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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첫사랑과 노스탤지아의 가슴 아픈 기억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

by 언덕에서 2012. 2. 22.

 

 

 

 

 첫사랑과 노스탤지아의 가슴 아픈 기억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

 

 

 

 


1988년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화인들이 합작하여 만든 <시네마 천국>으로 인해 쥬세페 토나토레 감독은 1990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1988년에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이탈리아에는 영화관의 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었으며, 할리우드 영화가 극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가 <시네마 천국>을 완성한 직후에는 이탈리아에서 상영할 극장을 잡지 못했으나 1989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고서야 겨우 개봉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추억의 명작 영화들에서 점차 미국의 상업 영화로 대치되고 ‘신 시네마 극장’이 파괴되는 영화 속의 모습들은 당시 이탈리아 영화시장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랑과 인생, 그리고 아픔, 우리네 삶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이 영화는 엔리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우리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전한다. 토토가 처음으로 엘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토토와 알프레드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질주하는 모습, 극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광장에 영사기를 비춰주던 알프레드의 미소, 알프레드가 화재로 인해 눈을 잃던 날, 중년이 된 토토가 알프레드의 유물인 키스신 필름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80년대의 이탈리아 로마, 영화감독 살바토레 드비토(아명 토토)는 동거하는 여자로부터 알프레도라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을 듣는다. 살바토레는 30년 동안 돌아가지 않았던 고향 시실리를 떠올리며 망연자실해하며 과거의 회상에 빠진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1940년대의 시실리에 6살의 살바토레가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전쟁 중 러시아 전선에서 전사하고, 어머니 마리아와 여동생과 살던 토토는 아델피오 신부가 영화를 검열하는 일을 도우면서 소일을 했다. 장난꾸러기 꼬마였던 토토는 동네 소극장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을 들락거리면서 영사기사 알프레도 아저씨와 우정을 키워나갔다. 처음에는 토토를 귀찮아했던 알프레도도 초등학교 검정고시 시험 때 토토가 답을 알려주고부터 영사실에서 토토에게 영사기 조작법을 어깨너머로 가르쳐주고, 아버지가 없는 토토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다.

 어느 날, 극장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동네 사람들이 떼로 몰려오자 알프레도는 광장으로 영사기를 돌려 영화를 보여주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가연성의 구식 필름에 불이 붙어 불을 끄려던 알프레도가 온 몸에 불이 옮아 붙어 화상으로 시력을 잃고 극장이 전소해 버린다. 스포츠 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나폴리 출신의 시치오가 극장을 재건하고 새 극장주가 되고, 장님이 된 알프레도를 대신해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운 토토가 새 영사기사로 취직한다. 시치오는 그동안 신부의 검열 때문에 볼 수 없었던 키스신, 베드신을 양껏 보여주고 동네 사람들은 환호한다. 그동안 혼자서 이런 장면들을 실컷 봐 오던 신부는 펄펄뛰며 극장을 뛰쳐나간다.

 청년이 된 토토는 학교에서 만난 여학생 엘레나 멘돌라(아명 엘레나)에게 반하고 몇 달에 걸친 구애와 노력 끝에 그녀와 교제하게 된다. 하지만 은행의 중역인 엘레나의 아버지는 가난한 영사기사 토토를 못마땅해 하고, 자신의 사업 파트너와 엘레나를 억지로 약혼시킨다. 엘레나와 토토는 시네마 천국에서 만나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려 하지만 길이 어긋나 버리고, 아버지가 전사자라서 군복무 면제가 되어야 하는 토토가 병무청의 실수로 군대에 끌려가 아주 헤어지고 만다. 제대를 하고 동네로 돌아왔지만 극장에는 새 영사기사가 취직해 있고, 망연자실해하는 토토에게 알프레도는 로마로, 넓은 세상으로 떠나라고 말한다. 절대로 시실리로 돌아오지 말라고, 편지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알프레도의 말을 뇌리에 새긴 채 토토는 고향을 떠나 상경한다.

 오랜 회상에서 깨어난 토토, 즉 살바토레는 알프레도의 장례식에 참가하기 위해 시실리로 날아온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되어 귀향한 살바토레는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키워준 알프레도 덕분에 자신의 꿈이 실현되었다는 것을 깨닫지만, 마음은 공허하기만 하다. 다 늙어버린 어머니, 6년 전에 극장을 닫은 시치오, 알프레도의 부인을 만난 뒤, 옛날 자기 방에 틀어박혀 엘레나의 필름을 소형 영사기에 돌려보기만 할 뿐이다. 술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다가 엘레나와 꼭 닮은 여대생을 발견하고 그 뒤를 쫓아간 살바토레는 그 아이가 엘레나가 자신의 옛 친구 보치아 하원의원과 결혼해 낳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에게 끌려가기 전 엘레나는 시네마 천국을 찾아와 토토에게 연락처를 남겼지만, 엘레나와의 감상적인 관계가 토토의 앞날을 망칠까봐 두려웠던 알프레도 때문에 토토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난다.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와 끝끝내 파혼한 엘레나는 살바토레를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고, 대학에서 만난 보치아와 결혼했던 것이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망령을 30년 동안 잊지 못했던 두 사람은 부둣가 주차장에서 다시 만나 과거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지만,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다.

 옛날 시네마 천국 건물은 공공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폭파되고, 마을 주민들은 눈물을 흘린다. 젊은이들은 붕괴된 극장 잔해를 오토바이를 타고 누비면서 낄낄댄다. 이를 지켜보던 살바토레는 알프레도의 유품인 필름 뭉치를 가지고 로마로 돌아온다. 자기 극장의 영사기사에게 필름을 넘겨주고 시사실에 혼자 앉은 살바토레의 앞 스크린에, 50여 년 전 그 옛날, 신부가 검열했던 수많은 키스 신들을 알프레도가 모두 이어붙인 영상이 떠오른다. 끝없이 이어지는 키스신의 향연에 살바토레는 자신에게 위대한 사랑을 베풀었던, 그러나 동시에 일생동안의 상실감을 가져다준 알프레도를 떠올리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모두에게 그래왔듯이 이 영화 『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은 너무도 사랑스러운 영화다.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 영화 속에서 꿈을 키워온 장난꾸러기 어린 토토와 그의 꿈을 가꿔온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우정은 햇살을 받으며 달려가는 자전거의 선율에 포근하게 담겨 있다. 첫사랑 엘레나와 노천극장에서 재회하던 키스씬에서의 '사랑의 테마'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았던 가슴 뭉클한 주제곡이며, 중년의 토토가 알프레드로부터 전해 받은 오래된 필름뭉치를 돌려볼 때의 감동은 그의 세심한 음악적 배려 없이는 맛볼 수 없는 가슴 벅찬 순간이다. 친구의 아내가 된 중년의 엘레나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토토의 모습은 애처롭다.

 

 

 

 엘레나와의 재회장면이 삭제된 채 1990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1993년 10월 누락된 30여분의 재회장면을 삽입하여 재개봉돼 예상과는 달리 더욱 히트한 바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합작영화인 『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에서 알프레도와 중년의 토토역을 맡은 프랑스 배우 '필립 노이렛'과 '자크 페랭'은 이를 계기로 세계적 배우로 발돋움하게 되며, 『Il Postino』와 '『Z』등의 작품에서 또 다른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쥬세페 토르나토레'감독은 '『스타메이커 Star Maker』라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한번쯤은 꿈꾸어 봤음직한 스토리라인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본 작품을 상영할 때엔 사운드트랙이 미출시 되어 영화음악광들을 무척이나 광분하게 했다. 그 덕분으로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에선 일주일 중 본 작품의 음악이 안 흘러나온 적이 없었다는 후문이 있기도 했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아들 안드레아 모리꼬네가 작곡한 '사랑의 테마'는 그 후 세기의 명작으로 추앙 받았다.

 

 

 


 

 1990년 제62회 아카데미'최우수 외국영화작품상 수상, 1990년 제 47회 골든글러브'최우수 외국영화작품상 수상, 1990년 유럽영화제 주연남우상심사위원특별대상 수상, 1989년 제 42회 칸 영화제'심사위원 특별대상 수상, 1989년 일본비평가협회 세계영화음악 베스트 선정.  1989년 일본비평가협회 선정 세계영화음악 베스트, 1990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작품상, 유럽영화제 남우주연상심사위원특별대상, 세자르영화제 외국영화상 수상 등 발표 당시 대부분의 국제영화상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