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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전쟁과 동심을 이야기한 잊을 수 없는 영화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s)>

by 언덕에서 2012. 2. 15.

 

 

전쟁과 동심을 이야기한 잊을 수 없는 영화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s)>

 

 

 

 

 

오늘 소개할 영화 <금지된 장난>은  영화주제곡 '로망스'로 유명한데 이미, TV '주말의 명화'를 통해 여러 차례 방영된 바 있다. 1952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영화로 감독은 '르네 끌레망'이다. 1952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산마르코 금사자상(작품상)과 아카데미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주제가로 나왔던 '로망스'는 원래 16세기부터 전래되어왔던 스페인 민요로 원제는 '작가 미상의 로망스'이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중인 프랑스의 시골마을로, 피난 중 고아가 된 소녀와 마을 소년의 애틋한 이야기가 바탕이다. 프랑수와 보아이에르가 1946년에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원작으로, 1950년대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 영화팬에게 가장 사랑받는 프랑스 영화이기도 하다. 제작 당시 전쟁의 참상이나 피폐함을 다룬 것이 당시의 지배층과 맞지 않아 깐느 영화제에서는 출품을 거부당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긴 여운을 주는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이다.

 이 영화의 주제곡 '로망스'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으며, 나르시소 에페스가 기타로 편곡 연주하여 유명해진 곡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40년 6월 남프랑스의 농촌 마을에 파리에서 피난 오다 공습으로 부모를 잃고 죽은 강아지를 안고 헤매던 소녀 폴레트는 근처 어느 농가에 들어선다. 그곳은 전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평화롭고 한적한 곳이었다. 그 농가의 아들 미셀은 고아가 된 폴레트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자기 집으로 데려와 미셀과 함께 강아지를 묻어준 뒤 무덤에 십자가를 세워준다.

 살아있는 것이 죽었을 때는 이렇게 묻어주는 것이라고 알게 된 뽈레트는 새든, 벌레든 죽은 동물을 모아 무덤을 만들고 십자가를 세워준다. 무덤은 점점 늘어가고 십자가가 더욱 많이 필요해지자 미셀은 교회 제단에 놓여진 십자가를 훔치려 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동네 묘지에서 십자가를 뽑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고아수용소로 데려가기 위해 적십자의 조사반이 파견 나온다. 이때 아버지는 미셀에게 없어진 십자가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면 폴레트를 그들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결국 이를 어기고 폴레트를 조사반에 넘긴다. 미셀은 폴레트를 위해 아름답게 만들었던 방앗간의 묘지를 모두 망가뜨리며 울분을 터뜨린다.

 한편, 전쟁고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혼잡한 정류장 대합실 구석에 서 있던 뽈레트는 어디선가 미셀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계속 미셀과 엄마를 외치며 군중들 속으로 사라진다. 여기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다.

 " 미셀 ! 미셀 !" 하고 부르는 소리에 고아 수용소로 가기위해 역대합실에서 기다리던 뽀레트가 미셀과 엄마를 부르면서 군중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은 어린 시절 이후 내내 가슴에 남아서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상처처럼 남아있다

 전쟁을 금지된 장난으로 표현한 영화는 아이들의 눈으로 묘지를 만들고 십자가를 훔치는 것으로 상징하였다. 이유 없고 어두우며 슬픈 죽음이라는 것을 십자가라는 핑계로 희석하려는 장난이 전쟁이라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금지된 장난'이란, 죽은 사람을 위한 무덤'에 십자를 세워주는 데 있어서,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장난삼아 이 십자가를 훔치는 행위를 의미하고 있다. 금지되어야 할 것은 미셀과 뽀레트의 놀이가 아니라 어른들이 만든 '전쟁'이지 않는가.

 

 

 

 1952년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깐느 그랑프리, 베니스 금사자상(Le Lion De St-arc), 뉴욕 영화비평가협회 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다음과 같은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전쟁의 비극을 뛰어 넘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훌륭한 표현력으로 승화시켰다."

 르네 끌레망 감독은 영화의 첫부분에서 다큐멘터리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아무 배경 음악없이 기총 소사음, 폭탄 터지는 굉음 등은 다른 극적인 연출보다도 전쟁의 참화를 더 깊이 느끼게 한다. 폴레트를 연기하는 브리지트 포세와 미셀의 조르주 푸졸리는 비인간화된 전쟁의 참화 속에서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해준다.

 <금지된 장난>에서 두 아역 배우의 연기와 함께 유명한 것은 나르시소 예페스가 연주하는 주제음악 '로망스'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미셀과 헤어진 뽈레뜨가 울먹이면서 미셀의 이름을 부를때 흘러나오는 기타의 선율은 영화 음악팬들에게는 영원한 고전이 되었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참상을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동심을 통해서 본 어른들의 이기주의를 고발한 영화이다.