은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하는 나무의 우직한 삶이 펼쳐진다.

 또한 3월에는 계수나무와 백서향, 7월에는 이름이 독특한 자귀나무와 쥐똥나무, 9월에는 감나무와 좀작살나무, 12월에는 겨울이면 돋보이는 호랑가시나무와 붉은겨우살이 등 매달 5~8종씩 눈여겨봐야 할 우리 나무를 사진과 글에 담았다. 봄부터 겨울까지 나무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그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고, 또 우리에게는 어떤 존재인지 빛 따라 계절 따라 변화무쌍한 나무의 세계로 안내한다.  

 230여 컷의 생생한 송기엽 작가 사진에는 생명의 원천인 나무를 향한 한없는 사랑이 녹아 있다. 그런 나무를 연구하고 보전하는 이유미 박사의 글에는 학자로서의 치열함과 더불어 한 인간으로서의 가슴 떨리는 설렘과 고마움이 깊이 새겨져 있다. 나무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두 작가의 열정과 애정이 책 속에 투영되어, 책을 읽는 내내 이 땅의 나무를 새롭게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과 꽃과 향기까지 경험하게 한다.

 

 

 

 

 

 

우리는 일을 해 놓은 생산자인 식물, 혹은 2차적으로 식물을 먹은 동물들을 통해서 양분을 얻어 갈 뿐, 지구의 생명체들 입장에서는 하등의 무익한 소비자일 뿐이다. 사실 한 껍질만 벗겨놓고 나면 숲을 멀리하고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다.

 

이 책은 우리 근처에 있는 많은 나무를 상세하게 알게 해주는 작은 <나무 사전>으로 불렀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접하지만 상세하게 알 수 없는 나무의 이야기들을 전문가로부터 대화하듯 직접 들어보는 호사를 느껴보는 것이다. 

 

사진 : 송기엽

1937년 경상남도 사천에서 태어났으며, 1968년 공보부 주최 신인 예술상을 받으며 사진작가로 데뷔하였다. 1969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4회 입상 및 1988년 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최 국제스포츠사진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2005년 한국광고사진 산업진흥발전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하와이(스포츠), 모스코바(한국의 자연), 동경(한국 풍물) 초대전 등 1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상명포토아카데미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애장본 나무》, 《애장본 야생화》, 《야생화 쉽게 찾기》, 《야생화 촬영법》 등이 있다. 송기엽 사진연구소 : www.photosong.com

 

저자 : 이유미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에서 학부를 시작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식물분류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 식물을 조사하고, 분류하고, 보전하고, 연구하면서 그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저서로는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한국의 야생화》 등 많은 저서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